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들은 과거 다양한 방법으로 언론사의 기사에 대응해 왔다. 재판을 통해 시간과 물질적인 압박을 가하기도 하고, 회사 앞에 찾아와 기자회견을 열거나 주변 지역에 회사를 음해하는 내용의 전단을 뿌리거나 인터넷 카페에 올리기도 했다. 최근 이단들이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언중위)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수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단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가장 많이 경험한 본지 발행인 탁지원 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정수 국장(이하 김) 소장님께서는 언중위에 많은 경험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언중위에 대해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탁지원 소장(이하 탁) 언중위는 1981년에 언론기본법에 의해 설치된 준사법기구입니다. 단체의 주요 기능은 많으나 아마도 독자들에게 익숙한 것은 방송·정기간행물·뉴스통신·인터넷신문·인터넷뉴스서비스·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등의 보도에 의해 피해를 입은 개인이나 단체 등으로부터 조정신청 또는 중재신청을 접수하여 정정보도, 반론보도, 추후보도, 손해배상 등의 방법으로 피해를 구제하는 것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김 이단들의 소송으로 현대종교가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일이 많았는데, 언중위에 제소를 준비하는 것도 소장님과 기자들의 많은 수고가 필요합니다. 얼마나 많은 언중위 신청이 있었고, 어떤 부분이 어려운 일일까요?

탁 예전에는 내용증명을 보내온 후에 바로 민 ·형사 고소가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언중위의 활동이 국민에게 알려지면서 이단들도 언중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편입니다. 그간의 고소, 고발과 언중위 등의 신청 등이 270여 건이 있었으니 제가 사역한 27년 동안 평균 1년에 10번 이상 법적인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언중위 신청은 세월호 사건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세월호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기독교복음침례회기복침이라는 단체를 통한 언중위 신청이 가장 많았습니다. 언중위 신청만 보면 30여 건 정도 됩니다. 언중위든 법원 등에서의 소송은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물질과 시간, 그리고 사기 저하의 목적이 있다고 봅니다. 오래전 하나님의교회 같은 경우는 매일같이 쉴 틈 없는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역하며 많이 단단해지기도 했으나 소송 관련에서는 굳은살이 잘 박히지 않네요.
 

▲언론중재위원회 신청을 통해 압박하는 이단에 대해 설명하는 탁지원 소장

 

김 왜 이단들은 언중위를 통해 제소할까요?

탁 아무리 물질적인 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소송이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언중위 신청은 간편하고, 정정보도는 어렵더라도 비교적 쉽게 반론보도가 받아들여집니다. 정정이든 반론이든 이단들은 그 내용으로 언론플레이를 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일반 사람들은 정정과 반론의 의미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어 언론사에서 반론보도만 하더라도 언론사가 잘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언중위가 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송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언론중재위원들도 반론은 언론의 의무라며 반론보도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웬만하면 반론보도를 해주라고 이야기합니다. 언중위가 쉽고 간편하고, 이단들 입장에서 적은 돈과 시간에 비해 결과도 만족할만하기 때문에 언중위 신청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재판 결과는 고소인과 피고소인 당사자만 알 수 있는데, 언중위를 통하면 언론사가 직접 정정이나 반론보도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니 이단의 입장에서는 더 좋아 보일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정이나 반론보도는 비슷한 기사를 게재한 다른 언론사를 압박하기도 합니다.

김 공교롭게도 오늘 북부지방법원에서 우편물이 왔습니다. 언중위에서 서로 합의가 되지 않아 결국 불성립이 된 사건이 재판으로 이어지게 된 사례인데요, 이 내용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탁 언중위를 통해 반론보도를 요청했었는데요, 반론보도는 상대방의 입장을 써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반론보도를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기사의 내용과는 전혀 맞지 않는 반론보도 내용을 언중위를 통해 제시했기 때문에 시간이 들고 돈이 들어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김 언중위가 개인 등의 피해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이단들은 이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탁 동의합니다. 이단들은 자신들 정당성 획득의 기회로 언중위 등을 통한 법적인 문제 제기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러 소송 제기 중 ‘하나만 걸려라!’는 식으로 쉬지 않고 문제 제기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일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기사화한 것에 ‘재갈 물리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겠죠. 아울러 소송에서는 지금까지 본지의 승소가 대부분이었으나 일반 대중들은 승소의 것보다 패소만 기억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단은 재판 후 승소를 하게 되면 자신들 언론이나 이단 옹호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언론 플레 이를 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코 꼬투리 하나 잡히지 않기 위해 더욱 꼼꼼하게 기사를 쓰고 증거물을 채취하며 반론보도 하나라도 신중하게 처리해야만 합니다.

김 이단들은 반론보도만 해도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데 오보라고 퍼트리거나, 꼭 그렇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이 언론사의 잘못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론보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탁 반론보도는 언론의 의무 중 하나이고, 언론의 역할 중 반론보도의 공간은 정정보도와는 다르게 넓게 열려있는 편입니다. 말 그대로 보도된 내용에 대해 상대방의 다른 생각과 쟁점을 들어줘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정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즉시 반론을 통해서라도 자신들의 입장을 전하고자 애쓰거나 정정인지 반론인지 모를 모호한 내용의 준비서면 등을 제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김 말씀하신 대로 반론보도는 그 단체의 입장을 보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단들은 기사와 무관하게 자신의 입장을 더 붙여서 보도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현대종교는 반론 보도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 편인가요?

