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일본의 공영방송 NHK는 ‘역전 인생 - 수렁에서 빠져나온 사람들의 진실 이야기’라는 시리즈에서 “컬트2세 - 부모에게 속박된 삶으로부터 탈출”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하였는데 ‘컬트2세’라고 불리우는 사카네 마미(坂根真実)씨가 출연했다. 그녀는 현재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해독(解毒)」이라는 책을 출판하여 신흥 종교에 빠져든 어머니 밑에서 자란 자신의 쓰라린 기억을 이야기했다. 방송에서는 구체적인 특정 종교집단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저서에서는 ‘여호와의 증인’(이하 교단)이라고 밝히고 있다.¹⁾

사카네씨의 어머니는 결혼 후 교단에 들어갔다고 한다. 가족 모두가 교단의 집회에 다니게 되었고 사카네씨는 열한 살에 세례를 받았다. 항상 어머니와 집집마다 전도를 다녔고, 학교 공부보다는 교리공부를 우선시했다. 그리고 일부를 제외한 텔레비전, 영화, 음악, 게임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런 규율을 어기면 체벌을 당해 자신도 모르게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어머니와 교단에 순응하는 인간으로 자라게 되었다.

사춘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자신의 종교에 대한 의문을 느끼게 되었으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갈 곳이 없는 그녀는 신자가 경영하는 회사에 다니게 되었고 변함없이 월 90시간 전도 활동을 하였다. 그리고 교단이 정해준 상대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남편의 폭력에 시달리게 되면서 이혼했다.

그러나 교단의 간부는 이혼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 이혼은 법률적인 문제이고 하나님은 이혼을 인정하시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카네씨는 다른 신자와 재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교단의 간부는 “이혼을 하지 않았음(이혼을 인정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중혼이라는 큰 죄를 저지른 것이기 때문에 사카네씨를 추방한다”고 선언했다.

그 후 갈 곳이 없어진 사카네씨는 자신을 추방한 교단의 집회에 갔지만, 교단과 교단 신자, 어머니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후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을 잃어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갔다. 다행히도 병원의 주치의는 그녀의 몸과 마음을 정성껏 돌봐 주었고 병원에 입원했던 환자들과 지금까지와는 다른 친교를 맺으면서 조금씩 치유되어 갔다.

그리고 사카네씨가 결정적으로 치유된 것은 병원에서 친해진 사람들의 회식에 초대받았을 때였다. 몸과 마음이 아팠을 때도 교단의 집회는 빠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회식’과 ‘교단 집회’가 같은 날 같은 시간이었다. 그녀는 회식에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회식에 참여한 것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자신의 감정을 속이지 않고 스스로 자기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날이었다. 

▲“「해독(解毒)」 - 여호와의 증인의 세뇌로부터 탈출한 한 여성의 수기” KADOKAWA書店 (2016/1/23)출판 저자: 坂根 真実(사카네 마미)

▲“컬트2세 부모에게 속박된 삶에서 탈출” NHK의 프로그램 https://www.nhk.jp/p/gyakuten-j/ts/JYL878GRKG/episode/te/69X2M5G8Y9/

▲교단과 교단 신자, 어머니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후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을 잃어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간 사카네 마미씨

▲재연 드라마와 게스트와의 대담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https://www.nhk.jp/p/gyakuten-j/ts/JYL878GRKG/episode/te/69X2M5G8Y9/

 

일반인이 생각하면 간단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그녀에게는 터닝 포인트였다. 그 후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책을 출판하여 일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부모가 믿고 있는 종교 환경 속에서 성장한 소위 ‘컬트2세’의 문제가 일본에서는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의 언론사인 「동양경제」의 ‘변호사 닷컴’ 5월 19일자는 “제발 컬트2세 문제를 거론하여 세상에 알려주세요”라는 독자 메시지에 대해 보도했다.

어느 종교단체의 2세인 20대 여성은 태어나자마자 매주 집회에 나가게 되었고, 종교단체는 신자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지상 명령이나, 연애와 자유 결혼은 할 수 없다고 한다. 결혼 상대는 하나님께서 선택하는 것이라고 들어왔고, 어릴 때부터 종교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해왔으나 성인이 된 후에는 강요당하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도 결혼에 대해서는 “상대방에게 평생 불편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전한다.

부모 모두가 열심히 종교단체에 다녔지만, 어머니는 교회 행사에 참여하도록 강요해왔다. 어릴 때부터 철저하게 “하나님은 항상 보고 있다”고 들어왔다. “어디에서 나쁜 일을 해도 하나님은 다 보고 있으며, 마지막 죽을 때 녹화했던 비디오테이프를 재생한다. 어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을 했는지 보게 되고 그것에 따라 천국이나 지옥에 갈지 결정된다고 듣고 자라와서 항상 어디를 가도 감시당하고 있다고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연애를 하면 사탄이 유혹하기 때문에 타락해서 지옥에 간다”고 항상 들어왔다. 또한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된 남자와 여자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 때문에 결혼 상대는 하나님께서 선택 하신다”고 들어왔고 심지어 초등학생 때부터 남자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을 제지당했다. 자연히 종교단체의 예배에 가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

중학생이 되고 나서부터 특별활동과 공부에 바빠 일요일 예배는 가지 않게 되었지만 ‘연애금지’라는 세뇌에 의해 사람을 좋아한다는 당연한 인간의 감정을 이상하게 여겼다. 연애로 발전하지 않도록 일부러 남자아이 같은 행동을 하여서 반에서는 자기를 여자로 보는 사람이 없었고 모순된 자신과 타협하며 살아왔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반항기가 오고 어머니와 의견이 부딪히면 어머니로부터 “너를 낳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다고 고백하였다.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2017년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만화가 있다. ‘이시이 사야’라는 필명의 저자가 쓴 “종종 종교를 전도하러 오는 사람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라는 만화이다.

