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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좋은 한국교회 왜 병들었나?
변상규 교수, 『정서적으로 건강한 신앙』 통해 해답 제시
김정수 기자 rlawjdtn@hanmail.net
2018년 10월 24일 13시 12분 입력

한국교회가 병들었다. 새벽을 깨우고 밤새워 들리는 기도 소리, 믿음 좋다는 한국교회 성도들이 신앙생활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성장과 함께 성화되는 것이 아니라 매너리즘에 빠지고 지치고 힘들어하고 있다. 어떤 이유일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가? 『정서적으로 건강한 신앙』(킹덤북스)을 출간한 변상규 교수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신앙』 저서 출간 이유


「교회성장」과 「현대종교」 월간지에 연재한 글을 모았다. 한국교회의 문제가 믿음의 부족에서 온 것이 아니다. 미숙하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한국교회의 마지막 카드는 ‘성숙’이다. 교회의 전반적인 목회의 방향이 성숙을 목표로 가야 한다. 즉,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러야 하는 것이다. 한국교회가 인간을 이해하는 관점이 협소해 안타깝다.

인간은 죄인이고 악하다. 악하고 약하기도 하다. 죄를 짓는 가해자이지만, 동시에 죄로 인한 피해자도 될 수 있다. 신학에서는 교만한 인간, 가해자로서의 인간만 논했다. 죄로 인한 피해자로서의 인간에 대해 알아야 한다. 연약한 인간 이해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심리학이 중요하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관련된 자원과 보고가 쏟아지고 있는데, 한국교회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해 왔다. 정서, 감정, 인간이해, 의식과 무의식을 아우르는 개념을 통해 교인들의 심리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다.


한국교회 목회자, ‘탈진’(Burn out) 

 

▲정신적 건강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변상규 교수

  

책에는 미국의 융 분석가이자 목회상담자인 존 샌포드가 목회자의 탈진 문제를 다룬 것을 요약한 내용이 삽입되어 있다. 목회자는 출퇴근이 없는 직업이다. 마음만 먹으면 한없이 게으를 수 있고, 또 한없이 부지런해야 하는 직업이다. 완벽을 요구받는 위치에 있기도 하다. 특히 한국의 목회자들은 전 세계에서 설교와 예배 인도 등 가장 많은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목회를 5년만 열심히 해도 탈진이 온다. 중년이면 호르몬의 변화로 남녀 모두 우울증이 온다. 특히 자기 목회를 할 때 가장 힘들다. 중년의 목회자들은 큰 혼란을 겪는다.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이 많고, 교회에는 큰 변화가 없고, 건강은 점점 약해지는 것 같아 심리적인 부담이 크다.

목회자가 탈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자신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지 알 수가 없다. 설교가 날카로워지거나 사람을 만나기 싫다는 것은 탈진의 증거다. 탈진이 무서운 것은 평생 믿어왔던 가치가 흔들린다는 점이다. 안식월, 안식년이 대안이라고 하지만 무작정 여행을 가고 쉬는 것이 답이 아니다. 자기점검을 반드시 해야 한다.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더 나아가서는 한국교회에 탈진 치유센터가 있었으면 한다. 심리검사를 통해 자신을 점검하고 회복할 수 있는 방법도 나와야 한다.

교단별로 제도화해서 목회자의 상태를 점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5만 교회가 미자립 교회이고, 목회 위기를 겪고 있는 현실에 직면해 있다.

크리스천들의 건전한 신앙생활

한국교회는 전체적으로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 최소한 기독교 고전 같은 서적을 읽도록 해야 한다. 성경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성경해석학에 대한 책만 공부해도 이단에 빠지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해석을 이해하게 된다. 한국교회사, 세계교회사에 대해 알려줘야 한다. 목회자와 함께 좋은 양서를 공부하고 나누고 토론하는 것이 좋다. 모르면 질문하는 분위기가 교회 내에 있어야 한다.


