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자연 상태의 사람은 영원히 살지 못한다. 인간의 수명엔 한계가 있다. 성경은 이것을 하나님이 정하신 것이라고 한다: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9:27). 그래도 사람들은 좀 더 오래, 가능하면 영원히 살고 싶은가 보다. 옛날 중국의 진시황은 온 세상에 신하들을 보내어 불로초를 구해오도록 명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어떤 부자들은 병든 자기 몸을 냉동시켜 보관하게 하고, 훗날 그 병을 고칠 만큼 의술이 발전하면 그때 해동하여 고쳐 달라고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런 극단적인 방법을 취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은 좀 더 건강하게 좀 더 오래도록 살기 위해서 건강에 좋다는 온갖 약과 건강식품을 구하여 먹고, 안티에이징 화장품을 구하여 바르고,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운동을 하는 등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노력한다.

많은 과학자는 노화의 메커니즘을 알아내고 그것을 방지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연구하고 있다. 의학이 발전하고 영양과 위생 환경이 좋아지면서 예전보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수명은 남자 80.3세, 여자 86.3세라고 한다. 평균이 이 정도니 그중에 상당수는 100세를 넘겨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연장된 삶의 질이 반드시 좋지도 않다. 대부분 생애 마지막 15년 정도는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생한다고 한다. 그나마 그런 질병을 잘 돌보는 좋은 의료 혜택은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들이나 누릴 뿐, 이 세상에서 누릴것이 없는 사람들은 오히려 빨리 인생의 고생을 끝내고 죽기를 원하기도 한다.

삶이란 무엇이고 영생이란 무엇일까? 오래 혹은 영원히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종교적인 방향으로 흐르기도 한다. 예로부터 도인들이 무슨 도를 닦아 영생을 추구하기도 하고, 무슨 종교를 신봉하여 영생을 추구하기도 한다. 이단 종파나 신흥종교는 특히 그런 면에서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자칭 ‘재림 예수들’이 있었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근현대 한국에 자칭 ‘하느님’ 혹은 자칭 ‘재림 예수’도 많았는데 자칭 ‘재림 예수’만 해도 무려 50명이 있었다고 한다. 그중에 우리에게 잘 알려진 전도관의 박태선, 통일교의 문선명, 신천지의 이만희, 영생교의 조희성 등이있다.

그들은 스스로 자신을 하나님, 재림 예수, 보혜사 등으로 칭하면서 자신을 믿고 따르면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사람들을 미혹하였다. 그러나 박태선도 문선명도 조희성도 다 죽었다. 이처럼 자신이 불사영생하는 재림 그리스도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었으나, 결국은 자신이 죽어서 그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다. 이만희도 이미 노쇠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림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지만, 죽지 않는 몸으로 부활하셨으므로 재림하실 예수는 다시는 죽지 않으실 터인데 말이다. 성경에도 죽음을 보지 않고 하늘로 올라갔다는 사람들이 없지 않다. 구약성경에 나오는 에녹이나 엘리야 같은 사람들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들은 자기를 높여 하나님이라고 하지도 않았고, 자신이 불사영생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도 않았으며, 자기 주변에 추종자들을 모아서 자기만 따르면 자기처럼 불사영생할 것이라고 가르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그들은 다만 순수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나님을 섬기며, 선지자로서 거룩한 삶을 살다가, 특별한 방법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를 높여 ‘하나님’이나 ‘재림 예수’ 혹은 ‘보혜사’라고 하거나 자신의 불사영생을 주장하며 자기를 따르라고 하는 자들에게 미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것은 가짜 영생이다. 성경이 가르쳐 주는 영생은 그런 것과 전혀 다르다. 그것은 철저히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되어 있다. 그리스도 자신이 생명이다(요14:6).

마태복음 19장 16절 이하에 영생을 추구하던 어떤 부자 청년이 나온다. 그가 예수께 와서 질문한다. “내가 무슨 선한 일을 해야 영생을 얻겠습니까?” 다른 사람들은 병 고침 받거나 무슨 문제를 해결하려고 예수님께 왔는데, 이 사람은 영생의 길을 알고 싶어서 예수님께 왔으니, 좀 달라 보인다.

그런데 이 청년은 이미 영생은 선한 일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전제하고, “어떤 선한 일”을 해야 하는지를 질문하고 있다. 예수님은 반문하신다. “어찌하여 선한 일을 내게 묻느냐? 선한 이는 오직 한 분이시다” 그러면서도 예수님은 그 청년의 질문에 대하여 대답해 주신다. “네가 생명에 들어가려면 계명들을 지키라”

그 청년은 다시 “어느 계명입니까?”하고 묻는다. 예수님은 십계명의 뒷부분에 나오는 계명들을 열거하신다. 그리고 하나 더 부가하여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을 강조하신다. 그 청년은 이상하다는 듯이 대답한다. “이 모든 것을 내가 지켰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나름대로 애쓰며 그 계명들을 다 지켰다는 이 청년은 이미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

자기에게 영생이 있다는 확신이 없는 것이다.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신다. “네가 온전하려고 하면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 그런데 이 청년은 재물이 많아서 이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돌아갔다고 한다.

