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홍은 계시록 6장의 어린양께서 봉인된 두루마리의 인을 떼시는 환상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소개하고 비판한다.¹⁾

1. 첫째 인의 심판

요한계시록 6장 1-2절의 흰 말은 에베소교회 시대(31-106년)인데, 흰 말은 순결과 믿음의 승리를 표상한다. 새 언약 즉 유월절을 충실하게 지켜 어린양의 피로 눈처럼 희게 씻음을 받는 때이다.²⁾

⇨ 비판 안상홍은 요한계시록 2-3장의 7교회가 신약 시대의 7시기를 가리킨다고 해석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7인의 개봉도 동일하게 해석한다. 신약에 폐지된 옛 언약의 유월절을 새 언약이라 부른다. 그리고 유월절을 지켜야 어린양의 피로 사죄의 은혜를 입는다고 주장하기에, 사죄를 위한 인간의 행위를 강조한다.

안상홍은 요한계시록 6장 12-13절의 한 단어를 두 가지로 해석하는 안식교를 비판하는데, 정작 자신이 흰색을 순결과 믿음의 승리라고 다의적으로 해석하는 모순을 보인다. 흰 말을 타신 승리하신 예수님께서 악의 세력을 정복하여 심판하시는 모습은 요한계시록 19장 11절에도 등장한다.

2. 둘째 인의 심판

요한계시록 6장 3-4절의 붉은 말은 서머나교회 시대(106-303년). 붉은 말​은 피 흘림 즉 박해가 있으며, 이단과 불법의 기미가 시작되는 때이다(살후2:3-12).³⁾

⇨ 비판 칼을 들고 등장한 붉은 말 탄 자는 땅에서 평화를 없애버리기에 성도를 박해하기보다, 하나님께서 악의 세력을 심판하시기 위해 동원한 전쟁을 수행한다. 데살로니가후서 2장 3-12절의 불법자의 활동은 바울 당시에 이미 기운이 일어났고 곧 전면에 등장하여 성도를 박해할 네로 황제를 가리킨다.

따라서 데살로니가후서 2장 3-12절을 두루뭉술하게 이단과 불법의 기미라고 보기 어렵다. 붉은 말은 하나님께서 악을 심판하시는 전쟁을 상징하는데, 예루살렘 성전의 파괴를 초래한 AD 66-70년의 유대-로마전쟁과 로마제국의 극심한 혼란을 일으킨 AD 68-69년의 이탈리아의 내전으로 성취되었다.

3. 셋째 인의 심판

요한계시록 6장 5-6절의 검은 말은 버가모교회 시대(313-538)를 가리키며, 콘스탄틴 황제가 생명의 진리인 유월절을 없앴다. 검은색은 유월절을 지키지않음을 가리킨다. 양심의 가책자들인 에서와 발람처럼 진리를 버리고 황제 편에 들어간 사람들이 많다. 진리의 빛과 새 언약의 포도주는 해치 말아야 하므로, 교회는 광야에 나가 유월절을 마음껏 지켰다. 참 진리가 광야로 나갔으니교회를 해칠 수 없다.⁴⁾

⇨ 비판 요한은 소아시아 7교회를 위해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을 예언하​지, 4-6세기 기독교를 인정한 로마제국이 구약의 유월절을 없애버린 사건을 예고하지 않는다. 감람유와 포도주는 유월절 곧 새 언약을 지키는 참 진리 공동체를 가리키지 않고, 하나님께서 악인을 심판하시는 와중에서 구원과 보호를 받는 참 크리스천을 가리킨다. 참고로 의아하게도 안상홍은 요한계시록 6장 7-8절의 넷째 인의 심판과 그때 등장하는 청황색 말에 대하여 해설하지 않는다.

4. 다섯째 인의 심판

요한계시록 6장 9-11절의 순교자가 (하늘) 제단 아래에서 외치는 시대는 사데교회 시대(1789-1939)이다(참고. 히12:23; 계8:3). 피우스 6세가 프랑스혁명 때 죽은 후 종교 자유가 일어나 암흑 시기 동안 순교자들의 영혼이 위로를 받았다. 종교개혁자들이 천주교의 비밀을 파헤침으로 억울하게 죽은 순교자들의 영이 외친 것이다.⁵⁾

⇨ 비판 유럽에서 천주교가 득세하던 암흑의 시기에 순교자들이 발생했지만 프랑스혁명으로 피우스 6세가 죽음으로 기독교는 자유를 찾았고 순교자들은 위로를 받았다는 해석은 요한과 소아시아 7교회와 무관하다. 요즘 지지자가 거의 없는 세상-교회적 해석은 안상홍처럼 반 천주교적 해석을 종종 시도한다. 사도 요한 당시에 믿음을 지키다가 순교자들이 발생했는데, 하나님의 눈에 그들은 흰 두루마기를 입을 승리자들이다.

