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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종교 2세의 심리 이해하기(2)
'몸으로 기억하는 하나님'
노지민 상담사
2020년 10월 30일 08시 52분 입력

선택의 여지 없이 부모의 종교를 갖게 된 신흥종교 2세들은 탈퇴하기가 쉽지 않고, 탈퇴 후에도 다른 종교를 갖기가 어렵습니다. 1편에서 그 이유에 관해, 양육 환경과 가족과 관계 맺는 방식이 2세들의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인관계에서 적절한 정서적 거리를 경험하지 못한 2세들은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관계를 끊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실까요? 

▲노지민 상담사
연세대학교 상담코칭학전공 박사과정
연세 상담코칭지원센터

  

2세들의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이해하기 위해, ‘하나님 이미지’와 ‘뇌의 기억’이라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해해보려고 합니다. 첫째, 하나님 이미지는 개인이 하나님에 대해 형성하는 표상입니다.


이는 실제 객관적으로 존재하시는 하나님의 신성과는 다르게 주관적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 이미지를 연구한 리주토라는 학자는 가족 관계 경험이 하나님 이미지 형성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습니다.

예를 들어, 폭력적이고 무서운 부모를 경험한 개인이 은연 중에 하나님을 두려운 분으로 여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 개인이 가진 하나님 이미지는 다양하며, 계속해서 변화해갑니다.

둘째, 기억의 측면에서, 우리는 어떤 경험을 순차적으로 서술하듯이 기억할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정서를 많이 느낀 경험은 그때의 느낌, 감각, 분위기 등만 몸으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사랑이시고 공의로우시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를 구원하셨다는 복음을 기억하고 있어도, 그 개념과 실제 개인이 경험을 통해 형성하고 있는 하나님 이미지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신흥종교 2세들은 어떤 하나님 이미지를 가질까요? 2세들은 아주 어린 시절부터 교주 하나님에게 감시받고 순종하며 살았습니다. JMS를 탈퇴한 한 자매는 어린 시절 교주를 위해 노래하고 춤추면서, 그분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듣고 자랐다고 합니다.

집 안에 교주의 자리를 만들어서 항상 옆에 있는 것처럼 인사하고 감사를 표현하면서 지내기도 했습니다. 종교에 빠진 부모님은 본인들의 권위 대신 교주의 권위를 빌어 아이들을 긴장과 두려움으로 훈육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아이들은 발달 과정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돌봄을 잘 제공받지 못해 배고프고, 불쾌하고, 두렵고, 분노했던 경험이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2세는 종교 집단에서 요구하는 대로 교주 마음에 들 정도로 예쁘고 전도 잘하고 순종할 때만, 나를 받아주시는 하나님 이미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른 2세는 아무리 노력해도 내 삶에는 관심 없는 하나님을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늘 혼내고, 요구만 하는 하나님이 크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이들이 입으로 감사를 고백해야 했던 ‘좋으신 하나님’과 이들이 몸으로 경험한 ‘착취하는 하나님’은 크게 차이가 있습니다.

실제 하나님과 관련된 경험들은 어둡고 부정적이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정서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의 말로 고백된 ‘하나님 개념’과 실제 경험으로 형성된 ‘하나님 이미지’를 동시에 이해하지 않으면, 언어를 통해 하나님 개념만을 교정하려고 급급하게 됩니다.

제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교회 공동체를 연결해주어 그동안 잘못 입력된 이단 교리를 정통 교리로 교정해주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중요하고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새롭게 바른 교리를 배운다고 해서 몸으로 기억하는 하나님 이미지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신흥종교 2세들이 하나님을 쉽게 믿을 수 있을까요?
많은 2세들이 기존 종교 집단에서 탈퇴한 후에 정통교회로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JMS’에서 탈퇴한 2세들은 기존 종교 집단이 진절머리가 나서라고 이유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2세들이 좋은 교회를 소개받아서 이성적으로 결심을 하고 하나님을 믿어보려고 해도, 비슷한 찬양 소리, 어떤 교인의 눈초리, 교회의 냄새, 성경책, 소그룹의 분위기 등 아주 작은 부분에서도 이전에 경험한 불쾌한 감정에 연결될 수 있습니다.

언어로 다른 교리를 듣고, 머리로 분명히 이해하지만, 어느새 몸의 기억을 따라 또다시 나를 이용하는 하나님과 교회 단체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진절머리나게 도망치고 싶었던 그곳의 느낌이 그대로 떠올라 답답해지고 피하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2세들이 새로 종교 생활을 시작하기가 쉽지 않고, 어떻게 다시 시작해도 그 교회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더 상처받으며 떠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2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요? 남은 이야기는 다음 달에 계속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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