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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이단 인사이트(1)
현대종교 | 탁지일 편집장 jiiltark@hanmail.net
2026년 05월 20일 09시 29분 입력

1. 한학자와 이만희, 공동정범인가 방조범인가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은 정말 몰랐을까. 측근들이 독자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면, 한학자와 이만희는 정치권 유착의 정범(正犯)이 아니라 방조범이다. 형법상 정범(제30조)은 ‘범죄를 실제로 저지른 사람’이다. 방조범(제32조)은 ‘범죄 행위에 편의를 제공한 사람’ 즉 종범(從犯)으로 분류해 정범보다 형량을 경감받도록 정하고 있다. 한편 ‘다른 이로 하여금 죄를 짓게 한’ 교사범(제31조)은 정범과 같은 형으로 처벌받는다. 한학자와 이만희는 정범이자 교사범인가, 아니면 방조범인가.

- 성경 속의 정범들

정범은 공동정범과 단독정범으로 나뉜다. 성경에서 선악과를 함께 먹은 아담과 하와는 범죄의 시간적 순서는 다르지만,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공동정범이다. 요셉을 죽이려고 함께 모의하고, 구덩이에 밀어 넣고, 마침내 노예로 판 형제들도 공동정범이다. 예수님을 배신하고 뇌물을 주고받은 유다, 사형을 모의하고 빌라도를 압박한 대제사장들, 사형을 최종 판결하고 승인한 빌라도, 사형을 선동한 군중들 모두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만든 공동정범들이다. 가진 전부를 헌금한 것처럼 속이고 거짓말하기로 모의하고 허위 진술을 반복한 아나니아와 삽비라 부부도 공동정범이다.

한편 동생 아벨을 살해한 가인은 대표적인 단독정범이다. 밧세바를 차지하기 위해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도록 계획하고 교사한 다윗도 단독정범이다. 여리고성을 함락한 후 전리품을 몰래 숨긴 아간도 단독정범이다. 한학자와 이만희의 경우 정범 역할과 그 정황이 강하다. 드러난 증거와 증언과 정황은 한학자와 이만희를 정범이자 교사범으로 일관되게 지목하고 있다.

- 신의 이름으로 자행된 확신 범죄

한학자와 이만희는 자신들의 불법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있을까. 자신들이 세상을 다스리는 절대 권력자가 될 수 있다는 허구적 망상 속에서 사회적 통념이나 질서 따위는 개의치 않는 것은 아닐까. 혹은 살아있는 신의 이름으로 저지른 범죄를 종교적으로 합리화한 후 도덕불감증 상태로 있는 것은 아닐까.

법과 통념에서 벗어난 불법적인 정치권 유착으로 사회 질서를 어지럽힌 한학자와 이만희는 확신범들이다. 통일교 한학자는 자신을 “6000년 만에 탄생한 독생녀”라고 주장하고, 신천지 이만희는 “영생불사 불로불사의 보혜사”라고 자신을 스스로 신격화한다. 한학자 없는 통일교, 이만희 없는 신천지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과연 살아있는 신적 존재의 허락 없이 측근들이 정치인들에게 돈을 가져다주고,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을까. 불가능하다. 한학자와 이만희 모르게 일을 벌인다는 것은, 곧 신적 존재의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학자는 일반적인 기업 대표나 종교 지도자와는 전혀 다르다. 통일교의 최대 거점인 일본으로부터의 자금 확보를 세밀하게 지시했다. 통일교 유관 언론사를 방문해 보도 지침까지 하달했다. 자신이 부재한 동안 통일교를 이끌도록 손자들을 후계자로 지명하는 등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측근들을 통해 섭외한 정치인들을 만났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도록 노골적으로 정치에 개입했다. 통일교는 한학자이고, 한학자는 곧 통일교다. 통일교 신도들이 한학자의 석방에 목숨을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만희 역시 신천지의 유일무이한 절대 권력자이다. 흰옷을 입고 흰말을 타는 이만희의 모습을 요한계시록 예언의 성취이자 실상으로 신도들은 맹신했다. 이만희의 비윤리적인 행태가 드러나도 개의치 않고 맹종했다. 신도들은 ‘말씀의 목자’ 이만희를 위해, 학업과 직업과 가정을 포기하고, 속임수와 거짓말과 위장 포교를 거리낌 없이 자행했다.

