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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들이
현대종교 | 탁지원 소장 takjiwon@hdjongkyo.co.kr
2026년 04월 03일 09시 16분 입력

서울신대 제자에게 연락이 왔다. 강의 초청 차였는데, 교회 이름이 ‘너나들이’라고 했다.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를 뜻하는 이름처럼 제자의 교회는 모든 성도가 한데 어우러져 귀하고 따뜻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몸이 크게 불편했던 제자는 수십 년 전보다 더 힘들어 보였으나 귀한 공동체를 잘 이끌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컸다. 이처럼 따뜻하고, 근사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교회의 당연한 기본일 텐데 최근 포도원교회 김문훈 목사 사건 등을 보노라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감사한 교회들도 많으나 어디서부터 문제를 풀어야 할지 도통 모르겠는 곳들도 늘고 있다.

삼인성호( 三人成虎) - 거짓도 여러 사람이 말하면 진실처럼 믿어진다
- 레이디 두아 -

 

1. “진짜와 구별할 수 없는데 가짜라고 할 수 있나요?”라는 주인공의 변론과 항변이 드라마 방영 내내 관통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레이디 두아’는 가짜 신분으로 인생을 명품처럼 바꾸려는 이와 그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형사의 심리전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주인공은 명품처럼 빛나는 인생을 살겠다는 욕망과 달리 현실은 그로부터 멀어지기만 하자 결국 유서를 남기고 만다. 빛과 어둠 중 왜 내가 어둠이어야 하냐면서. 이 작품은 가짜 명품을 만들어 낸 한 여자의 대형 사기극을 통해 욕망의 이면에는 결핍이 자리한다는 사실과 이 사실을 십분 활용해 몸값을 높이는 명품 시장의 생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감독은 “사람의 욕망을 드라마로 만든 작품”이라며 “욕망을 좇는 사람, 그리고 욕망을 좇는 사람을 쫓는 사람, 이 두 사람을 보는 재미로 꽉 차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는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공허해지는 느낌, 열정적인 동시에 텅 빈 상태, 그 모순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인공은 단순히 부를 원했다기보다는 ‘진짜’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자신을 가짜라 느꼈기에 자신이 만든 브랜드에 본인을 온전히 투영한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2. 위 내용을 조금 비틀어 ‘정통과 구별할 수 없다면 이단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강의 때마다 외쳐왔던 가짜는 진짜인 양 열심히 포교하는데 진짜는 때마다 왜 가짜처럼 사는지에 대해서도 뭐라고 항변할 수 있을까 싶다.

물론 명품 문제와는 달리 종교(이단) 문제를 풀어가는 일은 믿음과 신앙에 기인한, 나름 깊고 넓은 본질적 문제이기에 드라마 내용과 비교할 수 없고, 결도 다르겠으나 그래도 한번쯤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 것이 나쁘진 않았다. 세월이 빠르게 흘러 이제 딥페이크를 넘어 딥다우트(deep doubt) 시대가 되면서 언제든, 어떤 것이든지 간에 조작될 수 있는 사회적인 환경이 이뤄지고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가짜가 흔해질수록 진짜마저 가짜로 몰아붙일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 시대, 판사 이서윤이 말했다. 딥다우트의 시대에는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 가짜처럼 보이는 진짜가 한데 묶여 혼돈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하여 혼자 고민하는 것보다 독자들과 어떤 이야기라도 나눴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랜만에 영화 이야기 형식을 빌려 염려와 대안을 전하니 앞으로 이 같은 문제들을 계속해서 함께 풀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3. 우선 한 블로거의 의견을 담고,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한다. 명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것은 처음부터 진짜였는가, 아니면 사람들이 믿어주었기 때문에 진짜가 되었는가. 이 질문은 사건을 넘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짜’가 형성되는 방식을 탐색하는 문제로 확장된다.