성경 말고 다른 것을 하면 신앙이 흔들린다는 두려움이 있다. 그것은 지나친 것 같다. 성경 말고 다른 책을 읽어서 신앙이 흔들릴 정도면 그것은 신앙이 아니다. 과거에 다빈치코드라는 영화가 상영되었을 때 교회에서 보지 말라고 했다. 구원의 확신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분별을 할 수 있는 성도를 만들어야지, 한국교회가 기독교인을 어린이로 키우면 안 된다. 성인으로 키워야지, 말 잘 듣는 아이로만 키우는 것은 문제다. 그리스도인의 장성한 분량으로 나가도록 하는 것이 한국교회의 중대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단의 심리적 접근과 두려움

과거에는 교회가 사영리 전도지로 사람들과 접촉했는데, 이제는 관심을 끌지 못한다. 하지만 이단들이 심리검사를 한다고 하면 관심을 갖는다. 이단들이 접근과 소통이 가능한 분야에 손을 내민 것이다. 사람들의 접근성을 유용하게 하는 기법들에 한국교회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교회에 대해 점점 무감각해지는 시대이고, 현대인들의 최고의 관심은 ‘나’와 ‘내 기분’이다. 자기애적 시대에 맞는 복음을 증거할 수 있어야 일반인들과의 접촉이 가능하다. 과거에는 집단주의 시대여서 눈치보고 체면이 중요했는데, 이제는 나의 욕구, 나의 개성, 나의 가정, 나의 행복이 중요한 시대다.

현대인의 관심사를 통해 접촉점을 찾아 접근하면 관계 전도를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단에서 나오지 못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두려움을 심는다는 점이다. 여기서 나가면 큰일 난다. 지옥 간다, 하나님께서 생명책에서 지운다고 가르친다. 율법의 영으로 묶어 버리는 것이다. 둘째로 사람은 소속감 욕구가 있다. 교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해도 인간관계가 얽혀서 못 나오는 경우가 많다. 떠나면 낯선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데, 대화가 안 통해 소통이 안 된다. 게다가 금전적인 것이 더해지면 나오기가 어렵다.

이단 교주들의 성격적 특징

이단 교주들은 자기애적 인격장애와 편집적 장애가 있다. 자기애적 인격장애자는 공감을 할 줄 모르고, 자기주장이 옳다고 생각하면서 과대망상이 많다. 편집적 장애자는 모든 사물을 선과 악으로 나누는 것처럼 이원론적으로 접근한다. 한국교회가 이원론적 사상에 잘 미혹된다. 예를 들어 고난의 문제를 선과 악으로만 구별할 수 없다. 생각을 하고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모든 것을 이원론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단 교주는 자신이 정한 망상적인 목표를 향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끌고 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목사 안수를 주기 전에 MMPI다면적 인성검사 검사를 했으면 한다. 정신 병리를 진단 평가하는 도구로 치료가 필요한 여부를 판단할 수도 있다. 치료가 필요하다면 목사안수를 유보하고, 치료 받은 후에 목사 안수를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MMPI 검사에서 떨어진 사람이 있는데, 인민사원의 교주 짐 존스다. 짐 존스는 신학대학에서 인성부족, 인성결핍으로 떨어뜨렸는데, 다른 교단에서 안수를 받았다. 교인이 2만 명이 됐다. 헌금을 유용했고, FBI 조사가 들어오자 남미 가이아나 섬에 독을 넣은 성만찬을 하게 해서 신도 914명이 몰살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러한 일들이 또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신학대학에서 ‘인간의 이해’에 대한 과목이 필요하다. 내적치유, 가족치료, 심리검사를 꼭 받도록 했으면 좋겠다.

책에 대해 한 마디

지금까지 책들은 성경을 근거로 나왔다. 이 책은 심리학, 정신분석이라는 큰 주제를 갖고 해석을 해보았다. 목회상담학, 기독교상담학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기독교 신앙을 풍성하게 누리며 살 수 있을까, 심리학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영역인데 삶을 깊이 있게 누릴 수 있는 대안은 없을까라는 고민 속에서 나온 책이다. 목회자들이 내면의 눈을 뜨게 되면 좋겠다. 치유된 목회자, 성숙한 목회자가 혼란한 21세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목회자와 리더들이 책을 일독해 보시기를 권한다.​

변상규 교수는 국제 코스타 강사이고, 침례신학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현재는 변상규대상관계 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