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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이단 집단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을 제안한다
편집자문위원 시론
현대종교 | 정종훈 교수
2022년 09월 21일 08시 37분 입력

교회가 건강하면 사이비이단 집단의 미혹을 자연스럽게 방어할 수 있다. 하지만 교회가 허약할 때, 그것을 빌미로 사이비이단이 발흥한다. 사이비이단은 대개 자신을 타락한 교회의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양의 탈을 쓴 사이비이단은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형편없게 보이는 교회들을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사이비이단의 공격에 교인들이 쉽게 설득되는 것은 기성교회가 변명하기 어려운 과오를 실제로 세상에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기성교회가 사이비이단보다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또는 상식적으로 우월하지 못하면, 문제성이 많은 사이비이단을 비판하기가 쉽지 않다. 재정 사용이 불투명하고, 약자들의 사회적인 문제를 방관하며, 담임목사를 세습하는 교회가 사이비이단을 경계하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겠는가?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따르며 움직이는 교회가 사이비이단 교주의 정치권력자와의 야합을 비판할 수 있겠는가?

지금 적지 않은 한국교회들이 많이 병들어 있다. 비인가 신학교에서 자격이 없는 목회자를 배출하고 있고, 기복신앙의 메시지를 복음이라고 왜곡하고 있다. 재정을 불투명하게 사용하고 있고, 질문이 없는 반지성적인 신앙을 교인들에게 주입하고 있다. 객관적인 기준보다 연고를 앞세우고 있고, 이해관계에 따라서 무한 분열을 반복하고 있다.

교회 밖의 일반인들은 기성교회와 사이비이단 집단 사이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말한다. 기성교회와 사이비이단 집단의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사이비이단을 대처하는 최고의 방안은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며 상식적인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데 있다. 교회가 스스로 건강해지지 않는 한 사이비이단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끊임없이 개혁하며, 약자들의 사회적인 어려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며, 시대적인 과제와 사회 문제에 대해서 책임 있게 응답하는 건강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요즈음 한국교회의 주요 교단들은 자기 교단의 로고를 교회 입구나 교회 이름에 부착하는 추세에 있다. 이는 교단의 교세를 과시하려는데 있기보다는 정통교단에 속한 교회이니 안심하고 오라는 배려에 있다고 생각한다. 적지 않은 사이비이단이 정통교회에 속한 일반 교회처럼 간판을 걸고 교인들을 현혹하기 때문에, 우리는 십자가를 걸었다고 해서, 교회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무조건 정통교회라고 말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정통교회의 교회들은 오히려 자기 교단의 로고를 교회 간판에 부착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개척교회라도 예외를 두지 않을 필요가 있다. 이것이 보편화되면 지역교회연합회나 노회 또는 지역 시찰회는 새로 나타난 교회의 정통성 여부를 확인해줄 수 있다.

이제부터 교인들은 교단의 로고가 없는 교회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을 주지 말아야 할 것이고, 혹시 로고가 있더라도 의심스러우면 교단에 문의해서 정체가 분명한 바른 교회인지를 확인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

신천지의 경우 소위 추수꾼들은 기성교회에 새 교인으로 들어가서 기존 교인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 후에 자기 집단으로 유인하는 전도 전략을 쓰고 있다. 어느 교회라도 새 교인이 오면 환영하는 것이 일반이지만, 이때 그 교회는 새 교인의 신앙 이력을 확인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교회를 처음으로 나온 초신자인지, 이전에 출석하던 교회가 있었는지, 출석하던 교회가 있었다고 해도 왜 교회를 옮기게 되었는지 등등을 확인해야 신앙 수준에 맞게 맞춤형 교육을 할 수가 있다. 이를 위해서 한국교회는 교회의 이명증서를 발부하는 초창기 한국교회의 좋은 전통을 부활해야 한다.

교인이 이사를 하거나 부득이 교회를 옮기게 될 때, 이전 교회의 교적부에 근거해서 이명증서를 발부하면, 그 교인은 새로운 교회에 이명증서를 제시함으로 자신이 신뢰할만한 교인임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교회 성장의 이데올로기에 빠져서 이명증서의 유산을 포기하고, 이중 삼중으로 교회의 적을 두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사이비이단에 빠졌다가 교회로 돌아오는 신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회복하고 배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바른 교리를 재교육해서 영적 회복을 도모하고, 거부감없이 교인들과 융합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사이비이단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자신의 정체성과 신앙을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상담과 목회상담을 병행해야 한다. 사이비이단에 빠졌던 교인들은 사실상 기성교회의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다. 기성교회가 건강한 신앙공동체로서 신뢰를 받았거나 사이비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교인들을 미리 교육했다면, 교인으로 남아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 온 교인이 사이비이단 신도였다고 할 때, 교회에서 나가 달라고 요청한다든지,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든지, 아니면 은근히 경계하며 왕따를 시킨다든지 하면, 그 교인은 신앙을 회복할 길을 잃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자기 교회에만 사이비이단 신도가 없으면 된다는 식의 안일한 생각이나, 자기 교회의 교인만 사이비이단으로 빠져나가지 않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 자기만 옳다는 오만한 생각을 떨쳐버리고, 사이비이단에서 돌아온 교인을 다시 찾은 한 마리 양처럼 기뻐하며 환대하며 포용하는 사랑의 품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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