핵심 측근들의 계속되는 이탈에도 불구하고 이만희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이만희는 신천지고, 신천지는 곧 이만희이기 때문이다. 95세 고령의 불편한 모습을 노출하면서까지 이만희가 계속 신도들 앞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가중처벌이 필요한 종교 범죄

사이비종교는 헌금이라는 미명으로 돈을 갈취한다.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성과 노동력을 착취한다. 교주들의 범죄행각은 망설임이 없다. 신의 이름으로 거리낌 없이 과감하게 범죄를 저지른다. 멈추는 법도 없다. 심지어 교도소에 다녀온 후에도 범행을 지속한다. 종교 범죄를 가중처벌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게다가 주변 측근들은 ‘옳고 그름’이 아닌 ‘복종과 불복종’의 잣대만을 가지고 교주의 지시를 수행하고 범죄를 방조한다. 사이비종교의 권력 정점에는 오직 한 사람 교주만이 존재한다. 모든 일의 판단, 계획, 지시, 실행의 중심이다. 통일교 한학자와 신천지 이만희는 불법적 정치권 유착의 정범이고 교사범이다.

2. 합수본 수사, 사회정의 실현인가 종교 탄압인가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수사에 대해 신천지와 통일교는 종교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합수본 수사 기조와 국민 정서와는 달리, 신천지와 통일교는 부당한 종교탄압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며 대응하고 있다.

합수본은 3월 26일 경기도 과천 신천지 총회 본부를 비롯해 신천지의 핵심 거점인 12지파 교회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횡령에 관한 혐의였다. 2020년 세무당국이 조세포탈 혐의로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고발했지만, 수원지검이 이듬해 10월 불기소 처분을 내린 사건, 그리고 당시 실세였던 총무 고모씨의 법인자금 횡령 혐의와 관련된 사안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23일에는 통일교 정교유착 수사를 위해 경기도 가평 통일교 천정궁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이 통일교 사업 성사를 위해 여야 국회의원 11명에게 쪼개기식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현재까지의 합수본의 수사는 신천지와 통일교의 불법적인 정치권 유착과 돈의 흐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합수본 수사의 타당성

합수본은 국가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설치된다. 검찰과 경찰이 함께 협력해 운영하는 한시적 조직이다. 분명한 점은, 지난 1월 6일 공식출범한 합수본이 종교단체인 통일교와 신천지를 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행위를 저지른 범죄단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리상으로 통일교와 신천지는 가장 극단적인 이단으로 여겨져 왔다. 교주인 문선명과 한학자를 메시아로 신격화하고 반기독교적인 ‘원리강론’을 교리로 믿는 통일교, 그리고 이만희를 그리스도로 신격화하고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교리를 신앙하면서 교회를 침탈해 온 신천지를 한국교회는 이단으로 분류해 경계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종교적 역기능을 노출하는 사이비로 인식되고 있다. 지상천국의 건설이라는 종교적 목적을 내세우며 정치, 경제, 문화, 언론, 교육 등의 분야에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해 미국, 일본, 한국 등지에서 불법적 정치권 유착을 진행해 온 통일교, 그리고 14만4000의 조건을 충족하면 세상을 다스리는 왕과 제사장이 될 수 있다는 허망한 종교적 가스라이팅으로 속임수와 거짓말을 합리화하면서 불법적인 정치권 유착을 시도해 온 신천지를 사회는 사이비 집단으로 바라보고 있다.

신천지와 통일교는 심각한 사회적 논란과 정치적 혼란을 초래해 오고 있다.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합수본의 설치와 운영은 적절하고 정당하다. 합수본의 신천지와 통일교 수사는 종교탄압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사회정의의 실현 과정이다.

- 종교탄압 주장의 허구성

합수본 수사 과정에서 책임자들이 구속되거나 관련 거점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될 때마다 신천지와 통일교는 부당한 종교탄압이라는 프레임을 적용하려고 안간힘을 써왔다.

신도들의 정당 가입과 선거 개입은 “개개인의 정치적 선택”이고, “자발적 참여”이며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라고 신천지는 주장한다. 합수본의 수사를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이며 “국가 권력의 일방적인 규정과 개입”이라고 비난한다. 또한 자신들이 “종교단체”이며 “성경적 가르침을 바탕으로 반듯한 신앙인이 되고자 노력해 왔다”고 신천지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통일교 역시 지난 3월 4일 일본 법인의 해산 명령이 내려지자 종교의 자유와 국제 인권 규범을 내세우며 국가적 폭력이라고 반발했고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와 법질서 안에서 활동해 온 신앙 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1월 18일 특검이 전국 주요 거점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헌법상 종교 자유를 침해한 행위”이고 “국가 공권력이 종교의 성역을 침탈한, 과도하고 무리한 종교탄압적 압수수색”이라며 반발했다.

신천지는 자신들이 “종교인이기 이전에 이 나라의 국민”이라고 합수본의 수사에 대해 항변하고 있다. 옳은 말이다. 왜냐하면, 신천지와 통일교에 대한 합수본 수사는 부당한 종교탄압이 아니라 위법한 행위를 저지른 국민에 대한 합당한 범죄 수사이기 때문이다.

