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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3년 04월 07일 07시 55분 입력

이스라엘 백성들이 주목해야 했던 것은 선지자 요한이 전한 메시지였고, 그가 예비했던 메시아였다.
선지자를 보러 광야에 나갔으면서도 정작 그가 선포한 메시아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지금도 우리가 세상 관심사에 사로잡혀 있다면 말씀 앞에 나가더라도 말씀이 가리키는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을 것이다.
- 매일 성경 내용 중 -

다음 세대, 다음 소희, 다음 피해자


1. “안아드려도 될까요?” 아이들이 말했다. 어렵게 회복된 겨울 사역의 마지막 집회지였던 청주상당교회(고등부)와 올봄 첫 사역지였던 인천천산교회(청년부)와의 만남은 한 마디로 ‘짠함’으로 요약되지 싶다. 강의 후 각각 점심과 저녁 시간이었음에도 부족한 이를 격려하기 위해 긴 줄로 서서, 아무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기다려줬던 진풍경이 펼쳐졌다.

그렇게 강사를 안아주고 위로를 건네며, 아울러 상담과 질문을 쏟아냈다. 그간 경험해보지 못했던 상황이었던지라 뭐라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긴 세월 동안 아이들과 청년들 사역에 맘을 접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에 받은 선물일까? MZ세대를 만나는 것이 힘들다고 넋두리를 내어놓곤 했으나 누구든 진심을 갖고 대하면 상대방도 진심으로 대해 준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고 싶었던 걸까? 아이들에게는 여전히 강의의 스킬보다 진심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귀한 시간이었다.

혹자는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라고 말하기도 하나 인정할 수 없다. 문제는 아이들이 아니라 세상과 어른들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고, 지지한다. 아울러 꼰대가 아닌 ‘진짜 어른’들의 씨를 뿌리는 일이 늘수록 열매 역시 그에 비례할 것이라 믿는다.

* 예전 군대나 학교 채플 강의차 방문할 때마다 담당자들이 말하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불특정다수가 참여하는 특수한 상황의 집회와 예배는 그 한 사람, 한 열매만을 바라보며 씨를 뿌리고 있다며, 거두는 이는 하나님이니 우리는 그저 할 일을 할 뿐이라고. 아이들에게 투자하고 열매 맺는 일은 그보다는 더욱 근사한 결과가 보장되어 있을 테니 결코 손을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2. 그런데 이즈음 숙제 하나가 생겼다. <다음 소희>라는 영화를 만나면서부터다. 놓치면 후회할 뻔했던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다행이었으나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다. 그중 하나는 그간 다음 세대 사역자라고 말해왔으면서도 보통의 아이들이 겪고 있는(있을) 내면의 고민까지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며 일해온 한계에 관한 부분이다.

영화는 특성화고 학생 소희의 길지 않은, 그러나 굴곡 깊은 삶을 다루었다. 소희는 통신 서비스를 판매하는 대기업의 콜센터에 파견 실습을 가는데 첫 사회생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맘을 먹고 일을 시작한다. 그러나 첫날부터 끝도 없이 쏟아지는 전화에 응대하며 상상할 수도 없는 욕설과 성희롱 등을 겪게 된다.

게다가 소희가 배정된 팀은 가입해지를 원하는 고객을 설득해 어떻게든 서비스를 유지하게 만드는 해지 방어팀. 설득이라는 게 터무니없어 보이는 상황에 명랑하고 쾌활하며, 춤을 좋아하던 소희는 점점 지쳐가고 결국 실적 압박 등에 부딪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실화를 기반으로 한 영화는 내내 아프고 집중하기 힘들었으나 세상의 시선을 통해 그간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들이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해 좀 더 넓고 깊게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후회의 마음도 있었는데 하나는 본지에 전화가 너무 많이 온다고 가끔 불평했던 것과 콜센터 직원들에게 전화를 받을 때면(공교롭게도 이 아이가 실제 몸담았던 곳이 현재 필자의 스마트폰 통신사이기도 하다) 나도 모르게 퉁명스럽게 대했던 기억 때문이다.

3. 비록 영화가 나아갈 방향이나 문제의 정답까지 친절하게 알려준 것은 아니나 적어도 세상의 시선을 통해서나마 다음 세대들의 삶에 대해 한 번 더 생각, 고민해 볼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간 아이들의 삶에 대한 고민과 고통의 깊이를 생각지 못한 채 신앙의 열심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이 컸다.

