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김백문의 『기독교근본원리』
현대종교 | 탁지일 편집장 jiiltark@hanmail.net
2023년 08월 14일 08시 53분 입력

여인(女人) 해와로서 유인(誘引)된바 선악과적(善惡果的) 범행(犯行)이란 사신(蛇身)으로 나타난 악령(惡靈)과의 육체적(肉體的) 음행(淫行)을 말하게 되는 일이니 즉(卽) 사신(蛇身)으로 직접적(直接的) 육체성교(肉體性交)를 범행(犯行)한데서 해와로서 여자(女子)의 처녀정조(處女貞操)를 박탈(剝奪) 당(當)한 것도 컸으나 혈통(血統)에 미친 그 죄악성(罪惡性)은 곧 육체(肉體)의 성욕감(性慾感)을 거기에서 받아가진 그것으로 창조본성(創造本性)의 사랑의 반대(反對) 성리(性理)인 정욕(情慾)의 육성(肉性)으로 악화(惡化)케 되었던 것이다. (김백문, 『기독교근본원리』)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 사건을 성적 타락이라고 해석한 김백문(金百文, 1917~1990)의 『기독교근본원리(基督敎根本原理)』는 한국 기독교 이단의 주요한 흐름 중 하나인 성적 타락론을 체계화한 대표적인 교리서로, 통일교 문선명의 『원리강론』과 JMS 정명석의 『30개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특히 김백문의 성적 타락론은 단지 교리로만 머물지 않고, 성(聖)을 회복하기 위해 성(性)을 이용해야 한다는 위험천만한 주장으로 계속 진화하면서, JMS처럼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성범죄를 종교적으로 합리화하는 가스라이팅 범죄의 교리적 근거가 되었다.

성적 타락론의 뿌리

▲『기독교근본원리』, 『성신신학』, 『신앙인격론』

김백문은 1917년 10월 19일 경북 칠곡군 인동면 안의동 488번지에서 출생했다. 그는 전통적인 성서 해석과는 다른 성적 타락론을 기본으로 하는 교리를 체계화했으며, 그 결과를 『성신신학(聖神神學)』(1954, 전체 464쪽), 『기독교근본원리(基督敎根本原理)』(1958, 844쪽), 『신앙인격론(信仰人格論)』(1970, 366쪽) 등의 방대한 양의 교리서들을 통해 주장했다. 김백문은 일제강점 후반기 열광적 신비주의가 확산하던 1930년대 말부터 자신의 교리를 설파하기 시작했는데, 그의 저서들을 보면 그가 수준 높은 교육 배경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해방 직전인 1943년 김백문은 경기도 파주군 파평면 섭절리에 이스라엘수도원을 설립했고, 해방 후에는 서울 상도동에서 교회를 운영했는데, 이때 통일교 설립자 문선명이 찾아와 김백문으로부터 교리적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김백문이 문선명에게 미친 교리적 영향의 흔적은 문선명의 『원리강론』에 데칼코마니처럼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김백문은 아담과 하와의 선악과 이야기를 성적 범죄로 해석한다. 즉 타락한 천사인 뱀에게 유혹된 하와가, 뱀의 모습으로 나타난 사탄과 성적 관계를 갖고 타락하게 된 것이 곧 선악과를 범한 것이고, 다시 하와가 아담과 성적 관계를 맺음으로 인해 온 인류의 혈통에 죄악성이 들어오게 되었으며(『기독교근본원리』, 485), “아담으로 시작始作된 타락에 육성세계(肉性世界)에 근본악성(根本惡性)은 혈통적(血統的) 육체계식(肉體繫殖)을 따라 유전적(遺傳的)으로 각종(各種)에 죄(罪)의 형태(形態)를 이루어 인종(人種)이 번창(繁昌)할수록 죄악(罪惡)의 종족(種族)도 번창(繁昌)했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성신신학』, 103)

하지만 성적 타락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된 혈통 복귀 교리와 그로 인한 비윤리적 성적(性的) 행태들이 노출되면서, 오늘날 『기독교근본원리』는 ‘성’(聖)을 빙자해 ‘성’(性)을 노리는 이단 사이비 교주들의 가스라이팅 지침서가 되었다.

