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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
장인희 기자 sunnet1004@naver.com
2017년 12월 06일 12시 15분 입력

  

 

   

‘외로움’이라는 마음의 빈 공간을 비집고 들어와 삶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함정에 빠뜨린 이단 · 사이비 단체의 마수(魔手)에 걸린 피해자들.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그 누구도 보상해 주지 않는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지만, 그들은 ‘치유’와 ‘회복’이라는 이정표를 향해 오늘도 달리고 있다.


대학 새내기 미혹하는 신천지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A양.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오빠와 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교사가 꿈이었던 그녀는 지방 K대 한문교육학과에 입학했다.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게 된 그녀는 술 권하는 선배들의 태도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과 선배 B양을 만났다. 그녀에게 다가와 친절하게 대학 문화에 대해 설명해 주는 B양. 그녀는 쉽게 마음의 문을 열게 되었고 그것이 신천지로의 첫 발걸음이었다.


뼛속까지 신천지

 

B양과 QT 모임을 진행하게 된 A양. 그녀에게 소개시켜 줄 사람이 있다고 했다. 가보니 3명의 학교 선배들이 있었고, 그들은 복음방을 소개했다. 낯설고 힘든 대학 생활에 그들은 큰 힘이 되었다.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그들과 공유하게 되었던 A양은 복음방 생활이 단순한 ‘생활’이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어느새 A양의 삶을 갉아 먹는 함정에 빠진 것이다.

 

1학년 여름방학이 되자 신천지 신학원(센터) 권유를 받게 된 A양. 가족에게는 임용고시를 준비한다는 핑계를 댔다. 6개월간의 신학원 생활을 마치고 그녀는 선교부와 대학교 구역장 활동을 시작했다. ‘전도’의 열매를 맺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A양. 무조건 ‘순종’을 강요했던 신천지의 교리를 따라야 했던 A양은 그것이 옳은 길인 줄 알았다.

 

전도를 해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의 모든 것을 관리했다. 2010년에는 구역원 배가 운동에 동참, A양이 속한 구역이 열심 구역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A양은 신천지 교주 이만희에 대한 사랑이 컸다고 했다.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과의 연락도 끊은 채 그녀는 오직 ‘사명자의 길’을 걸었다.

 

‘열매’에 대한 열망이 있었던 A양은 특전대에 지원, 모략 전도, 열린 전도 등을 진행했다. 성전에서 지내며 완벽한 신천지인이 되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결말은 있는 법. 신천지로 가던 그녀의 발목을 붙잡는 방해물이 나타났다. 특전대를 이끄는 팀장과의 잦은 마찰로 A양은 급기야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었다. 사람을 살리려 신천지에 들어갔지만 점점 죽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는 A양.

 

열정이 사라져가는 그녀를 위해 사람들은 ‘이만희의 이름으로’ 기도해 주었다. 하지만 방향이 잘못된 기도에 응답이 있 을 리 없다는 것을 깨달은 A양은 신천지로의 생활을 잠시 잊고 싶었다. 완벽한 탈출이 아닌, 잠깐의 쉼을 선택했다. 하지만 가족은 그녀를 완벽히 신천지와 분리시켰고,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치유와 회복으로의 여정

 

자신의 생명을 다 바친 신천지와의 결별은 ‘가족’이 도와주었다. 뼛속까지 신천지인이었던 A양의 버둥거림을 묵묵히 지켜보던 가족은 그녀를 위해 기도했다.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 생각한 것이다. 분명한 건 반드시 치유되고 회복될 것이라는 믿음이 가족에겐 있었다.

 

‘신천지를 나가면 저주 받는다’는 생각으로 괴로웠다. 하지만 이는 사단이 주는 음성이라 생각했다. 신천지에서 주장한 행위 구원론을 믿고 그대로 행했던 A양. 현재 구원은 이미 선물로 받았다는 것을 깨닫고 정통 교리에 적응하고 있다.

 

지난 6년간의 신천지 생활을 한꺼번에 잊기는 쉽지 않았다. 삼위일체에 대한 개념도 잡히지 않아 예배 도중 나가고 싶었다는 A양. 그런 그녀 곁을 떠나지 않고 믿고 기다려주신 하나님과 가족 덕분에 그녀의 상처는 조금씩 치유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지인을 통해 S 목사님이 운영하는 이단 상담소를 방문했다. 반나절 이상 계속된 교육은 A양의 마음을 돌리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신천지라는 집단을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라”고 권면하신 S 목사님의 말과 가족들의 기도 그리고 A양의 결단이 회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A양은 교회 청년회 소속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장애부서 수련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매일 아침 출근 시간에 성경 말씀을 읽고, 찬양을 듣는다. 신앙 서적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하나님의 행하심을 깨닫는다.