삶의 무게로 지쳐 있는 아이들에게 어쩌면 너무나 먼 주제가 될 수도 있는 이단 문제가 제대로 맘속에 박혔겠는가 싶은 마음도 없지 않다. 30년 동안 스스로 자긍심만 컸지, 어쩌면 무늬만 사역자였다는 자괴감이 든다. 그래도 하나 더 다행인 것은 영화가 시발점이 되어 직업계고 현장실습생을 폭행이나 강제근로,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내용의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안이 법안 발의 1년이 넘도록 (국회 상임위에서) 한 차례의 심의도 받지 못하다가 영화의 힘을 입어 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흡사 최근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OTT를 통해 JMS 등 이단 문제에 관심을 두는 이가 늘면서 검찰총장까지 나서 공권력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움직임이 생긴 것처럼 말이다.

4. 각각 처한 상황에서 세상을 바꾸려는 목소리들이 조금씩 들려오고 있다. 아울러 피해자들이(현장실습 피해 학생들과 이단 피해자 등) 더는 생기지 않도록 애쓰는 움직임도 여러 곳에서 관찰되며, 동시다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문제들이 아직은 더 많이 남았기에 할 수만 있다면 여러 문제를 좀 더 다각적으로 풀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들이 반드시 해결점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이단 문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너무도 세상적인 넷플릭스까지 이단 문제에 관심을 둔 상황이라면 우리 교회들은 더 열심히 우리 삶의 목적과 믿음의 깊이에 대해 생각하며, 앞으로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세상 사람들조차 이 땅을 더욱 밝게 만들고자 하는 노력이 큰데 관심을 가져야 할 이들이 침묵하거나 방관하지 않았으면 한다. 제발이지, 세상에도 밀리고 이단들에게 조차 밀리며 살지 않길 바란다.

K 이단 대처 미국 올버니 집회

조금 더디긴 하나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집회의 회복도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래서인지 작년 말 인도네시아 코스타에 이어 오랜만에 미국에도 다녀올 수 있었다. 처음엔 공부 중인 큰 아이를 만나고자 했던 이유였으나 지역의 한인들에게 경각심을 나눌 기회가 주어졌더랬다.

미국 서부 쪽은 여러 번 가봤으나 처음으로 동부 쪽에서 강의를 하게 됐는데 작은 규모였으나 비행기 표가 아깝지 않을 은혜가 더해졌다. 뉴욕주 올버니라는 지역은 한국으로 따지면 세종시 정도 되는 관공서들이 모여있는 중소도시이다. 한인교회가 10여 곳도 안 되는 작은 곳이지만 이민 1세대부터 유학생들까지 모든 세대가 어우러져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다.

아울러 뉴욕과 뉴저지는 여러 차례 본지를 통해 소개했던 것처럼 한국에서 발생한 이단 문제가 꽤 심각한 편인데 외곽에 위치한 이곳 역시 예외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2시간 넘는 긴 강의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작지 않은 관심을 가져줬다.

타국이어서 그랬을까?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한국에서보다 더 많았던지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떡하니 2차 강의를 요청했다(미리 상의하지 못한 결례이지 않았나 싶다.). 요청의 변은 “내가 언제 또 이곳에 올 수 있겠나? 한 번 더 꼭 말씀을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 내일 한 분이라도 참여한다면 내 쉬는 시간을 반납해서라도 조금 더 강의하고 싶다. 허락해주시겠나? 강사비는 커피 한 잔만으로도 족하다”였다.

다음 날 과연 몇 명이나 참석했을지 궁금하실 것 같아 말씀드리자면 목사님과 사모님까지 포함해서 무려 7명이나 참석을 했다.^^ 미국 역시 한인들이 평일에 대부분 일을 하고 있고, 먼 곳에 살고 계시는 분들도 있었기에 소수만 참여한 것 같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은혜와 감동은 전날보다 더 컸으며, 일당백의 역할로 앞으로 지역과 교회, 그리고 각 가정과 유학생들을 포함해 다음 세대를 잘 지켜나가자고 거듭 다짐했다. 강의 후 오찬과 더불어 많은 질문과 교제를 또다시 나누게 되었는데 이러니 해외 집회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리라.

정보의 공유가 너무도 편리한 시대가 되었건만 해외 교민들은 이단과 사이비 문제에 구체적으로 관심을 두기가 어려운 상황인지라 이 같은 동기부여나 경각심을 나누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 싶다. 이제 모든 대륙 중 남미 쪽에서의 강의만 이루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아! 하나 더 남았지! 언젠간 북한 땅에서도 강의할 날을 꿈꿔본다.

세상 이들도 관심을 갖는 문제들에 믿는 이들이 더욱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국교회가 <다음 세대>와 <이단 피해자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주려면, 아울러 한국 사회가 더는 <다음 소희>를 만나지 않으려면 지금 아이들과 피해자들의 상황이 어떤지, 사회의 부조리가 어떤 것인지를 살피고 문제의 해결점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탁지원 소장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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