『기독교근본원리』


『기독교근본원리』는 1958년 3월 2일에 발간되었다. 서지정보에 따르면, 저자는 “초원(初園) 김백문”이고, 주소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6가 212의 2”로 되어있으며, 총판매원은 “이스라엘(修道院)”로 표시되어 있다.

『기독교근본원리』의 “서해”(序解)에서 김백문은, “1946년 3월 2일 일찍이 이 일을 위爲하사 한국강산(韓國江山)에 현현(顯現)하신 주主님 앞에 삼가 이 사명(使命)을 이루어 바치나이다”라고 책을 헌정하면서, 이 책의 저술 경위와 발간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1946년 3월 2일 오전 11시~(20~30분)12시! 한국강산(韓國江山) 경기도(京畿道) 어느 산곡(山谷) 저자(著者)를 중심(中心)한 예배석상(禮拜席上)에 그리스도 예수께서 순간(瞬間)! 『현현(現顯)』하신 은사(恩賜)를 직접 배알(拜謁)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날 그 순간(瞬間)의 된 일은 나로서 너무나도 그 존엄무쌍(尊嚴無雙)함이 일필난기(一筆難記)인 만큼 이를 지금(只今)까지 엄대(嚴對)했던 오늘에 이르러서 친(親)히 이 강산(江山)에 현현(現顯)하신 사실(事實)이 있었다는 것만은 기독교(基督敎) 역사상(歷史上) 기장(記章)될 일이면서도 더욱 한국(韓國)이 입은 은사(恩賜)로 알아 대약(大約)한 증거(證據)만으로 발표(發表)함은 그 일에 성과(成果)된 본서(本書)의 출간(出刊)을 기(期)하여 말하게 된 것이다.
- 『기독교근본원리』, 42-43쪽.(이하 쪽수만 표기)

이 책의 체계성과 치밀함은 책 서두의 “주해”(註解)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김백문은 “크나큰 문제(問題)들의 확실(確實)한 이해(理解)를 위(爲)해서는 본서(本書)에서 인용(引用)한 어떤 술어(術語)이든 그 어의(語義)만은 본서(本書)로서 인용(引用)한 의의(意義)대로 통(通)하기를 바라서 여기 주(註)를 부(付)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신관, 신성, 신학, 신령, 신, 신성섭리, 인격, 역사, 원인, 도리, 본체, 실유, 실증, 생존, 개성, 이해, 기인, 생존본분” 등에 대한 용어 해설을 먼저 제시한다. (52-55쪽)

『기독교근본원리』의 “삼대원리”(三大原理)라는 책의 부제(副題)에 따라 세 가지 원리, 즉 “창조원리”(創造原理), “타락원리”(墮落原理), “복귀원리”(復歸原理)로 구성되어 있다. 김백문은 “삼대원리(三大原理)가 어느 것도 결(缺)할 수 없이 원리적(原理的)으로 연관(聯關)되고 있는 관계(關係)”라고 설명하면서(56쪽), 이를 통해 구약과 신약 시대를 지나, 성약(成約)시대의 복귀 역사를 통해 지상천국이 완성될 것이라고 주장한다(30-31쪽).

창조, 타락, 복귀의 삼대원리(三大原理)

『기독교근본원리』의 핵심 틀인 삼대원리에 대해 김백문은 “삼대원리(三大原理)는 첫째 신성신학(神性神學)의 신관문제(神觀問題)를 비롯하여 인간학상(人間學上) 그 죄악(罪惡)의 근본문제(根本問題)와 끝으로 기독교(基督敎) 구원도리(救援道理)의 최후결과(最後結果)를 말하게 되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첫째, “창조원리(創造原理)는 순신학적(純神學的)인 신관문제(神觀問題)를 밝히게 되는 것”이고, 둘째, “타락원리(墮落原理)는 순인간학(純人間學)이면서도 거기에는 죄악(罪惡)의 근본유래(根本由來)와 그의 악령정체(惡靈正體)를 밝히는 일”이며, 셋째, “복귀원리(復歸原理)는 이제 그와 같은 원인원리(原因原理)로 말미암은 그 일에 해결(解決)과 결론적(結論的)인 그리스도의 도(道)임을 가르치는데서 기독교(基督敎) 신앙교리(信仰敎理)의 원리적(原理的) 근본성(根本性)을 밝히게 되는 것”이다.(7쪽)