탁 법무팀이 활동하는 이단도 많기에 법의 허점을 최대한 노려 문제를 풀어가기도 하는데 그 때문에 본지는 반론보도에 있어서도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입니다. 반론보도 하나라도 무조건 지면을 내주긴 어렵고, 꼼꼼하게 살펴보고 대응하고 있죠. 이단들이 반론보도까지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고 우위를 꾀하려고 해서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반론보도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김 반론이나 정정보도의 결론이 나지 않고 불성립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거의 승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승소할 정도로 명확한 근거가 있다는 뜻인데, 비슷한 내용으로 타 언론사에서는 반론보도나 정정보도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봐야 할까요?

탁 세월호 사건 이후 일반 언론들이나 기독교 언론 중에서도 상당수가 다투기 귀찮아서인지, 아니면 반론보도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인진 모르겠으나 상대방의 입맛대로 정정과 반론을 게재하며 백기를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번 다퉈보지도 못하고 바로 정정보도 등을 게재하는 것을 보면 정말 화가 많이 납니다. 기사화할 때는 그렇게 열심히 자료와 인터뷰를 요청하다가 당사자에게 조금이라도 압박이나 항의를 받게 되면 바로 백기를 드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까 회의감도 듭니다. 그 같은 일이 벌써 7년 이상 당연시되고 있으니 더는 그 문제를 보고 있을 수만은 없고, 또 그러한 전례로 인해 사실과 진실 아닌 것이 가짜뉴스와 맞물려 세상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고 믿습니다. 그러기에 지금껏 정정보도는 힘이 달리고 물질의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끝까지 다투고자 노력하고 있고, 반론보도 역시 마지막 문장 하나하나, 단어 하나하나에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또 다듬고 수정하고 있습니다. 같이 버텨주고 싸우면 더욱 힘이 되고 세상을 정의롭게 밝힐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재판과 언중위 서류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탁지원 소장

 

김 정확한 근거로 기사를 작성하고 그에 대한 근거를 갖고 있으면 될 텐데 쉽게 쓰고 반론이나 정정보도를 쉽게 해주는 꼴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대종교는 기독교복음침례회기복침의 제소가 가장 많은 것 같은데 어떤가요?

탁 기복침이 언론을 대하는 방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어느 언론도 예외 없이 그들 관련 문제를 제기하면 반드시 법적인 소송과 언중위 신청으로 갚고야 말죠. 본지도 7년간 그들의 문제 제기로 인해 법원과 언중위를 밥 먹듯이 다녔습니다(언중위가 2014년에 처리한 1만 9048건의 조정 중 1만 6117건(84.6%)이 기복침과 관련된 기사인 것으로 밝혀진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언중위 창립 이래 가장 많은 수였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언론 길들이기’, 내지는 ‘언론에 재갈 물리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번에 언중위에 “세월호 사건 이후 7년 동안, 그리고 수십 년 전 선친이 활동했던 때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신청과 더불어 고소, 고발을 되풀이하는 신청인의 관행과 문제 제기로 인해 심적, 물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은 ‘기복침’이 아니라 본지이며, 오랫동안 습관적으로, 악성적인 언중위 신청 등을 제기하는 ‘기복침’을 보며 무조건적인 이의 신청을 거르는 장치 또한 언중위가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지 않겠나?”라는 의견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김 이단들이 반론이나 정정보도를 제소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해 보이는데요, 언론사로서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탁 우리가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더라도 상대방이 걸면 걸리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노력으로는 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 증거를 확보하는 것, 명예훼손이나 모욕만 아니라면 법적인 소송에서 패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기독교 언론사들이 언중위나 소송 건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단에서 특정 내용으로 문제제기를 해왔을 때 같은 내용으로 이미 결론이 난 부분이 있다면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법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타 언론사에서 그러한 기사를 참고한다면 이단에 대응하는 것이 지금보다도 훨씬 더 수월할 것 같습니다. 같은 내용으로 현대종교에서 소송까지 가서 승소한 것에 대해 타 언론사에서 정정이나 반론보도를 하는 경우가 있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김 이단들의 언중위 제소에 많은 경험을 한 분으로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탁 당연히 언론인으로서 증거물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기사는 주의해야 하며, 아울러 법적 문제 제기가 오더라도 바로 반론과 정정을 하겠다고 꼬리를 내리면 안됩니다. 다른 언론에서 겪은 비슷한 사건이 있었는지, 그 결과는 어떠했고, 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살펴봐야 하고 도움을 나눌 수 있는 곳들을 열심히 물색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지치지 말고 끝까지 싸워야 함도 물론입니다. 법적인 가이드라인과 판결들 중 승소한 자료와 정보들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다면 금상첨화이겠습니다.

이단들이 언중위를 백분 활용하고 있다. 물론 언중위는 힘없는 개인이나 단체에 필요하고 유용한 기관이다. 하지만 이단들은 재판에 비해 시간과 비용면에서 큰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최근 언중위를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 반론보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상황, 언론사의 의무라며 반론보도를 유도하는 언중위의 분위기 등 언중위를 이용한 이단들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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