 

어린이집 교사로 재직 중인 A양은 특별한 반을 맡고 있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전담하는 그녀는 그들을 통해 깨닫는 바가 크다. ‘영적 장애인의 삶을 살았다’고 고백한 그녀는 이제 정상인으로 회복되어 치유되는 과정에 있다고 했다. 아직 신천지에 남아 생활하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는 A양. 그들을 위해 지금도 계속 기도하고 있다는 그녀는 D대학 특수대학원생으로 재학 중이다.

   

 

▲신천지 탈퇴 후 자신의 삶을 고백하는 A양

  

신천지 신천지 탈퇴 후 4년이 지났다. 외롭고 힘들어 기도조차 하지 못했던 A양. 하나님이 동행하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 지냈다. 그런 그녀가 신천지 탈퇴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신앙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취직이나 결혼 등 각자의 삶의 중심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성립될 수 없다고 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A양 자신도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6년간의 상처와 아픔이 한순간에 좋아질 순 없지만 ‘기대’를 갖는다고 했다. A양은 신천지에서 강조하는 행위 구원론에서 벗어나서 기뻤다. 무언가를 행하지 않아도 하나님은 사랑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노력을 해야만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홀가분했다. 이미 구원을 선물로 받았음에 감사하다는 A양. 교회에서 진행하는 성경공부를 통해 정통교리를 세워나가고 있다.

 

6년 동안 믿었던 신천지의 교리가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때 A양은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막장 드라마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선생님(이만희)은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라는 의문이 떠나질 않았다. 슬프고 복잡한 심경이었지만 회심 후 A양은 생각이 달라졌다.

 
무거운 짐으로 여겼던 전도의 행위를 하나님 안에서 자유롭게 행하고 싶었다. 이미 구원을 선물로 하나님께 받았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또한 예배를 드리며 받았던 이 성경구절이 A양의 마음을 단단하게 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빌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로마서 8장 26절)

 

A양은 신천지에서의 6년을 애증(愛憎)의 시간이라 했다. 사랑과 미움이 공존했던 곳. 힘들지만 편하고 좋았던 곳.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 남아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 다시 그들과 어울리고 싶다. 하지만 갈 수 없다’ A양이 신천지 탈퇴 후 가장 마음 아프게 생각한 것은 친구들이었다. 함께 힘든 시간을 보냈던 친구들이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다. 가짜를 진짜로 오해하고 믿고 있는 친구들을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는다.

 

신천지에서 만난 친구들에게 받은 사랑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는 A양. 세상 친구들과의 사랑과 비교 할 수 없다는 그녀의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전도의 열매를 맺기 위해 오늘도 길거리 포교를 행하고, 차디찬 음식을 서로 나눠먹으며 웃고 있을 친구들. 신천지에 자신의 삶을 바친 그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도한다는 A양.

진정한 치유와 회복의 하루를 선물로 받아 살아가는 A양. 매서운 바람에도 따뜻한 웃음을 잃지 않는 이유이다.

 

JMS 피해자의 치유와 회복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이단 피해자들. 힘겹게 나왔지만 그들의 삶은 여전히 제자리이다. 하지만 그들이 입은 피해를 이해하고 돕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도움을 받아 JMS(정명석, 기독교복음선교회)에서 나오게 되었다는 C양. 그녀는 JMS 활동을 하던 중 그들이 믿는 지도자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고 했다. JMS에서 빠져나오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그녀를 회복의 길로 도와준 이들은 바로 ‘가족’이다. 이단 상담소 소장님을 초빙하여 반증 교육을 듣게 해 주었다는 부모님. 가족의 시선은 ‘책망’이 아니었다.

 

이단에 빠질 수 있다는 ‘이해’, 너는 여전히 나의 딸이며 가족이라는 ‘인정’, 낙심하지 말고 이 일을 밑거름으로 삼아 단단해지라는 ‘격려’, 반드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 지금이라도 나와 다행이라는 ‘안도’였다. 이 모든 것을 ‘사랑’이라 정의하는 C양. 더불어 “나의 죄를 대속하여 주신 예수님의 희생으로 내가 그곳에서 나와 참된 구원을 받게 되었음을 계속해서 깨닫고 찬양으로 시인하고 있습니다. 행복합니다!”라고 고백하는 C양.


그녀는 현재 교회에서 찬양팀으로 섬기며 하나님과 교제하고 있으며 일과 학업을 병행 중이다. 회복 과정 중에 가족과의 문제로 화를 내고 눈물을 흘리는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안아주고 받아주는 가족이 있어 힘이 난다는 C양. JMS 탈퇴를 계기로 부모님은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고, C양의 회복을 위해 기도 중이다.

이단 피해자들의 삶은 탈퇴 전과 후로 삶의 갈림길이 나뉜다. 그들이 진심으로 원하는 치유와 회복의 길에는 ‘가족’의 사랑과 ‘하나님’을 향한 갈망이 있었다. 어두운 터널을 나와 밝은 빛을 정면으로 맞이한 그들의 눈부신 인생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