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 단체들이 학교를 설립해 틀에 박힌 공교육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세력을 확장하고자 각 단체의 신학생들을 자체적으로 육성한다. 그들은 어떤 유형의 학교를 세워 학생들을 그들의 교육방법으로 가르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특성화고등학교

이단 단체는 특성화고등학교를 통해 특정 분야의 인재와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고 있다. 기독교 이단은 아니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은 대순진리회는 1980년대부터 대진대학교, 대진고등학교를 비롯한 다수의 교육기관을 세워왔다. 그중 2개의 특성화고등학교를 설립했다. 대진디자인고등학교는 강남구의 유일한 디자인 특성화고등학교로 시각정보디자인과, 실내건축디자인과, 소프트웨어콘텐츠과, 총 3개의 학과가 존재한다. 학생들은 졸업 후 대학 진학뿐만 아니라 국가직공무원, 서울시청, 서울교통공사 등 공무원의 길을 걷기도 하며 바로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대순진리회의 또 다른 특성화고등학교로는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가 있다. 1995년 설립된 대진전자통신고등학교는 부산광역시 금정구에 있다. 매년 총 200여 명의 학생을 모집하며 특별전형(취업희망자)으로 입학할 경우 취업서약서를 작성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총 4개의 학과가 있고 전기전자과, 컴퓨터소프트웨어과, 스마트콘텐츠과, 산업디자인과로 나누어져 있다. 종교활동과 관련되어서는 직접 문의한 결과, 두 학교 모두 대순진리회 관련 교육기관임을 인정하나 일체의 예배나 종교활동은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선정국제관광고등학교는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대표 한학자) 산하 특성화고등학교다. 학교 홈페이지에는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에 대한 소개가 적혀있다. 선정국제관광고등학교의 건학이념은 통일교의 비전과 동일한 애천(愛天), 애인(愛人), 애국(愛國)이며 뿌리는 ‘참사랑’이라고 설명한다. 학과는 호텔항공과, 관광미디어콘텐츠과, 간호과로 총 3개이며 매년 총 100여 명의 학생을 모집한다.

학교 홍보 팸플릿에는 “신입생 특별전형에서 ‘진로체험 및 관광서비스캠프’라는 학교 행사에 참여하고 이수증을 제출한 학생 중 관광 분야에 소질이 있고 장래가 기대되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 있습니다”라며 교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에 직접 문의한 결과, 타 종교에 대해서 배우는 종교시간은 있으나 통일교와 관련된 예배나 종교활동은 없고 신앙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율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대안학교

틀에 박힌 공교육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하는 대안학교. 이단 단체들이 세운 대안학교가 다수 존재한다. 기쁜소식선교회(대표 박옥수, 기소선)가 설립한 링컨스쿨은 전국 12곳에 위치한다. 링컨중·고등학교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인성 교육’이라며 교육 방향을 소개하고 교육목표와 운영방침으로 기소선이 앞세우고 있는 ‘마인드 교육’을 언급하고 있다.

 

▲링컨하우스부산스쿨 서약서 (출처: 링컨하우스부산스쿨 신입학 원서)

링컨학교에 지원 시, “본교는 성경적인 신앙을 기초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으므로 학교에서 정하고 가르치는 신앙적인 가르침과 모든 활동에 참여하고 따르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힌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링컨하우스부산스쿨에 기소선과의 연관성을 문의한 결과, “기쁜소식선교회 소속 기쁜소식부산대연교회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학교 운영은 선교회의 관여없이 별도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왈덴스국제학교는 2005년 설립된 안식교(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 소속의 대안학교다. 학교의 공식 홈페이지 대신 포털사이트의 카페와 유튜브로 학교를 소개한다. 왈덴스국제학교는 중세시대에 목숨 걸고 진리를 지킨 왈덴시안을 따라 진리를 지키며 이 시대의 왈덴스인을 양성한다는 교육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침 8시 30분에 아침기도회를 진행하며 영어, 노작, 재능개발(음악교육), 성경수업, 예언의 신 연구 등의 교육과정이 있다.

▲왈덴스국제학교의 아침기도회 (출처: 유튜브 채널 <왈덴스국제학교 공식 채널>)

입학 지원 시 ‘신앙교육을 수용하며 모든 영성교육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것’과 ‘기도하는 학생,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영적인 학생이 될 것’에 서약해야 한다. 왈덴스국제학교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카페의 ‘왈덴스 생활’이라는 카테고리에서는 왈덴스 식사법을 소개한다. 현미를 먹으며 육식을 피하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등 학교에서 안식교가 추구하는 식사법을 그대로 따름을 알 수 있다.

학교에 문의한 결과 “안식교 재단 소속이 아닌 별개로 운영하지만, SDA 교리를 따른다”며 “안식교의 예배 형식을 그대로 따르고 아침, 저녁으로 예배를 드린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95% 이상이 안식교 신도”며 “종교를 가지지 않은 학생은 입학 시 종교 관련 동의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종교를 강요받는다고 느낄 수는 있으나 문제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하남시에 위치한 동성(중)학교 역시 안식교 소속의 대안학교다.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삼육재단과 자매기관임을 밝히고 있으며 SDA 목회자 자녀가 입학할 경우 학비 보조를 받을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동성학교의 입학지원서에는 일반전형, 특별전형 외에 ‘삼육직원자녀 전형’이 따로 존재한다. 왈덴스국제학교와 같이 노작, 재능교육(음악)을 실시하며 성경 수업도 진행한다. 성경 수업 외에 종교 관련 활동으로는 예배, 기도시간, 성경통독 등이 존재한다. 동성학교 홍보영상에서 “참교육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충성하는 하나님의 종들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크리스찬중·고등학교는 킹제임스성경(The King James Version, KJV)만이 유일한 성경이라고 주장하는 성경침례교회(말씀보존학회, 담임 이송오) 산하 교육기관이다. 성경침례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자녀들을 바른 성경의 기초 위에 교육하고자 설립하였다”며 교육목표를 밝혔다.