여기서 예수님은 먼저 그의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고 하셨다. 이렇게 명령하신 이유는 아마도 이 사람의 영적인 삶을 방해하는 것은 그의 많은 재물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또한 그가 지금까지 나름대로 계명들을 잘 지켰다고는 하지만, 사실 계명을 지키는 마음의 진정성은 의심스러운 것이었음을 암시한다.

또한 예수님은 그리고 와서 예수님을 따르라고 하셨다. 영생은 무슨 대단한 종교적 행위를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생은 어떤 방정식의 해답처럼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무슨 기계에 필요한 원료를 넣고 가동하기만 하면 저쪽에서 생산품처럼 툭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주님과의 관계의 문제요, 주님을 따르는 진실한 마음과 삶의 문제이다.

영생을 추구하던 이 진지한 청년에게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던가? 그는 재물 많아서 말씀을 듣고 근심하며 돌아갔다고 한다. 청년인데 부자라는 것을 보면 아마도 물려받은 재산이 많았던 모양이다. 그 당시는 농경 목축 시대이니 청년의 때에 자수성가해서 부자 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도 재물때문에 영생을 얻는 길에 대하여 주저하는 것을 보면 재물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컸던 모양이다. 이 청년이 예수님의 권면을 듣고 근심하며 돌아간 이유는 그의 마음이 이중적이기 때문이다. 그는 영생도 얻고 싶지만, 재물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나름대로 꽤 점잖은 부자, 교양있는 부자요, 아마도 상당히 종교적인 부자였을 것이다. 그는 온전한 믿음, 온전한 순종, 온전한 따름이 없이 적당히 점잖고, 적당히 교양있고, 적당히 종교적이지만, 영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만한 마음은 없었던 것이다. 그에게 재물도 있고 영생도 얻을 수 있다면 OK였을 것이다.

그러나 재물 없는 영생은 NO였다. 이것은 혹시 오늘날 어떤 교양있고, 점잖고, 꽤 착한 상류층 혹은 중산층 기독교인들의 모습은 아닐까?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영생을 무슨 천당 입장권 하나 획득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영생은 단순한 천당 입장권이 아니다. 영원한 생명은 단지 시간적으로 무한히 오래 사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없는 무시간성도 아니다.

병들어 고통스러운 상태로 무한히 오래 사는 것이 무슨 영생일까? 영생은 전혀 다른 차원의 생명이다. 본래 영원한 생명은 하나님께만 있던 것인데(단4:34),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감히 우리 같은 사람들도 영생에 참여할 수 있는 은사가 주어졌다(롬6:23). 영생은 그렇게 하나님의 생명에 참여하는 생명이다.

그러므로 영생은 먼 훗날 죽음 저편에서 비로소 얻게 되는 것이 아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에 의하면,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고 하였다. 누구든지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영생을 얻는다.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영생을 얻으니, 우리 육체의 죽음이 오기 전에도 우리는 영생을 얻어 누릴 수 있다. 요한복음 5장 24절에 의하면,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고 하셨다. 그리스도를 진실하게 믿고 따르는 사람은 이미 영생을 얻었고 지금 여기에서부터 그 영생을 누릴 수 있다. (그러므로 자기가 영생을 줄 것처럼 떠벌리는 이단자들을 따를 이유가 없다.)

영생은 무슨 물건처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존재하는 것이다. 저 부자 청년이 오해했던 것이 바로 이 점이었다. 그는 재물도 소유하고 영생도 소유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영생은 항공사 마일리지처럼 일정한 마일리지를 적립하면 주어지는 공짜 항공권 같은 것이 아니다.

영생은 한번 얻으면 내 마음대로 처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내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참된 관계를 내포하는 관계적 생명이다. 요한복음 17장 3절은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안다’는 것은 단지 정보적 지식으로 안다는 것이 아니라, 인격적 경험적으로 아는 것을 뜻한다. 즉, 영생이란 참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사귀어 아는 것이다. 영생은 단순히 영원히 지속되는 시간 속에서 고독한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나홀로 무한히 오래 사는 것은 오히려 지루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영생은 하나님과 사귀며 하나님의 생명에 참여하여 하나님의 생명으로 사는 복되고 기쁜 삶이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와 사랑이 넘쳐나는 삶이다. 우리가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면, 그 자녀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요, 영생을 얻었다면 영생답게 살아가야 할 것이다.

영생은 영원한 생명이기도 하지만, 영원한 삶이기도 하다. 그러한 영생은 육체의 죽음 저편에도 있지만, 이편에도 있다. 이 영생의 삶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이제 시작되었고, 우리는 예수께서 다시 오시고 하나님 나라가 완성될 때까지 온전한 삶을 향하여 성장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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