먼저 “창조원리”에 대해, 신성(神性)은 각각 ‘빛’과 ‘말씀’과 ‘생명’으로 나타났으며, 빛은 ‘창조의 기원’을, 말씀은 ‘창조주의 인격’을, 생명은 ‘주물주로서의 영원한 관계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하면서(51쪽). 신을 위해 창조된 인간이 인격적이고 윤리적으로 영원한 삶을 살도록 에덴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315쪽).

하지만 아담과 하와가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면서 영원한 삶은 중단되고, 인간은 에덴으로부터 쫓겨나게 되었다고, 김백문은 그의 “타락원리”를 전개한다. 즉 우주창조(宇宙創造) 전에 신령세계(神靈世界)에서 만들어진 천사가(378쪽) 영화(榮華)로운 삶 속에서 지나친 자기 사랑에 빠졌고, 신의 자녀인 인간을 부러워하는 과정에서 죄악을 범하게 되었는데(388-389쪽), 바로 그것이 하와와의 육체성교(肉體性交)였으며, 이로 인해 그 죄가 아담에 이르렀고, 마침내 인류의 혈통血統이 죄악으로 더렵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484-485, 523쪽).

이어지는 “복귀원리”는 타락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인데, 기독교(基督敎)는 복귀에 대해 가르치는 ‘복귀(復歸)의 도(道)’이자 ‘복귀(復歸)의 원리(原理)’에 대한 가르침이라고 정의하고, 복귀를 위해 창조주가 몸소 두 번째 아담인 그리스도가 되셨다고 김백문은 주장한다(589쪽). 또한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음’으로 지은 죄를, 그리스도의 성체(혈육)을 ‘먹음’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가르친 것이 그리스도의 구원사역이라고 해석한다.(799-800쪽)

나아가 기독교의 근본원리는 ‘복귀’를 논하는 것이라고 단언하고, “만물이 다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께로 돌아가나니”(롬11:36)라는 구절을 성서적 근거로 제시하면서, 복귀는 내적 구원 및 외적 구원, 즉 ‘인간(人間)의 육체세계(肉體世界)’도 구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840쪽) 이를 위해, 구약시대와 신약시대를 지나 ‘성약시대’(成約時代)를 주관할, ‘알파와 오메가’이고 ‘처음과 나중’이며 ‘시작과 종말’인 신이 ‘만물을 새롭게’할 것이라고 결론짓는다.(809-816쪽)

『기독교근본원리』는, 세계의 사상(思想)이 하나로 통일되고, 세계의 종교도 기독교로 하나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마무리되는데, 이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라는 통일교의 첫 공식 명칭과 문선명의 『원리강론』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성적타락론의 계보

필자는 1990년대 중반에 김백문의 저서 영인본(影印本)을 판매한다는 광고를 우연히 접한 후, 서울 정릉 인근에서 그의 제자를 직접 만나 김백문의 『성신신학』, 『기독교근본원리』, 『신앙인격론』 등의 책자를 구입했다. 헤어지기 전 통일교 문선명의 표절과 도용에 관해 궁금했던 내용을 몇 가지 조심스럽게 질문했지만, 그는 “이제는 다 지난 일”이라며, 침묵으로만 답을 주었다. 하지만 문선명이 김백문의 교리를 표절했다는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이 『원리강론』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김백문의 주장은, 문선명과 정명석으로 이어지는 한국 기독교 이단들의 성적 타락론의 핵심 담론을 제공하고 있다. 통일교 문선명은 김백문의 『기독교근본원리』를 벤치마킹한 후 『원리강론』이라는 업그레이드된 버전을 출시했고, JMS 정명석은 『원리강론』을 참고해 『30개론』을 만들어냈다.

