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용의 보편화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대면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면서 편한 시간, 원하는 장소에서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검색만 하면 필요한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는 유튜브. 이는 개인의 신앙생활에도 적잖은 파급력을 불러와 급기야는 이단성이 농후한 유튜브 채널에 미혹되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크리스천영성학교’와 ‘아브라함 블레싱 미니스트리’에 관한 제보와 문의가 들어왔다. 비만과 다이어트 등은 기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행태를 살펴보았다.

<크리스천영성학교>
귀신 축출 사역으로 비만, 거식증 등 질환 치유

<크리스천영성학교>는 기도 훈련 학교와 유튜브 채널로 활동한다. 신○○씨가 운영하고 있으며, 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크리스천영성학교는 악한 영의 활동성을 알리고 귀신을 쫓아내어 영혼을 구원하고 기도 훈련을 하여 하나님께로 인도하라는 성령님의 명령으로 시작되었다”고 소개했다.

 

▲크리스천영성학교 유튜브 채널

  

여기에서 말하는 기도 훈련은 신씨의 주도로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진행하며 축출 기도와 코칭, 예배, 성경공부, 디사이플스 코칭(기도훈련 과정 중 하나로 지금은 온라인 줌을 통해 진행하고 있다) 등을 진행한다. 서울, 경기, 강원, 충청, 전라, 제주 등 국내뿐만 아니라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도 <크리스천영성학교>의 훈련을 받는 신도들이 모임 등을 통해 활동하고 있었다.

신씨가 운영자로 있는 <크리스천영성학교> 유튜브 채널은 2016년 12월에 개설되었다. 신씨는 유튜브에서 자신을 ‘쉰목사’로 지칭했으며 5월 현재 1만 7900명의 구독자와 1280개의 영상이 있다. 이 채널에서는 “귀신이 일으킨 질병은 축출 기도를 통해 치유 가능하며, 이 모든 것은 성령이 자신에게 명령한 영혼 구원 사역”이라며 ‘귀신론’을 주장했다.

신씨는 2020년 9월 11일 ‘귀신들도 질병을 일으키는 패턴이 있다’라는제하의 영상을 통해 “사탄과 귀신도 그분(하나님)의 피조물이고, 그가 부리시는 영이다. 나는 하나님이 허락한 한계 안에서 사람에게 시험을 주고 생명과 영혼을 사냥하고 있다”며 “내가 하는 사역은 귀신 축출 사역이며, 귀신들의 활동성을 알리는 사역이다.

그 가운데 고질적인 질병을 기도로 치유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전하며 활동 내용을 소개했다. 또한 “귀신은 사람의 뇌를 조정하며 사람의 육체에 잠복하여 정신질환과 각종 고질병을 일으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9년 8월 26일 ‘영성학교에서 가장 쉬운 일은 고질병을 고치는 것이다’라는 제목의 영상에서는 ‘비만’과 ‘거식증’ 등 각종 질병은 귀신을 쫓아내면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또한 “심장질환, 편두통, 허리통증은 귀신이 잠복한 사람에게 아주 흔한 증상이며, 특히 호르몬을 조작하거나 망가뜨려 유방암, 자궁암, 갑상선 질환 등을 자주 일으키는데 이는 귀신의 공격 확률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질환은 축출 기도로 치유가 일어난다.

실제로 귀신을 쫓아낸 데이터를 바탕으로 열거한 것이며, 대부분의 기독인들은 믿음이 없기에 축출 기도나 기도훈련 등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로 기성교회 교인들을 비방하기도 했다. 2021년 5월 5일 “성령께서 말씀하신 귀신의 비밀(3) 교회가 기도를 못하는 이유가 좀비들의 행위 때문이다”라는 제하의 영상을 통해서는 “왜 교회가 기도하는 것을 잊었는지 아는가. 성경대로 기도를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미혹의 영이 교회 지도자들의 머리에 타고 앉아 자신(귀신)의 생각을 넣어주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교회 지도자들이 귀신의 소리를 듣고 귀신들이 시키는대로 좀비가 되었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신씨는 종말에 관해서도 설파했다. 2020년 11월 9일 영상에서는 “마지막 때에는 귀신을 잡는 자들이 많지 않고, 귀신을 따르는 자들이 많다”며 “종말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며,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하나님께서 결심(종말)하셨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고 전했다.