이시이 사야씨는 어느 종교집단의 신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항상 감시를 당하는 기분으로 엄격한 종교 교리를 지켜야 했다. 남자친구와 놀지도 못하고 여자아이들이 입는 보통의 ‘여자아이 옷’은 화려한 옷이라 입지도 못했고 게임도 운동회도 못 하고 항상 어머니와 전도 활동을 같이 나가야 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성장 경험을 트위터로 공개하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일본의 유명 만화잡지 월간 「영 매거진」에 만화를 연재하고 단행본을 출판하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그녀는 “한 개인이 신을 믿는 것은 자유이지만 어린이를 종교의 자유에 속박하게 되면 불행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자신이 그 경우에 속하기 때문에 자신의 쓰라린 체험을 공개했다고 전한다. 다시는 자신과 같이 불행한 어린이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만화를 출간하였다는 것이다.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어머니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홀로 자신이 선택한 인생을 걸어가게 되었다.

(6~12페이지는 “종종 종교를 전도하러 오는 사람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라는 만화의 일부분입니다. 만화의 내용을 통해 그녀의 쓰라린 체험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밑의 만화의 저작권은 일본의 강담사講談社 출판사와 이시이 사야씨가 갖고 있습니다.)

교리상 격투기와 경쟁 스포츠는 해서는 안 된다. 일본에서는 이로 인해 기마전, 달리기 경주 등이 열리는 학교의 운동회에도 ‘교리상의 이유’로 참가해서는 안 된다. 밑의 만화는 이로 인해 운동회 응원 연습에 참여 못 하고 혼자서 교실 책상에 앉아 있게 된다.
 

▲「종종 종교를 전도하러 오는 사람의 집에서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 講談社(2017/12/20)출판 저자: 이시이 사야 화려한 옷(이라고 해도 반바지나 짧은 치마 너풀거리는 상의)을 입거나 남자친구를 사귀고 어머니와 전도활동을 같이 가지 않는 등 교리에 반한 행동을 하면 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당하였다.

▲ “(교리에 반하는) 그런 말을 하는 아이는 채찍이다” “죄송해요. 잘못 말했어요!!” “안돼. 구석진 다다미방으로 와라”

▲“음 굵은 채찍과 얇은 채찍 어떤 것이 좋아?” “굵은 것으로” “흠 바지와 속옷을 벗어라”

▲“(선생님이 교리상 운동회에 참가 안 한다는 이야기를 듣 고) 응, 알았어. 그럼 운동회 연습할 때에는 자리에 앉아 있 어라” “삼삼칠 박수 시작” “짝짝짝”

▲“(학교)교가나 국가를 부르는 것은 우상숭배이기 때문에 참가해서는 안 됩니다”

▲“그럼 성서 구절이라도 전해드리고 싶은데요” “괜찮다고요. 빨리 나가세요” “어 켄타!” (문 닫힘)

▲“어머니가 믿는 종교는 수혈을 금지합니다. ‘수혈’ 아니면 ‘죽음’을 선택해야 할 상황에서는 망설일 필요없이 죽음을 선택합니다. 수혈하면 낙원에 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종교집회에서는 수혈의 위험성에 대해서 강연을 합니다. 수혈하지 않는 수술도 성공한 사례도 있고 수혈을 강행하여 죽게 된 사례를 언급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전도 활동을 해야 한다. 전도 활동을 거부하면 앞서 소개한 바와 같이 체벌을 당한다. 어쩔 수 없이 어머니와 전도 활동을 나갔는데 문전 박대를 당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같은 반 남자친구인 켄타의 집이었다.

‘컬트2세’라는 단어의 유행으로 인해 일본 사회에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이단 컬트집단에 대한 경각심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컬트2세’라는 단어 자체가 ‘이단 컬트집단의 2세’를 가리키는 단어가 아닌 종교 전체의 2세를 가리키는 것으로 확대해석이 되어 옴진리교 사건 등으로 ‘종교단체’를 터부시하는 일본 사회가 순수하고 사회적 순기능을 행하는 종교단체까지 수상하게 바라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찬반양론은 있지만 ‘컬트2세’들의 끊임없는 체험은 일본 사회의 경종을 울리고 있으며 종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 자신이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종교가 자신에게는 절대적 진리일 수 있다. 하지만 자신만이 진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절대적 배타성으로 인해 사회와 가정 특히 이 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의 몸과 마음을 해치고 인권을 무시한다면, 그것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속박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죄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종교 특히 기독교의 진리는 속박이 아닌 자유다. 하나님을 믿음으로 인해 우리에게는 속박이 아닌 자유가 주어진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요한복음 8장 32절의 말씀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고 묵상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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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글에서는 ‘컬트2세’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나 NHK방송의 타이틀 원문은 “종교(宗敎)2세 부모에게 속박된 삶에서 탈출”이다. ‘종교2세’라는 단어를 사용할 경우 사회적 순기능을 행하는 종교단체 전체의 2세를 가리키는 것으로 확대해석이 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컬트2세’라는 단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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