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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위일체와 관련한 두 가지 극단적 이단들
현대종교 | 이승구 교수
2023년 04월 28일 08시 20분 입력

아리우스와 사벨리우스로 대변되는 삼위일체에 대한 양대 이단을 생각해 보았으니 그것보다 더 심한 문제를 드러내는 더 심각한 이단들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하나는 삼위일체를 부인하는 단일신론적 이단이고, 또 다른 극단은 삼신론 이단이다. 과거에도 이런 입장이 있었고 오늘날에도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이런 두 가지 극단의 이단들도 언급해야만 한다.

한편의 극단적 이단: 반(反)-삼위일체적 주장들

하나님이 삼위일체 하나님이 아니라는 잘못된 생각은 교회사 내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하나님이 삼위일체이심을 부인하는 극단의 이단은 종교개혁기에 스페인 출신의 마카엘 세르베투스(Michael Servetus, c. 1511-1553)가 유명하고, 또한 이탈리아 시엔나(Siena) 출신의 렐리오 소치니(Lelio Sozzini, 라틴어로는 (Laelius Socinus, 1525-1562)와 그의 조카였던 파우스토 소치니(Fausto Sozzini, 라틴어로 Faustus Socinus, 1539-1604)를 따르던 이른 바 ‘소시니우스주의자들’(Socinians)이 대표적인 예이다. 당대 유럽에서는 어디서나 삼위일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화형에 처해졌다.

세르베투스와 같이 화형으로 처형받은 사람들도 있고, 소시니우스주의자들은 곳곳에서 박해를 받으면서 점점 유럽 동부로 가서 폴란드에도 일부 있었고, 트란실바이아 지역에 있어서 그곳에 지금까지 소시니안 교회가 있고(1568년에 세워진 the Unitarian church in Transylvania), 이 교회에 속한 신학교도 있다. 이들은 16세기부터 이런 입장을 계속 유지해 온 이단 교회라고 할 수 있다. 영국에서는 스테판 나이(Stephen Nye)의 『소시니안이라고도 불리는 유니테리언의 간략한 역사』(A Brief History of the Unitarians, called also Socinians, 1687)라는 책 제목에 처음으로 이들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이런 분들만 삼위일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18세기 구-자유주의Old liberalism는 점차 이런 방향으로 나아가서 19세기와 20세 초에는 하나님이 삼위일체 하나님이심을 부인하는 사람들이 자유주의적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여기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19세기 중엽 챨스 러셀(Charles Taze Russell, 1852~1916)에 의해 피츠버그 지역에서 시작된 여호와의 증인과 같이 이 문제에서뿐 아니라 다른 점에서도 이단으로 늘 언급되는 사람들도 있고, 자유주의적 입장에서 하나님은 삼위일체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아예 유니테리언 교회(the unitarian church)를 선언한 사람들도 있다.

영국에서는 떼오필러스 린제이(Theophilus Lindsey)가 죠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와 함께 런던의 에섹스가 교회(Essex Street Church)에서 회합하면서 1774년에 공식적 교단으로 모임을 했다. (물론 국교회 정황 속에 있는 영국이므로 1813년에야 공식적으로 자유롭게 모일 수 있게 되었다.)

미국의 경우에는 보스톤의 킹스 채플이 제임스 프리만(James Freeman, 1759-1835)에 의해서 1785년 온건한 유니테리언 방식으로 예배한 것 때문에 보스톤의 킹스 채플을 최초의 유니테리언 교회라고 한다. 1800년에 요셉 버크민스터(Joseph Stevens Buckminster) 목사가 보스톤의 브레틀가 교회(the Brattle Street Church)에서 유니테리언적 설교와 활동을 하고, 특히 헨리 웨어(Henry Ware, 1764-1845)가 하바드 컬리쥐의 신학교수(the hollis professor of divinity)가 되었고, 1807년에 사무엘 웨버(Samuel Webber)가 총장이 되어 소위 “하바드 유니테리언”을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결국 1825년 보스톤에 미국 유니테리언 협회가 결성되었고, 이들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이분들은 모두 하나님은 한 위격(one person)이시므로 성자와 성령은 하나님은 아니시라고 한다. 성자는 가장 완벽한 사람이고 신의식에 가장 충만한 사람이므로 우리의 모범이요 선생일 뿐이고, 성령님은 하나님의 영향력일 뿐이라고 한다. 심각한 이단적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한편의 극단적 이단:
삼신론과 삼신론적 경향을 드러내는 분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극단으로는 삼신론자들, 즉 하나님이 셋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본질을 지닌 세 위격의 삼위일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각기 구별되는 특성을 지닌 세 위격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가장 초기에 이런 주장을 한 사람으로는 570년경 죽은 존 필노포노스(John Philoponos)와 그의 제자들인 유게니오스(Eugenios)와 다소의 코논(Konon of Tarsos) 같은 분들이다. 삼위의 동일 본질을 말하면서도 각 위격의 독특성을 너무 강조하면서 각기 다른 성질을 지닌 삼위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안디옥 교회의 총감독(Patriarch of Antioch)이었던 베드로 3세(Peter Ⅲ)가 이들을 편들다가 616년 알렉산드리아 공의회에서 삼신론자라고 정죄되었다.

중세에는 로센린(Roscelin)이 1092년경 소아송 공의회(the synod of Soissons)에서 삼신론자라고 정죄되었는데, 그는 극단의 유명론자이기에 삼위를 하나로 묶는 보편이 있지 않다고 하면서 각 위는 구별된 위격들일 뿐이라고 하였다.

그런가 하면 극단의 실재론자였던 길베르(Gilbert de la Porrée)는 또 다른 극단으로 가서 삼위를 세 신적인 존재들이라고 하고 또한 하나님의 본질을 너무 구별하여 거의 사위(四位, a quaternity)처럼 말하면서 결국 삼신론자로 정죄되었다(the council of Reims, 1148). 그리하여 제4차 라테란 공의회(the Fourth Lateran Council, 1215)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이 숫자적 하나이심을 확인하였다.

현대에는 삼위일체를 세 사람이 이루는 공동체와 비교하면서 그와 비슷한 것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고, 정통파 신학자들은 그런 것이 더 분명한 삼신론적 경향을 향해 나아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나가면서

이런 극단적 이단들도 문제이지만 현대 대부분의 교회에서의 문제는 하나님이 삼위일체이신지에 대해서 아예 관심이 없는 것도 아주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가르치지도 않고 관심도 없고, 이런 것이 교회를 해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결국 실질적으로는 단일신론적 유신론(이것이 유니테리언이다!)으로 가는 일이 나타나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우리의 기도와 찬송과 예배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을 늘 의식하면서 제대로 표현하고, 세월이 지나가면서 온 교회가 삼위일체 하나님을 더 잘 이해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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