본지 편집자문위원 이승구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는 “정통교회는 악한 영의 활동을 이런 식으로 구체화하지 않는다”며 “이런 질병이 귀신 때문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축출 기도라는 용어와 형태 또한 비성경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브라함 블레싱 미니스트리>
초자연적 에너지로 살 빼기 가능

2011년 10월 13일에 개설된 유튜브 채널 <아브라함 블레싱 미니스트리>는 에미꼬(Emiko Soon Chung)라는 이름의 여자가 운영 중이며, 구독자들은 그를 ‘선교사’로 지칭했다. 이 채널에서는 ▲힐링 살 빠지는 물 만들기 ▲살 빼기 위한 사운드 ▲유튜브 다이어트, 두뇌 좋아지기 ▲먹으면서도 살 빠지는 비결 등 주로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살을 뺄 수 있다는 등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다.

2019년 4월 25일 ‘힐링 살 빠지는 물 마시기’ 영상을 통해서는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구사하며 살 빼는 물 만들기 방법을 강의했다. 에미꼬는 영상을 통해 “에너지(물)가 변하기만 하면 살이 빠지는 물이 된다. 하나님이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원자의 에너지가 바뀌면서 물이 바뀌는 것”이라며 물이 든 텀블러를 가져왔다.

“이제부터 하늘에서 내려온 소리를 낼 것”이라며 텀블러를 붙잡고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기 시작, “누구든지 이 바뀐 물을 마시면 살이 빠지고 병이 나을지어다!”라고 축사하는 시늉을 했다. 이 행위는 10분간 지속됐다. 그 후 그는 “하늘에서 받은 다이아몬드”라며 작은 돌멩이를 가져와 주문을 외우듯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이 다이아몬드는 감정을 받아야 하지만 5캐럿짜리이며, 천 오백만 원이다”라고 말하며 텀블러 위에 돌멩이를 놓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통해 “하늘에서 받은 다이아몬드”를 소개한 에미꼬(출처:<아브라함 블레싱 미니스트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에미꼬는 “약간 물에서 소주 맛이 난다”, “지금 믿음으로 마셔라. 아픈 것이 사라질 것이다”라는 등 물에 대한 효능을 강조했다. 구독자들은 실시간 채팅을 통해 “배가 아팠는데 물을 마시고 통증이 사라졌다”, “트림이 나오고 방귀가 나온다”, “코가 막히고 몸살이 왔는데 코가 뚫렸다” 등의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반응에 에미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내 노래했고 춤을 추기도 했으며, “내 몸에 슈퍼 에너지가 난다.

초자연적인 에너지다. 우린 종교적인 신앙이 되지 말고, 신나게 살자” 등의 말로 현혹했다. 영상 말미에는 자신의 살 빼는 비디오를 본 자녀가 살이 빠졌다는 소식과 배가 들어갔다는 사람이 있다며 그들의 믿음을 칭찬했으며, 미국인들이 자신의 동영상을 보며 살을 많이 빼고 연락이 많이 온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2019년 3월 25일 ‘살 빼기 위한 사운드’ 영상에서는 살을 빼기 위해서는 파동 즉 소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에미꼬는 “다이어트하는 파동을 보내는 비디오를 찍어 올리라고 하나님이 그러셨다. 우리 몸에는 파동이 흐른다. 천상의 음파가 우리의 몸 가운데 들어가 세포를 녹여주면서 근육으로 바꾸어주는 음파를 하나님이 주신다. 믿음으로 마음을 열고 받아들이면 초자연적으로 살이 빠지고 근육이 만들어진다”며 “두두두두두 웅웅 우우우 두두두두”와 같은 알 수 없는 소리를 약 6분간 진행했다. 영상 말미에는 “영안에 살지 않는 기독인들의 눈엔 내가 이상하게 보일 것(이다)”라며 “영상 끝에 광고가 나온다. 광고비가 25센트다. 계속 반복해서 광고까지 보면 이 사역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에미꼬는 2019년 3월 25일 ‘진짜 쉽게 다이어트하는 방법’이란 제목의 영상을 통해 부산 생명수교회 양결 목사를 언급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부산생명수교회 양결 목사(예장고신 부산중부노회에서 신사도운동 등의 문제로 목사 면직)가 있는 곳에서 4월에 집회를 한다. 그분(양결 목사)도 뚱뚱했는데 날씬해졌다. 성령 안에서 그분을 마시고 성찬식을 통해 에너지를 받자”며 양결 목사와의 관계를 과시했다.