​5. 여섯째 인의 심판

요한계시록 6장 12-16절 지진, 어두워진 해, 피 흘리는 달, 떨어지는 별들은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에 대한 예언이다. 해는 복음, 달은 구약, 별들은 육적 이스라엘 백성을 표상한다. 2차 대전으로 복음이 막히고 대혼란이 발생했고, 한국교회도 신사참배로 큰 환난을 겪었다. 달 즉 구약은 망하고, 별즉 육적 유대인은 태풍 즉 큰 전쟁으로 600만 명이 학살당했다.⁶⁾

⇨ 비판 지진과 광명체가 어두워지고 피를 흘리며 떨어지는 것은 이사야 13장 10절, 요엘 2장 31절, 사도행전 2장 20절 등에서 볼 수 있다. 광명체는 바벨론 제국의 권력가들처럼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악한 통치자들을 가리킨다. 이 사실은 요한계시록 6장 15-17절의 왕족, 장군, 부자 그리고 강한 자가 하나님의 심판을 두려워하는 모습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신사참배로 고난 당한 한국교회와 나치에 의해 살해당한 600만의 불신 유대인을 동일선상에 둘 수 없다.

6. 안식교 해석에 대한 안상홍의 비판

안상홍은 본인인 한 때 몸담았던 안식교의 해석을 비판한다. 안식교는 문자 그대로 1755년 11월 1일 리스본 대지진(계6:12), 1780년 5월 19일에 해가 어두워지고(계6:12), 1833년 11월 13일에 별이 떨어졌다(계6:13). 혹은 해를 복음으로, 별을 육적 이스라엘 백성으로 보기도 한다.

요한계시록 8장 12절의 해, 달, 별은 황제 집정관 의원들, 요한계시록 9장 2절의 해는 복음, 요한계시록 11장 13절의 지진은 사변 전쟁이다. 안상홍은 안식교가 해를 실제 태양과 복음으로, 지진을 실제 지진과 사변으로, 별을 실제 별과 육신적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큰 모순이라고 주장한다.⁷⁾

⇨ 비판 요한은 18-19세기의 지진과 일식 그리고 별똥별을 예언했을 리 없다. 소아시아의 7교회는 그런 사건들을 몰랐으며, 그것들로부터 위로와 소망 그리고 경고를 받을 수 없다. 안식교처럼 안상홍도 ‘흰 말’(계6:2)에서 순결과 승리라는 다의성을 찾은 바 있다.

나오면서

요한계시록은 편지이므로, 송신자와 수신자 간의 적절한 의사소통을 살피는 것은 올바른 해석을 위한 열쇠이다. 요한계시록 6장의 7인의 개봉 환상은 어린양께서 계시록의 독자인 소아시아 7교회를 박해하던 악의 세력을 속히 심판하실 사건을 예고한다.

이 심판은 보좌에 앉으신 성부께서 세상을 통치하시는 계획에 따라 반드시 속히 일어날 일들이다. 하나님은 구약에서도 칼, 기근,짐승, 전염병으로 언약 백성과 이방 나라를 심판하셨다(렘14:16, 27:8, 29:17, 42:22; 겔6:11). 요한계시록에서는 구약에서 하나님께서 시행하신 심판을 이제 어린양께서 수행하신다고 밝힌다.

악의 세력이 받을 심판을 교회가 당할 박해로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출애굽 전에 애굽이 받은 10재앙처럼, 계시록의 심판도 신실한 언약 백성이 당할 고난이 아니라 그들을 핍박한 악의 세력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와 재앙으로 해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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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자세한 내용은 송영목, “안상홍의 요한계시록 해석 비판,” 『신약연구』 20/1 (2021년 3월호)를 참고하라.
2)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14.
3)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14.
4)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14.​
​5)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 二 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15.
6)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16.
7) 안상홍, 『聖書 설교집(第二卷): 요한계시록과 다니엘서 연구』,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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