신천지는 “정통과 이단의 기준은 권력과의 유착 여부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오직 성경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현재 신천지와 통일교에 필요한 것은 종교탄압 프레임을 내세운 낯뜨거운 물타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합수본의 수사와 법적 판단을 겸허하고 엄중하게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3. 종교 범죄 … 한국적 현상인가 글로벌 흐름인가

국제 이단 사이비종교 시장의 흐름을 한국 이단들이 주도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 이단의 폐해가 심각한 아프리카 우간다와 중남미 코스타리카를 방문했다. K컬처의 인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 서식지와 생태계를 확장하는 다수의 K이단들을 목격했다.

우간다의 경우 2015년 27명이던 신천지 신도 수가 10년 만인 지난해 무려 8400명으로 증가하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와 함께 아프리카 최대 거점이 됐다. 중남미에는 하나님의교회와 구원파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하나님의교회는 환경보호 활동 등을 매개로, 그리고 박옥수 구원파 유관 국제청소년연합IYF은 정부, 언론, 교육 공무원을 통한 하향식 포교 전략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이단들의 성공적인 세계화에 주목해온 해외 언론들은 통일교가 연관된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살 사건, 신천지의 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 사건, 그리고 최근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논란에 관심을 보이면서 한국에 왜 범죄적 이단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는지, 그리고 한국 이단들이 어떻게 세계화 할 수 있는지 궁금해한다.

- 한국형 이단 코드

한국 이단들은 대단히 한국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불안정한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셀 수 없는 자칭 한국인 하나님, 그리스도, 성령이 한국 중심적 코드를 드러내며 꾸준히 생성하고 소멸해 왔다.

첫째 한국 이단들은 재림주가 한국인(韓國人)이라고 주장한다. 통일교 문선명은 “공자, 예수, 석가가 모두 자신의 부하”(1976년)이고 “자신과 부인 한학자가 구세주, 메시아”(1992년, 2002년)라고 주장했다. 문선명 사망 후 한학자는 자신을 “6000년 만에 탄생한 독생녀”로 신격화한다. 신천지 이만희는 자신을 “늙지도 죽지도 않고 영원히 사는 보혜사, 그리스도이며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한다. 최근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를 통해 신격화된 교주의 사리사욕과 안위를 위해 위법 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둘째 재림주가 출현할 곳은 한국(韓國)이라고 주장한다. 통일교 문선명과 신천지 이만희 모두 성경에 나타난 동방이 한국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메시아로 한반도에 온 필연성을 강조한다. 통일교와 신천지는 종주국 한국의 영향력 강화를 위해 고액 헌금 강요와 불법적인 정치권 유착도 마다하지 않았다.

셋째 성경의 불완전함을 보완하고 완성하는 새로운 계시의 말씀도 한국어(韓國語)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한다. 통일교의 원리강론은 온 세상의 언어가 재림주의 언어인 한국어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천지의 ‘계시록의 진상’은 ‘남사고비결(南師古秘訣)’ 같은 정체불명의 민간 속설까지 벤치마킹하고 업그레이드해 자신만의 교리를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이단 교리는 사회적 그리고 법적 가치를 무력화하고 불법과 범죄를 합리화하며 도덕적 불감증으로 무장한 종교적 확신범을 양산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 한국적 이단의 글로벌화

메시아는 한국인이고 메시아가 출현한 곳은 한국이며 새로운 계시의 말씀이 한국어로 기록돼 있다고 주장하는 한국 이단들이 성공적으로 세계화하면서 지구촌 곳곳에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지에서 통일교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정치권 유착 논란과 정신적·금전적 착취 논란을 초래했다. 중국 정부는 통일교를 공식적으로 사교(邪敎)로 지정했다. 신천지 역시 위장 및 거짓말을 동원한 포교 활동으로 인해 동포들이 다수 거주하는 북미와 대양주, 일본 등지의 사회와 교회와 언론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남태평양 피지에서는 은혜로교회 신도 수백 명이 집단 거주하며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다. 남미 브라질로 집단 이주한 돌나라한농복구회도 주변 사회의 우려와 염려의 대상이 됐다. 아프리카와 세계 곳곳에서 한국 문화를 내세워 공략하는 박옥수 구원파 관련 문제도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고 하나님의교회 관련 논란도 현지 사회와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한 한국 이단들의 비대면 포교가 시공을 초월해 진행되면서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를 형성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전쟁과 사회적 양극화, 전염병, 자연재해 등의 전 세계적 위기와 관련된 정체불명의 음모론과 위기론이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재생산되면서 맹목적인 정치·종교적 신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틈에 기생하려는 한국 이단들이 세계 곳곳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종교 범죄의 발생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 이 글은 3월 18일, 4월 1일, 8일 자 「국민일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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