 

▲에미꼬와 남편이 성찬식하는 모습(출처: <아브라함 블레싱 미니스트리> 유튜브 영상 갈무리)

  

실제로 2019년 11월 21일 부산 생명수교회 집회에서 남편과 함께 성찬식을 진행했다. 교인들은 한 사람씩 나와 줄을 섰으며, 남편은 교인들 머리에 안수했다. 안수를 마친 교인들은 떡과 포도주로 보이는 것을 먹으며 자리로 돌아갔다. 성찬식이 마무리되자 그는 집회에 참석한 교인들에게 간증을 시켰다.

교인들은 “몸에서 열이 나면서 무언가 치유되는 느낌이다”라며 오열하는 등 성찬식에 의미를 부여했다. 에미꼬는 ‘성찬식 다이어트’도 진행했는데 그 성찬식에 참여한 남성은 “지난 1월 에미꼬의 기도를 받은 후 식욕이 없어졌고, 밥을 먹지 않아도 건강해졌다”며 “성찬식만 하면 괜찮아진다. 식욕이 저절로 감퇴 되어 10킬로나 감량됐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1월 27일 ‘저주 끊는 성찬식’ 이란 영상을 본 구독자가 “성찬식이 성경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댓글을 달자 “내가 하는 성찬식은 종교적인 것이 아니다. 주님만 자신을 판단할 수 있다”며 반박했다.

에미꼬는 <미라클 스쿨>을 운영 중이다. 현재 5기 학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수업 기간은 7월부터 11월까지(20주)다. 온라인 줌을 통해 진행되는 미라클 스쿨은 독후감 제출, 중보기도 모임, 아웃리치, 연합 모임 등의 내용으로 진행하며 105만 원의 수업료를 받았다.

미라클 스쿨 참석자는 2019년 12월 9일 ‘먹으면서도 살 빠지는 비결’ 영상을 통해 “살 빠지라고 배를 치며 주님께 기도했다. 그랬더니 배에 있던 살이 빠졌다”며 웃어 보였다. 이에 이승구 교수는 “살 빼는 소리, 주문, 성찬식 다이어트 등의 행위는 비성경적이며, 다이어트에 성찬식을 사용하는 것은 오용이다”라며 “바른 신앙은 오직 성경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성경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생각하고,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구원에 목말라 있는 시대. 이로 인한 갈증으로 영적 피로감이 쌓이고 해소되지 못하는 마음의 곤고함을 안고 사는 현실 앞에 자신의 행위를 성령의 명령이라 말하며 하나님을 방패 삼아 잘못된 교리를 설파하는 이들이 유튜브를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귀신을 쫓는 행위로 앓고 있는 병이 나으며, 운동과 식이요법 등의 방법 없이 초자연적인 현상으로 살이 빠진다는 비상식이 통하는 세상에 사는 지금. 올바른 신앙관과 바른 정체성으로 ‘건강’하고 ‘효과적인’ 그리스도의 삶을 살아 영적인 미혹에 당당히 싸워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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