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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기름테러
탁지웅 신부 sonar530@hanmail.net
2017년 05월 24일 13시 18분 입력

 

▲일본 국보급 문화재 기름 테러 뉴스 (출처: sbs월드리포트 홈페이지)


또 일어나고 말았다. 봄을 맞이하여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는 일본의 유명한 사찰과 신사에  기름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2015년과 2016년에 일어난 기름테러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일본 전국의 사찰 등에서 기름과 같은 액체의 흔적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되어, 치바현 카토리시 카토리 신궁의 기둥에 기름을 뿌린 혐의로 미국 거주의 일본인 남성 카네야마 마사히데(金山昌秀)에 대해 치바현 경찰이 건물손괴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본지는 2015년 7월호를 통해 보도했다.

  

▲불상에 뿌려진 기름


도쿄출신의 당시 용의자는 17세에 기독교 신자가 된 후 미국으로 가서 의사가 되었고, 2013년 5월 기독교 단체를 설립했다고 한다. 카네야마씨는 2013년 5월 4일 인터콥 국제선교이사 직함으로 인터콥 재팬 주최로 도쿄제일교회에서 강연을 했다. 단체 설립 이전에도 일본을 중심으로 집회를 열었고, ‘유튜브’에 동영상을 공개하며 “사찰과 신사에서 부정을 없애려고 기름을 뿌렸다”고 전한다. 그리고 액체를 뿌리는 것은 종교 의식 차원에서 행해졌다고 한다. 또한 구약성경에는 ‘히솝’(우슬초)이라는 허브에서 추출한 기름을 사용해 정화의식을 행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남성의 액체도 이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치바현 경찰은 남자의 귀국을 기다리고 사정을 듣고 체포할 방침이라고 했지만 용의자는 도피 중에 있다. 일본 언론은 당시와 수법이 비슷하기 때문에 2년 전의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성 기사를 보도하고 있다.

 

▲일본전국의 피해를 보도한 「아사히신문」 2017년 4월 7일

 

이번에 피해를 입은 곳은 벚꽃이 절정기를 맞이한 도쿄의 메이지신궁(明治神宮), 조우죠우지(増上寺), 쿄토의 시모가모신사(下鴨神社), 나라현의 킨푸센(金峯山), 오키나와의 수리성(首里城) 등이다. 올해 4월 초부터 이러한 종교시설에 냄새가 나지 않는 기름과 같은 액체가 뿌려져 있었고 얼룩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종교시설의 신고로 인해 각지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주변의 방범 카메라 영상을 회수하고 건조물 손괴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앞서 전한 바와 같이 기름테러는 2년 전에도 전국 40여 곳의 사찰에서 잇따랐다. 피해를 입은 시설은 지금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시 19곳에 피해를 입은 쿄토의 사찰은 전문 수리업자에게 의뢰하여 기름을 제거하였다. 목재의 내부에 스며든 기름을 제거하느라 3개월 정도에 걸쳐 약 60만 엔의 비용이 들었다. 또한 방범 카메라도 새롭게 설치하였다. 시설관리자는 성수기에는 하루에 1만 명 정도가 참배하러 오기 때문에 경비에는 한계가 있고 새로운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유산인 쿄토의 下鴨神社(시모가모신사), 나라현의 金峯山(킨푸센 )에서
  14곳에 무색무취의 액체가 뿌려져 얼룩이 생겼다.(출처: 일본 TV )

 

종교의례에 관한 전문가인 규슈대학교 세키 카즈토시(関一敏) 종교학 명예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2년 전 사건을 모방한 범죄의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며 “피해는 전국에 퍼지고 있고 종교적인 집념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2년 전 본지를 통해 필자는 “‘영의 싸움’이라는 명목 하에 문화재에 피해를 입히고 우월적, 정복적, 배타적, 일방적, 과시적, 경쟁적으로 선교하는 카네야마씨를 비롯한 그가 속한 단체의 선교자세는 기독교가 마이너리티인 일본 사회에서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기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위험이 있으며 소수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선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대다수 정통교회의 선교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심어줄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용의자를 특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사건도 자신의 종교적 신념에 의한 것이라면 일본 사회 내에서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단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더해질 것이다. 자신이 믿는 대상이 절대적으로 ‘바르다’며, 자신과 ‘다른’ 타인의 믿음을 ‘틀린 것’으로 규정하고 타인의 종교적 신념을 물리적 폭력으로 부정하는 것은 구원에 이르는 길과는 전혀 다른 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