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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와 신천지, 교리는 무죄이고 행위만 유죄인가
현대종교 | 탁지일 편집장 jiiltark@hanmail.net
2026년 04월 09일 09시 25분 입력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은 단회적이고 우발적인 일탈이 아니다. 반복적이고 필연적인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했다. 통일교와 신천지의 교리적 이단성이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노출된 것이다. 이단 교리의 반反사회적 속성은 반드시 사회적 문제로 표출된다. 이단 교리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이단의 반사회적 비윤리적·범죄적 행태를 간파할 수 있다.

교리와 행위 모두 유죄

 

통일교와 신천지의 행위도 유죄이지만, 원인을 제공한 교리도 유죄다. 통일교는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1954)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1994) ▲훈독교회(2005) ▲통일교(2010) ▲하늘부모님성회(2020) 등으로 공식 명칭을 수시로 변경해왔다. 하지만 핵심 교리서인 『원리강론』의 중요성과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원리강론』의 결론이자 궁극적 목적은, 문선명이 왕으로 등극하는 통일교 지상 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

통일교가 꿈꾸는 세상은 하늘에 세워지는 가상의 종교 왕국이 아니라 지상에 실제로 실현되는 왕국이다. 이를 위해 통일교는 정치, 경제, 문화, 언론, 교육 등 모든 분야에 영향력을 확장해 왔다. 특히 종교적 목적 달성을 위해 지난 수십 년 동안 통일교는 미국, 일본, 한국에서 노골적인 정치권 로비를 멈추지 않았다. 일본에서의 범죄적인 고액 헌금 강요와 강압적 포교도, 일본이 지은 죄를 탕감받아야 한다는 『원리강론』의 주장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신천지도 예외는 아니다. 신도 수가 14만 4000명에 이르면 자신들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동시에 세상을 다스리는 왕과 같은 제사장이 된다는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이 신천지 교리의 핵심이다. 세상을 장악하기 위한 무리수가 오늘의 반사회적이고 위법한 정치권 유착의 원인이 되었다. 게다가 신도들은 14만 4000명의 숫자를 채우기 위해 위장과 거짓말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포교를 진행해왔다.

거짓말을 종교적으로 합리화해 신도들의 도덕불감증을 키웠다. 이러한 행태는 코로나19 지역 감염 확산과 정치권 유착 과정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로 나타났다. 그리고 마침내 신천지의 비성경적 교리는 교회와 사회 안에 불신과 분열을 심었으며, 건전한 종교 문화와 사회적 신뢰마저 무너뜨렸다.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의 한계

지난 3월 4일 일본 도쿄고등법원은 통일교에 해산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통일교의 종교활동 자체가 불법화된 것은 아니다. 단지 종교법인 지위를 상실함으로 인해 향후 세금 혜택 등을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제 통일교 문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 단계로 접어들었다. 무엇보다도 일본 통일교 법인 자산의 청산 절차를 주목해야 한다. 불법적으로 조성된 자금이 일본 피해자 보상과 회복을 위해 사용되지 않고, 한국 거점으로 밀반출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의 세밀한 감시와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향후 한국에서도 통일교와 신천지가 해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법원의 해산 결정이 나오더라도 통일교와 신천지가 바로 몰락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특정 이단의 몰락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또 다른 이단의 발흥으로 이어졌다.

국가 권력에 의한 종교 단체 통제는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라는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인류 역사상 종교의 자유는 가장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보호해야 할 소중한 가치이다. 다종교 한국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단 단체를 통제하기 위한 법제화는 언제든지 기성 종교를 향한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교리와 행위보다, 망각이 문제

반사회적인 이단 행위와 교리도 문제이지만, 우리 사회의 집단적 망각이 더 문제다. 이단이 관련된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때마다, 교회와 사회와 언론은 실효성 없는 홍보성 대안을 양산하며 호들갑스럽게 존재감을 드러낸 후, 다음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약속이나 한 듯 ‘침묵 모드’를 유지해 왔다.

2014년 세월호와 유병언 구원파, 2016년 국정농단과 최태민의 대한구국선교단, 2018년 만민중앙교회 이재록의 성범죄와 은혜로교회 신옥주의 아동학대범죄, 2020년 코로나19 지역감염 확산과 이만희의 신천지, 2022년 일본 아베 신조 전 총리 암살과 통일교, 2023년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와 정명석의 JMS, 2024년 기쁜소식선교회 여고생 학대 사망 사건과 박옥수 구원파, 2025년 통일교와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스캔들은 데자뷔를 느끼게 한다.

이단은 이제 교회의 교리적인 문제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이단 대처는 가정과 교회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지키는 일이 됐다. 이단을 예방하고 경계하는 일은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책무가 됐다. 이단의 범법 행위 근간에 자리 잡은 교리적 본질을 간파하고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역할은 교회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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