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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만나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편집자문위원 시론
현대종교 | 하경택 교수
2022년 12월 30일 08시 40분 입력

필자는 현재 예루살렘에서 연구학기를 보내고 있다. 꿈같은 시간이다. 이스라엘에서의 체류는 그동안 꼭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다. 현대 히브리어도 배우고 유적지들도 답사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매우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스라엘은 풍성한 이야깃거리들로 넘쳐나는 나라다. 단순히 성서 시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성서 시대 이후 펼쳐진 역사에서도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이스라엘은 작지만 큰 나라이다.

이스라엘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것은 종교의 힘이다. 특별히 이스라엘에서는 이른바 아브라함의 종교, 즉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성지’(聖地)로서 만난다. 그 대표적인 장소가 예루살렘이다. 예루살렘은 세 종교가 가장 중요한 성지 또는 그중 하나(이슬람교에서는 3대 성지 중 하나)로 생각하는 곳이다. 특별히 기독교와 유대교에서는 예루살렘이 온전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새 하늘과 새 땅’의 상징적인 장소이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지금도 성전산 서벽(western wall)에 모여 예루살렘 회복을 위해서 기도한다. 기독교인들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계21:2)을 소망하며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와 영광을 위한 삶을 추구한다.

예루살렘의 겉모습은 세계의 여느 도시와 다름이 없는 일상을 보여준다. 학교가 있고, 주거지가 있고, 시장 골목이 있고, 각종 문화와 역사, 종교시설이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각각의 종교가 추구하는 기대와 가치가 서로 부딪치는 모습도 여전하다. 황금 돔 사원이 있는 성전산에 올라가 보면 히잡(hijab)을 쓴 여인들이 기도하러 올라왔다가 삼삼오오 그늘에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가롭고 평화로운 모습을 본다. 이와는 달리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성전산을 관람한 유대인들 가운데는 성전산 구역을 빠져나가는 문 앞에서 성전산을 빼앗겼다는 울분을 참지 못하고 온몸을 땅에 엎드린 채 울부짖으며 기도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한편,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에서는 예루살렘에 순례하러 온 다양한 그룹의 기독교 순례객들이 십자가를 앞세우고 그리스도가 걸어가셨던 고난의 길을 기억하며 행진하기도 한다. 이렇듯 예루살렘에서는 세 종교의 갈등과 공존이 동시에 목격된다.

이스라엘에서도 이단들의 활동은 예외는 아니다. 특별히 예루살렘은 장소의 상징성만큼이나 집요하게 이단들이 탐내는 곳이다. 예루살렘만큼 이단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고 자신들을 정당화시키는 선전도구로 활용하기 좋은 곳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루살렘 중심거리인 벤예후다 거리는 이단들이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 10여 년 전에는 만민중앙교회(대표: 이재록-현재 성범죄로 수감 중)가 물량 공세로 이스라엘 지방 도시의 작은 가정교회들을 병들게 했다고 한다. 지금은 구원파(대표 박옥수)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구원파는 “Mind Education”이라 일컫는 MOU를 통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고, 텔아비브(10월 18일)와 예루살렘(10월 19-20일)에서 “Peace Concert”라는 이름으로 한-이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공연행사를 주관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을 영적으로 혼란스럽게 하는 이단들의 발호를 저지하고 올바른 신앙을 분별하게 하는 일이 이곳에서도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가를 깨닫게 한다.

필자가 이스라엘에 와서 체감한 큰 변화 중 하나는 유대 기독교인들(Messianic Jews)의 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유대 기독교인들이 드리는 예배의 형태도 다양하다. 회당예배와 크게 다를 바 없이 예배를 드리는 공동체에서부터 서구 개신교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예배하는 공동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선교사들의 전언에 따르면 유대인의 가정 방문이나 길거리 전도를 할 때 잘 응해주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한다. 이전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유대인 선교의 때가 무르익은 분위기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스라엘 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선교사들을 만날 수 있어서 기뻤다. 

예장합동 교단 GMS 소속으로 사역하고 있는 강태윤은, 2007년 베들레헴 보아스 뜰에 450평 대지를 구입하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하였고, 2010년 공사를 시작 건평 약 650평 규모의 한국문화 센터를 세워 팔레스타인들을 상대로 방과 후 교실, 유치원, 필라테스 등의 다양한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별히 한국문화센터 1층에 한방의원을 개원하여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한방 의료 혜택을 보게 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도서관, 예배당, 그리고 40여 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선교관을 갖추고 있는데, 한국교회 성도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성지순례할 수 있도록 선교관의 숙박시설을 개방하고 있다. 강 선교사는 유대인(보아스)과 이방인(룻)이 만나 하나님의 구속 역사를 이룬 현장에서 이방 교회인 한국교회를 통해 이루실 땅끝 선교의 열매를 기대하며 사역에 임하고 있다는 다짐을 피력한다.

갈멜산에서 드루즈족을 상대로 선교활동을 펼치는 선교사도 있다. 이들 선교사역의 특징은 이스라엘 안에서도 주류가 아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은 갈등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불안과 위협의 땅이지만, 그 가운데서도 다양한 한국 선교사들을 통해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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