김백문의 『기독교근본원리』를 벤치마킹한 문선명의 『원리강론』은 통일교의 핵심교리서이다. 통일교의 공식 명칭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1954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1994년), 훈독교회(2005년), 통일교(2010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2013), 하늘부모님성회(2020년) 등으로 계속해서 변경되었지만, 핵심 교리를 담은 『원리강론』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았다.

『원리강론』은 창조, 타락, 복귀, 재림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뱀과 인간(아담과 하와)의 성적범죄로 인해 인류가 타락하게 되었고, 이를 구원하기 위해 제2의 아담인 초림주 예수님이 강림했지만 실패했으며, 이후 제3의 아담인 문선명이 재림주로 왔다는 내용이다. 문선명이 왕이 되는 지상천국이 동방인 한국에 세워진다는 것이 『원리강론』의 결론이며, 통일교는 이 일의 실현을 지상목표로 삼고 활동하고 있다.

『기독교근본원리』의 내용을 거의 그대로 벤치마킹한 『원리강론』은 인류의 타락이 성적 타락임을 주장한다. “인간을 꼬여 타락하게 한 뱀이 바로 천사였으며, 이 천사가 범죄하여 타락됨으로써 「사탄」이 되었다. … 「해와」가 선악과를 따먹었다고 하는 것은 그가 「사탄」(천사)를 중심한 사랑에 의하여 서로 혈연관계를 맺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불륜한 성적 관계에 의하여 천사장과 일체를 이루었던 「해와」는… 「아담」으로 하여금 창조본연의 위치를 떠나게 하여, 마침내 그들은 육적인 불륜한 성적 관계를 맺게 되었던 것이다.… 「아담」마저 타락하였기 때문에, 「사탄」의 혈통을 계승한 인류가 오늘날까지 번식하여 내려온 것이다.”(문선명, 『원리강론』, 80-91)

김백문의 성적 타락론이 문선명에게서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김백문과는 달리, 자신이 이러한 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방인 한국에 나타난 구세주라고 문선명은 교리를 업그레이드한다.

한편 최근에 공개된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계기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JMS 교주 정명석은, 통일교에서 승공연합에서 반공강사로 활동하던 중, 그가 재림주로 믿고 따르던 문선명을 ‘실패한 세례요한’이라고 폄하하며 새로운 재림주로 등장했다.

정명석은 1974년 11월 15일에 통일교에 입교해 교리를 익히고, 1979년까지 반공강사 등으로 적극적으로 활동하다가 탈퇴한 후, 1982년 애천교회를 세우고 독자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정명석은 자신의 사명을 깨달은 곳이 1975년 6월 8일에 개최된 통일교 세계구국대성회에서였다고 기록하는 등 통일교와의 연관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정명석, 『선생님의 생애와 사상』, 166-167)

김백문과 문선명의 성적 타락론은 정명석의 『30개론』에서 동일하게 반복된다. 정명석은 “뱀은 타락한 천사”이며 “천사장 루시퍼가 하와를 간음하여 타락케 했던 것”(『30개론 강의안』, 195-196)이라고 주장하면서, “하와는 십대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장도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불순종해 뱀으로 비유한 천사장 루시퍼에게 사랑의 꼬임을 받고서 호기심에 사랑의 충동감을 참지 못하고 하나님과의 사랑을 끊고 그와 사랑의 관계를 맺어 이성의 타락을 함으로 영, 육으로 타락을 하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하와는 그 타락한 몸을 가지고 아담을 사랑함으로 또 아담을 타락하게 했다.”(정명석, 『구원의 말씀』, 207-209)고 주장한다.

정명석이 성범죄 혐의로 구속된 후 진행된 항소심 재판의 판결문(2009.2.10, 2008노2199)은 정명석의 교리에 대해 “통일교 원리를 요약·인용한 것”이라고 적시했다. 결국 성적 타락을 회복하기 위해 정명석이 재림주로 왔으며, 그와의 성적 관계는 윤리적 문제가 아니라 인류 회복을 위한 영적 행위라고 합리화한 종교범죄라고 법원은 판단한 것이다.

