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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종말론의 역사와 문제점
현대종교 | 김리나 기자 tigerfish98@naver.com
2022년 10월 24일 09시 30분 입력

과거 시한부 종말을 주장하며 사회에 큰 혼란을 일으킨 이단 사이비 단체들이 있다. 각자 자신들이 정한 날짜에 종말이 올 것이라 주장했지만,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과거에 어떤 단체들이 시한부 종말을 주장했는지 알아보았다.

1992년 10월 28일 24시 휴거, “주님 어서 오시옵소서!”

다미선교회는 1992년 10월 28일 자정, 예수님의 공중 재림과 휴거가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1988년 8월, 생명의말씀사 번역가였던 이장림씨는 ‘다가올 미래’라는 의미의 다미선교회를 설립했다. 자극적인 휴거, 종말 등의 발언으로 다미선교회는 설립 4년 만에 전국에 92개의 지부를 세웠고, 해외에도 40여 개의 지부를 설립했다.

▲이장림씨가 출간한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 『경고의 나팔』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라』, 『천국의 문이 열린다』, 『경고의 나팔』, 『92년의 열풍』 등 휴거 관련 종말 서적을 출간했다. 이씨는 『“예수 공중재림과 휴거를 준비하라!”』를 통해 “마지막 나팔절에 휴거가 있을 것을 바울은 언급했다”며 “92년 나팔절은 9월 28일이므로 나팔절을 전후하여 휴거가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우리의 92년 10월 휴거설은 결코 성경에서 벗어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이 성경적 근거 중 일부라고 제시했다.

9월 28일이 아닌 10월 28일로 한달을 늦춘 이유로는 “휴거 때가 다 되었지만 ‘의의 세마포’를 준비하지 못한 하나님의 사람들 때문에 긍휼의 하나님께서 ‘환난의 때’를 감하시고, 은총의 유예기간 1달을 늦춘(마:24:22) 10월 28일에 휴거가 있음을 ‘계시의 종들’을 통해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예수 공중재림과 휴거를 준비하라!”』를 통해 소개한 1992년 10월 28일 24시 휴거 (출처: 『“예수 공중재림과 휴거를 준비하라!”』)

『당신은 도적 같이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고 계십니까?』에서도 1992년 10월 28일 휴거를 언급하며 “주님께서 맡기신 거룩한 사명 감당하다가 92년 10월 28일 24시에 하나님의 나팔소리를 듣고 영화된 몸이 되어 세마포 옷을 입고 공중에서 신랑되신 예수님을 만나고 영원히 영원히 아름다운 천국에서 주님과 함께 사는 당신이길 바란다”며 “1992년 10월 28일 24시에 주님! 진정 주님을 사랑합니다. 어서 오시옵소서! 아멘”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현혹된 신도들은 자신의 생활을 거의 내려놓다시피 했으며, 재산을 교회에 바치기도 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한 신도는 부동산 1억 원가량을 매각해 다미선교회에 바치기도 했으며, 다른 한 신도는 전세금 700만 원을 교회에 내고 교회에서 살기도 했다. 어떤 고등학생 신도는 부모가 다미선교회에 다니지 못하게 하자 음독자살을 했으며, 주부 신도는 3명의 자녀를 모두 데리고 가출했고, 부천의 한 교회에서 숙식하다 교회 목사와 부적절한 관계로 임신까지 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 30대 임산부 신도는 휴거될 때 몸이 가벼워지려고 낙태를 하려던 사건도 있었으며 수많은 직장인들이 사표를 내기도 했다.

92년 10월 28일이 되자 생방송으로 수많은 언론사와 방송사는 휴거를 기다리던 사람들을 촬영하고 취재했다. 다미선교회 신도들은 흰색 옷을 입고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고, 유언장도 쓰고 옷들을 태우며 휴거를 준비하고 있었다. 예정되었던 자정이 지나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신도들과 가족들은 분노했다. 휴거를 주장했던 이장림씨는 그날, 저녁을 먹고 성경을 읽고 11시에 잠자리에 든 것으로 알려졌다.

다미선교회는 10월 29일 자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다미선교회는 “예수님 공중재림이 시현되지 않음으로써 국민여러분과 교계에 물의를 일으키게 되었음을 솔직히 시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본 선교회는 성경해석과 국내외의 영적 계시정보를 근거로 경고의 나팔수 역할을 해왔습니다마는 누를 끼친점 머리숙여 정중히 사과 말씀올립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희는 자성과 성찰의 행동으로써 다미선교회를 해체하고, 소속기성교인은 본교회로 복귀할 것”이라며 “남은 성도는 언젠가 다시오실 주님을 더욱더 사랑하고 조용히 기다리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노선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다미선교회는 11월 3일 마지막 예배를 진행했으나 11월 22일 예배를 재개했다. 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과 2만 6000달러 몰수형을 선고받은 이장림씨는 출소 후 이답게로 개명한 후 ‘새하늘교회’라는 이름의 교회를 세웠다.

시한부 종말을 외쳤던 단체들

동방교는 ▲대한예수교가정예배소 ▲밀알복음전도회 ▲이레교 ▲이레할아버지교 ▲참길교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동방교는 1965년 8월 15일에 세계 종말이 온다며 시한부종말론을 주장했다. 동방교 교주 노광공씨는 “1965년 8월 15일 종말이 온다”며 “재산을 다 팔아 동방교에 들어와 열심히 기도하라”고 미혹했다.

▲시한부 종말을 주장한 천국복음전도회

교주가 신이고 재림예수라고 주장한 천국복음전도회도 시한부 종말을 언급했다. 처음에는 새마을 전도회라는 이름으로 단체를 설립했던 교주 구인회는 1973년 11월 10일, 장막성전은 불지옥이 되고 그곳에 지상천국이 임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후 단체명을 천국복음전도회로 바꾸고, 계속해서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다. 시한부종말론에 미혹된 신도는 2000여 명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국복음전도회는 신도들에게 “천국에는 먹을 것, 입을 것이 다 있다”며 “돈을 한푼이라도 가져가면 안된다”는 말로 설득해 금품과 현금을 갈취했다.

▲비석에 ‘재림예수님의묘’라고 적혀있는 교주 구인회씨의 묘

매년 재림일시를 정했던 단체도 있다. 김용선씨의 세계종말복음선교회다. 전북 남원시 신월리에 위치한 세계종말복음선교회는 17살에 동방교에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김씨는 군 제대 후 동방교를 떠났고, 다미선교회 이장림씨의 미국집회에서 설교를 듣고 휴거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이후 종말복음을 전하고 다녔지만 1992년 휴거가 불발되자 휴거 자체를 부정하는 이장림씨의 행동에 큰 실망을 했다. 이에 김씨는 휴거를 계속해서 신봉하며 매년 재림일시를 정해 “오직 자신이 전하는 종말 복음만이 하나님께서 직접 깨우쳐주신 진리”라며 추종자들을 모았다.

▲승합차에 휴거 문구를 붙이고 포교한 세계종말복음선교회

이들이 주장한 시한부 종말에 많은 이들이 따랐고 심지어는 재산을 바치고 생명을 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한 종말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한부종말론은 과거로부터 오늘날까지 이단 사이비 단체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으로 애용되고 있다. 실패한 종말론을 보며 종말론에 대해 경계하고, 현시대에 존재하는 종말론 주장 단체들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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