크리스찬중 ·고등학교는 홍보 책자를 통해 교내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오전에는 채플을 드리며 성경공부를 하는 등 종교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독서토론이나 미술, 글쓰기 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융합 수업을 한다. 오후에는 영어낭독, 자기주도학습, 자기계발, 교과선택수업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방과 후에는 체육, 음악 등의 활동을 하며 저녁식사 이후에는 자율학습, 자기계발 시간이 있다.

학교 홍보영상을 통해 학생들이 거리설교와 구령으로 거리 전도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학교 측은 “따로 학교 건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침례교회와 한 건물을 쓴다”고 밝혔다. “성경침례교회 신도들만 지원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규칙을 잘 지키고 주일과 수요일에 드리는 예배만 드리면 된다”고 밝혔다.

예장합동에서 참석, 교류, 후원금지로 결의한 하비람(삶을 예술로 가꾸는 사람들, 대표 장길섭은 2010년 ‘레드스쿨’이라는 대안학교를 설립했다. 저들은 “인간의식 변화 프로그램 하비람이 일상의 삶을 예술의 경지로 가꾸는 방법을 안내하는 평생학습 공동체”라고 주장한다.

교육과정에는 기본 교과 과목과 책 읽기, 레드 아포리즘을 일컫는 지력 과정, 하비람이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관련 있는 삶의 향연, 명상특강, 레드 법정 등을 학습하는 심력 과정, 달리기, 마라톤, 국토순례 등 체육과 관련된 체력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력 과정의 ‘삶의 향연’이라는 교과는 설립자이자 이사장인 장길섭이 직접 가르치는 것으로 소개한다. 학생들은 17살이 되면 자신의 몸과 생각, 행동에 책임진다는 의미로 성인식이라는 행사를 진행한다. 산속에 들어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롤모델을 만나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는 과정을 거쳐 발표하는 것이 성인식 행사다.

한편, 학교에 지원 시 개인 면접은 가정 방문으로 이루어지며 설립자와의 면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레드스쿨의 독특한 특징이다.

학위과정이 있는 기관들

청암예술학교는 학점은행제 제도로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학위를 주는 학교다. 청암유치원, 청암중·고등학교와 같은 기관으로 안식교 소속이다. 총 6개의 전공이 있다. 사회복지, 아동·가족, 화예, 기악, 미술, 상담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과 기악을 전공하면 예술전문학사를 받게 되고 아동·가족, 사회복지를 전공하면 각각 가정전문학사, 행정전문학사의 학위를 받게 된다. 청암예술학교는 다수의 유명한 연예인을 교수로 영입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청암예술학교는 안식교의 교리를 따르는 학교임을 인정하나 채플이나 종교활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석사 ·박사 과정의 대학원만 두고 있는 이단 단체들의 대학원대학교도 존재한다. 선학UP대학원대학교는 통일교 계열의 전문대학원대학교로 앞서 언급된 선정국제관광고등학교와 동일하게 애천愛天, 애인愛人, 애국愛國의 건학이념으로 설립되었다. 청심신학대학원대학교로 개교했고, 2016년 현재 이름으로 개칭했다. 석사과정으로 참부모신학, 평화NGO학 과정이 있고, 박사과정으로는 참부모신학, 목회학 과정이 있다. 사관생도를 모집하여 천일국 청년특사로 발령하기도 한다.

 

▲레마성서연구원을 부설 기관으로 소개하는 예명대학원대학교 (출처: 예명대학원대학교 홈페이지)​

예명대학원대학교는 예장고신에서 불건전 단체로 결의한 이명범의 레마성서연구원 재단 학교다. 예일신학대학원대학교로 알려져 있으며 2015년 현재 이름으로 교명을 변경했다. 이명범이 총장으로 있으며 조선대학교, 경인여자대학교 등 다른 학교들과의 교류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전공으로 신학, 리더십학, 정신분석상담학, 사회복지학의 과정들이 있다.

학교의 부설연구기관으로 레마성서연구원을 언급하며 홍보영상을 통해 레마성서연구원과 아프리카로 의료선교를 다녀왔음을 밝혔다. 2019년 진행된 ‘Global Leadership Conference’의 후원기관 역시 레마성서연구원인 것으로 보아 학교와 레마성서연구원이 밀접한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종교활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학교도 있지만, 아무런 종교적 강요나 활동없이 자연스럽게 재단을 홍보하는 학교도 있다. 아무리 커리큘럼이 뛰어나도 잘못된 교리와 사상을 바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단 단체의 교육에 미혹되어서는 안 된다. 학생과 학부모는 진학하고자 하는 교육기관이 어느 단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지 먼저 알아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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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 『다음세대를 위한 이단사이비 예방교육지침』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