김백문의 『기독교근본원리』와 문선명의 『원리강론』의 주장은 정명석의 『30개론』에 등장한다. 이러한 교리적 유사성은 그들의 사제(師弟)적 관계를 통해 영향을 받은 것임을 보여준다. 김백문, 문선명, 정명석으로 이어지는 유사 성적 타락론의 유사한 흐름은 오늘도 계속 진행 중이며, 이단 교주들의 성적 범죄를 합리화하는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원저자(原著者) 김백문과 표절자(剽竊者) 문선명과 정명석의 희비(喜悲)

김백문의 삶과 활동은 그다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기독교근본원리』 내용 대부분을 도용해 『원리강론』을 만든 문선명의 행적에 대해 기록한 통일교 측 자료에 부분적으로 드러나 있다.

문선명의 생애를 기록한 마이클 브린에 따르면, 1930년대 후반부터 김백문은 한국이 오늘날의 이스라엘이고 이곳에 재림주가 올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문선명은 1945년 말 35세의 김백문이 이끌던 서울 상도동 모임에 참여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남자 2명과 여자 10명이 참여했고, 2년 뒤에는 3년 과정의 신학교육도 시작했으며, 50여 명의 다양한 배경의 신도들이 합류했는데, 이때 문선명이 모임에 참여했고, 김백문의 정식 제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Michael Breen, Sun Myung Moon: The Early Years, 1920-53, 67-68)

김백문은 6·25전쟁으로 인해 부산으로 피난했다가,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 서울 성북구 정릉3동 산1번지 기독교 청수교회(淸水敎會)를 세우고 활동한다. 탁명환은 김백문이 “청수교회라고 하는 초교파적인 교단을 갖고 있으나 건강이 좋지 못해 외부인과의 관계를 일체 단절하고 있는 형편”(탁명환, 『기독교이단연구』, 110)이라고 그의 근황을 전했다.

▲청수교회 전경

김백문은 1990년 12월 20일에 사망했다. 그의 사후인 1994년부터 1999년까지의 교세에 대해 최중현은 “구성원의 수효는 10명 미만이었고, 미성년자들까지 넣어 셈하더라도 20명 선에는 분명히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라고 현장조사를 통해 밝혔다.(최중현, 『한국 메시아운동사 연구』, 140)

탁명환은, 일제하에서 태동한 대표적인 신비주의 이단인 문선명의 스승이 바로 김백문이며, 이후 등장한 성적 타락론 계열의 이단 단체들은 그로부터 시작된 교리의 영향을 받았음을 지적했다. 나아가 통일교의 영향을 받은 JMS 정명석의 교리와 활동에 대해서도 동일한 관점을 가지고 경계하며 주목했다.

민경배는, 김백문이 문선명과 박태선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통일교회와 박태선 전도관의 원초적(原初的) 연결을 시사하는 것만은 사실인 것 같다. 이스라엘수도원의 김백문(金白文)의 『성신신학』과의 관련은 표면상의 문맥 이상으로 보아도 좋을 것 같다”라며 그 상호연관성을 분석한다.(민경배, 『韓國基督敎會史』, 472)

김백문은 성경을 왜곡된 시선으로 체계화해 한국 기독교 이단 교리의 한 흐름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치밀하게 체계화한 교리의 창의성과 파급력에도 불구하고, 김백문 자신의 삶과 활동은 널리 확산되거나 가시화되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오히려 김백문의 교리를 도용한 문선명과 정명석의 교세와 영향력은 훨씬 더 성공적이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오늘날 거침없이 성범죄를 저지르는 이단사이비 교주들의 주장과 행태 속에, 김백문의 성적 타락론이 깊이 스며들어 스멀스멀 퍼지고 있는 현실이다.

* 이 글은 「기독교사상」 2023년 6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탁지일 교수
본지 이사장 겸 편집장
부산장신대학교 교회사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