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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부으심과 임파테이션 그리고 쓰러짐
양형주 목사
2020년 09월 29일 08시 45분 입력

성령은 거룩한 영으로 성도들을 거룩하게 하고, 교회를 거룩하게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성령의 역사하심을 요란한 나타남과 표징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쓰러지는 현상이다. 때로는 강한 떨림과 진동이 찾아오기도 하고, 금가루가 나타나기도 하며, 정상적인 이가 금니로 변하기도 한다. 

▲바이블백신센터 원장
대전도안교회 담임

  

집회 중에는 무질서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 등도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현상은 분명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신비한 현상들이다. 특이한 점은 이런 현상이 성경에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신비 현상을 체험하려면 전이, 즉 임파테이션(impartation)을 통해 기름 부음이 임해야 하고, 이를 통해 신비주의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러한 신비주의 운동을 추구하는 이들은 임파테이션을 위한 안수기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임파테이션은 신비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 기름 부으심이 있는 사도적 일꾼을 통해 전수되며, 이런 일종의 영적 스승을 통해 임파테이션을 전수받아야 한다.1)

이러한 주장은 언뜻 그럴듯하지만 성경적 근거가 빈약하다. 성령은 임파테이션을 통해 임하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얻을 때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우리는 이것이 성령이 아닌 ‘다른 영’을 받는 것이 아닌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후 11:4).

우리는 이런 신비 현상에 대하여 건강한 분별력을 갖지 못하고 너무 쉽게 용납하려는 경향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감리교의 창시자였던 영국의 웨슬리가 집회할 때도 이런 현상들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그의 집회에도 거룩한 웃음이 임했었다.

또 찬송을 반복해서 부를 때 성도들의 몸이 떨리는 진동이 나타났다. 웨슬리는 이런 현상에 대해 하나님의 역사를 불신하게 만드는 사탄의 장난이라고 규정했다. 웃음 현상에 대해 웨슬리는 사람들이 사탄에게 아주 강력하게 사로잡혀 숨이 넘어갈 때까지 웃었다며, 이들이 웃음의 영에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사탄에게 농락당하는 것을 보고 놀라웠다고 고백한 바 있다.2)

우리는 신비로운 현상과 표적이 나타난다고 무조건 성령의 역사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다. 아무리 놀라운 일이 일어나고 불이 하늘에서 떨어져도 이것이 하나님께 속한 것인지 분별해야 한다.
(마 7:15–16, 딤전 4:1, 7, 살후 2:9–10).

성령의 기름 부으심이란 무엇일까? 성경적으로는 성령의 내주하심을 의미한다. 즉 회개하고 그리스도를 생명의 구주로 영접할 때 그리스도와 연합하며 그 안에 거하게 되는 역사인 것이다.

사실 신약 성경은 성령의 기름 부으심에 대하여 요한일서 2장 20절과 27절을 제외하곤 그다지 언급하지 않는다. 요한일서에서 기름 부음은 ‘성령의 내주’를 의미한다.3) 신비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쓰러지는 것이 기름 부으심이 아닌 것이다. 나아가 성경은 기름 부으심보다 ‘성령 충만’을 더 자주 사용한다. 성령 충만이란 무엇일까? 능력과 신비 현상으로 충만한 것을 말하는 것일까?

성령이 충만하다는 것은 개인과 교회 공동체의 전 존재와 삶이 성령의 임재와 영향력에 침투되어 성령에 의해 지배되고 인도되는 것을 뜻한다.4) 성령으로 충만하려  전제조건이 있다. 그것은 주님 외에 다른 것으로 채웠던 것들을 온전히 비우고, 죄 사함으로 정결함을 얻고, 인생의 주권을 주님께 맡기고 그의 인도하심에 순종해야 한다.

성령으로 충만하면 육신의 소욕이 죽고 성령의 소욕이 살아나기 시작한다. 육신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 죽고, 오직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그와 함께 걸어가기를 갈망한다. 이렇게 볼 때 우리가 성령 충만하지 못한 이유는 신비주의자들이 말하는 기름 부으심의 능력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는 우리의 삶 전체가 성령께 주관되는 삶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세상과 육신의 정욕을 따라 살며 성령을 근심시켜 왔다. 그렇다면 성령이 우리에게 오셔서 기름을 부으실 것이 아니라, 오순절 이후 우리에게 이미 오신 성령께 회개하고 돌이켜야한다. 그분 앞에 우리 자신을 내려놓고 통곡하며 회개할 때, 성령께서 우리의 모든 영역을 점점 충만하게 통치하실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삶에 그리스도께서 역사하시는 감격과 능력과 역사들이 놀랍게 일어나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바이블 백신2』(홍성사)의 내용 중에 ‘거룩함의 표징-기름 부으심과 임파테이션, 그리고 쓰러짐’(pp.157~162) 부분을 저자 양형주 목사의 허락을 받아 발췌 및 요약하여 게재했습니다.

 

<각주>

1) 정이철, 《신사도 운동에 빠진 교회》 (서울: 새물결플러스, 2012), 263.

2) 행크 해네그래프, 이선숙 역, 《빈야드와 가짜 신사도의 부흥운동》 (서울: 부흥과 개혁사, 2009), 329.

3) 브루스 B. 바톤 외, 전광규 역, 《요한 1・2・3서》 LAB 주석시리즈 (서울: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2007), 84–86, 93–94.

4) 박영돈, 《성령충만, 실패한 이들을 위한 은혜》,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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