그리고 명품의 본질을 다시 드러낸다. 명품은 도덕적 완결성 위에 서 있지 않다. 그것은 희소성과 이야기, 그리고 지속적인 노출을 통해 유지된다. 스캔들은 위기이자 동시에 마케팅 자산이 된다. 사람들은 더 많이 궁금해하고, 더 많이 언급하며, 더 많이 소비하게 된다.

‘명품’의 기준은 전통적 의미에서 품질과 역사, 장인의 기술에 의해 증명된다. 주인공의 ‘진짜’가 되는 과정은 윤리적 정당성의 축적이 아니라, 집단적 관심의 축적을 통해 이뤄진다. 또한 드라마는 명품의 본질을 물질이 아니라 심리로 이동시켰다.

소비자는 가방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치를 산다. 브랜드는 물건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을 약속한다. 주인공이 만든 가방 브랜드인 ‘부두아’의 가격은 원가와 무관하게 상승하고, 그것을 소유하는 행위는 사회적 위계를 확인하는 의식처럼 작동한다. 드라마는 반복적으로 보여준다. 사람들이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이유는 제품의 기능 때문이 아니라, 그 물건이 상징하는 ‘선별된 소속감’ 때문일 것이다. (출처: 명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레이디 두아(The Art of Sarah)」와 현대 자본주의의 심리학|작성자 Mincho mania)

4. 그런데 이단 문제도 이와 다르진 않은 듯하다. 이단 포교에서도 ‘소속감’을 가장 중요한 포교 방법으로 사용하기에 본지는 가끔 ‘이단에 빠지는 이유’로 소속감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사람에게는 집단에 소속되기를 원하는 강한 욕구가 있다.

이단들은 끈끈한 공동체를 보여주며 소속감이 생기고 싶도록 끊임없이 자극한다. 그러기에 이단 문제도, 앞서 명품 관련 문제도 크게 달라 보이진 않는다. 물론 이 둘의 중요한 차별점은 세상 것과는 다르게 값없이 살 수 있는 영생과 구원의 문제일 텐데, 그 중요한 가치와 목적이 명품의 ‘선별된 소속감’에서도 나타나니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이단이나 세상 욕망은 그 끝과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공허해지고, 동시에 텅 빈 상태가 되기에 진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반대로 숭고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 아울러 위 블로거는 명품은 처음부터 진짜였기 때문이 아니라 충분히 오래 믿어졌기 때문에, 그리고 그 믿음이 계속되는 한, 브랜드는 인간보다 오래 살아남을 것이라고 하나 우리의 구원과 믿음은 처음부터 진짜였고, 그래서 오래도록 믿어 왔고, 영원히 살게 될 것임이 본질적인 차별점이라 믿으며 이번엔 이것으로 나름의 결론을 짓고자 한다.

감히 귀한 신앙을 명품 따위와 비교하는 것에 불편한 이들도 있겠으나 우리의 신앙과 믿음을 더욱 값지게 여겼으면 하는 마음을 나누고자 한 것이니 조금 횡설수설했더라도 이해 바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우리 인생이 짝퉁의 삶은 아닌 것 같아서다. 허나 연약한 인간들이기에 끝까지 방심 말고, 주님 오실 때까지 변함없이, 그리고 건강하게 잘 살 수 있길 바란다. ‘진짜가 진짜답게’ 말이다.

