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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 2세의 아픔
현대종교 | 탁지일 편집장 jiiltark@hanmail.net
2026년 07월 22일 08시 00분 입력

부모는 스스로 이단을 선택했지만, 2세들은 운명적으로 이단 가정에서 태어나 자라났다. 부모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지만,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이단에 속한 부모를 둔 2세들에게 이단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는 것은 부당하다.

무책임

누군가는 이단 가정을 벗어나라는 무책임한 조언을 던진다. 하지만 어떻게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버리고 가정을 떠나는 선택을 쉽게 할 수 있을까? 아무런 대책이나 안전장치도 없이 어떻게 가정을 떠나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무책임한 해결책이다.

여호와의 증인 2세 청소년을 만난 적이 있다. 스물을 앞두고 집을 나와 지내고 있다. 감수성이 예민했던 학창 시절에는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노력했다. 크리스마스를 지키지 않는 여호와의 증인 교리로 인해, 학교에서 만든 루돌프 사슴의 빨간 코를 집에 오는 길에 버려야 했다. 피를 먹지 말라는 교리로 인해 순대를 먹는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었다. 세상 정부가 사탄에 속했다는 교리로 인해 태극기에 대해 경례를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어서 가슴을 만지는 시늉을 해야 했다. 여호와의 증인이 아닌 친구와는 사귈 수 없었다. 그래도 가정을 등지지 않았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부모가 자신을 지켜주기보다 여호와의 증인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결국에는 가정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무관심

아무런 대안이나 안전장치 없이 이단 부모와의 천륜을 끊고 집을 나오라고 할 수 없다. 이단 가정에 속했다는 이유만으로 주홍글씨를 붙이고 색안경을 쓰고보는 것도 무분별하지만, 더욱 무섭고 불안한 것은 교회와 사회의 무관심이다.

하나님의교회 2세 청소년과 상담을 했다. 어머니를 따라 하나님의교회에 출석했지만,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며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어머니에게 하나님의교회에 가지 말라고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침내 어머니와 동생을 남겨두고 집을 떠났다. 군 복무를 자원했고 제대 후 홀로서기를 해 나아가는 중이다. 가끔 어머니를 만나지만 여전히 가정으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문화 가정의 통일교 2세가 찾아왔다. 동남아 출신의 통일교 신도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따라 통일교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철이 들면서 통일교 교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집을 떠날 수 없었다. 어머니가 자신의 선택을 지지해 주고 사랑해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단 2세라는 사회적 편견과 싸우고 있다. 그래도자신의 이야기를 부끄러워하지 않고 주변에 용기 있게 노출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건강하게 찾아가는 모습이 든든했다.

국내 ·외에서 이단 2세의 문제는 가장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고립된 환경 속에서 이단 2세 청소년들이 온라인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공감하고 위로하며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무책임과 무관심 속에 머물러 있는 이단 2세들을 보호하기 위한 교회와 사회의 관심과 선제적 안전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단 2세도 우리가 보호해야 할 ‘다음 세대’다.

* 이 글은 6월 20일 자 「한국기독공보」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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