화이부동(和而不同) - 다름을 인정하며 조화를 추구
- Kick -

원래 영어 ‘Kick’은 ‘차다’라는 뜻이나 최근엔 ‘자극, 짜릿함, 한 방’이라는 의미로 확장되고 있다. 아마도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 때문이지 싶다. 파인다이닝(최고급 식당) 맥락에서 Kick은 ‘특별한 자극’, 예상치 못한 요소가 입안에서 폭발하는 맛의 포인트로 설명되곤 하는데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단순히 강한 맛이 아니라, 재료·기법·구성에서 예상치 못한 조합이 조화롭게 느껴질 때 강해진다고들 한다. 그러니 한방이라는 의미의 ‘Kick’보다는 예상치 못한 조합이지만 조화롭게 어우러질 때 새로운 해결점을 찾을 수도 있다는 의미가 마음에 깊이 남는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때로는 예상치 못한 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나 반대로 그 일 때문에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어서다. 최근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한국교회의 여러 문제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개신교의 호감도가 급격히 또 떨어지고 있고, 아울러 다음 세대가 점차 사라지는 등의 어려운 상황에서 이 문제들을 한 방에 해결해 보겠다는 생각은 부질없어 보인다.

그보다는 다시 처음(기본)으로 돌아가 구성원들의 지혜와 조화롭게 만들어 낼 대안을 갖고, 너무 급하지 않게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나을 듯하다. 물론 이단과의 영적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때마다 문제가 터질 때마다 해결할 수 있는 한 방은 당연히 없다. 그때뿐인 관심과 대처보다는 주님 오실 때까지 계속될 영적 전쟁일 테니 지치지 않게, 그리고 너무 세게도 말고 천천히, 함께 지혜를 모아가는 것이 맞지 싶다.

점입가경(漸入佳境), 사필귀정(事必歸正)
- 평강제일교회 -

 

이단 평강제일교회(전 대성교회)는 박윤식 사망 이후 후계자 간 권력 다툼으로 오랜 기간 분쟁을 겪어 왔더랬다. 박씨 후임으로 부임한 이승현은 신학대 인수 자금 140억 원 중 상당 부분을 횡령하는 등의 문제로 논란을 겪다 결국 담임목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교회 측이 이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도록 전직 경찰을 매수해, 사건 접수를 청부하고 수사 진행 상황을 전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평강제일교회 측에서 7억 5000만 원을 받고 사실상 ‘청부 수사’를 벌였거나 관련된 전직 경찰 A씨 등 경찰 관계자 3명과 B 목사 등 교회 관계자 6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여러 언론이 앞다투어 밝혔다.

1994년 선친 사건 때도 사건 무마를 위해 교회 구성원들이 나섰던 것처럼 이번에도 역시나 제 버릇 남 못 주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경찰 수사가 이미 마무리됐으나 일각에서는 경찰이 ‘제 식구 감싸기’로 사건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그동안 평강제일교회에 대한 말을 아껴왔다. 봄을 지내면서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중요한 거사(?)를 기다리고 있어서다. 무려 32년이나 걸린 기다림이다. 선친 살해 사건과 더불어 평강제일교회 내부의 문제 등 여러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것과 이번 일을 포함해 대체 이단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생각하며, 오랫동안 지켜보고 견뎌왔던 일이 이제 정말이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결국 이단은 정통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며, 선친 32주기에 하나님의 방식으로 여러 진실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라 믿는다.

부교역자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내뱉는 (오디오)영상을 보면서도 차마 믿기 힘들었다. 세상에서조차 일어나기 힘든 일이 교회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2차 가해와 회개의 진정성 등이 도마 위에 오르내리며 현재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나 더는 여태껏 성도들의 존경을 받아왔으나 결국 물질 앞에 넘어지고 만 박영선 목사의 사건(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가 없다)을 보면서는 우리네 인간들이 얼마나 연약한지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요즘 가정과 직장, 내지는 사역지에서 겸손하게,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늘고 있다. 아무튼 담임목사들이 겪는 압박감도 쉽진 않으나 부교역자들 역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테다.

하여 몸은 하나지만 여러 지체로 나뉘고, 여러 지체가 모여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우리 교회들도 그렇게 서로를 섬기며, 건강하고 유쾌한 공동체로 ‘너나들이’되었으면 하나 작디작은 이러한 바람조차 왜 이리도 어려운지.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금 소망한다. 부디 이 땅의 교회들이 ‘하나 됨’으로 건강하게 세워지고, 더불어 이단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꼭 마련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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