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작게보기
페이스북
매너리즘에 빠진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
현대종교 | 오기선 기자 mblno8@naver.com
2025년 05월 16일 08시 50분 입력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매너리즘에 빠졌다. 봉사하는 신도들의 모습에서 ‘왕국 전파’ 보다는 ‘시간 때우기’의 목적이 더욱 짙게 보인다. 실제로 탈퇴자 카페 등에서도 실질적인 봉사보다도 형식적으로 시간만 보고하고 있는 신도들에 대한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여호와의 증인은 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을까?

여호와의 증인과 봉사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은 봉사의 의무를 가진다. 하지만 이들이 말하는 봉사는 일반 봉사활동과는 차이를 보인다. ‘왕국 전파’ 곧 포교를 위한 활동을 ‘봉사’라고 지칭한다. 새로운 사람을 여호와의 증인으로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볼 수 있는 주변 길거리에서 전시대를 설치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 가가호호 엽서를 꽂아놓고 가는 신도들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된다. 호별 방문, 전시대 봉사, 편지 봉사 등으로 구분되며 이를 봉사 감독자에게 매월 보고한다.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우편함에 꽂아 놓고 간 친필 엽서

 

여호와의 증인이 봉사를 통해 어떻게 신도들을 가스라이팅 하고 있는지는 『파수대』를 보면 짐작해 볼 수 있다. 『파수대』 2013년 9월호에는 “파이오니아 봉사를 하면 하느님과 더 가까워집니다”라는 기사를 볼 수 있다.

파이오니아는 전 시간 봉사자를 뜻하는 여호와의 증인의 용어다. 즉 전 시간 봉사의 유익을 강조함으로써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도록 세뇌하는 것이다. 해당 기사는 영적으로 애처로운 상태(진리를 모르는)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며 진리에 대한 고마움을 얻게 되고, 그들을 영적으로 도울 때 자신의 문제에 짓눌리지 않게 된다고 가르친다.

또한 좋은 동료들과 함께 봉사하면 영적인 격려를 받을 수 있고, 부부가 함께 전 시간 봉사를 하면 결혼 생활의 삼겹줄이 강해진다고 전한다. 결정적으로 왕국 권익을 첫째로 구하고 여호와의 지원과 기도에 대한 응답을 체험하며 믿음이 강해진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봉사 시간은 전도인이냐, 파이오니아냐에 따라 기준이 조금 다르다. 전도인의 경우 기존에는 봉사 시간을 적어서 보고 하도록 했으나 2023년부터 봉사 참석 여부만 보고에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정규 파이오니아는 매달 평균 50시간(연간 600시간), 보조 파이오니아는 매달 30시간이 요구된다.

아울러 특별 파이오니아는 매달 100시간으로 조정됐다. 이조차도 2023년 기준으로 하향 조정된 수치라고 한다. 여호와의 증인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 봉사에 매달려 왔는지 짐작이 간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전시대는 세워뒀지만, 여호와의 증인 신도는 보이지 않는 모습

 

시간 보고용 허위 봉사하는 신도들

하지만 2세와 3세들에게는 ‘왕국 전파’,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얻는 유익’ 외에 조금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강요’다. 인터넷의 발달로 여호와의 증인에 대한 사건과 사고, 잘못된 교리 등의 정보를 접한 2세, 3세들의 경우 마음은 여호와의 증인을 떠났지만, 가족관계 등 여러 이유로 몸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 영어권에서는 PIMOPhysically IN, Mentally OUT라고 부른다. 여호와의 증인의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믿음은 없지만 집회를 나가고, 봉사 시간만 채우는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도 많다. 부모의 강요나 핀잔, 체벌 때문에 혹은 회중에서의 따가운 눈초리 때문에 억지로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은 안다. 호별 봉사, 전시대 봉사, 편지 혹은 전화 봉사를 통해 거둔 성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봉사 시간은 더욱 무익하게 다가올 뿐이다. 믿음도 없이 왕국 전파에 나서는 꼴이기 때문이다.
 

▲전도인의 시간 보고가 빠져 있는 2023년 이후 변경된 야외 봉사보고서

 

성과도, 의미도 없는 일이지만 회중 내에서의 관계 특히 부모와의 관계 때문에 봉사하는 ‘척’을 하고 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봉사를 강요하는 부모와의 갈등을 피하고 회중 내에서의 쓴소리를 듣기 싫어서 시간만 때우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호와의 증인에서의 봉사는 ‘왕국 전파’의 처음 의미는 퇴색되고 내부 감시용, 내부 결속용으로 변질된 상태로 보인다.

탈퇴자 A씨는 “일절 어떤 판촉물도 못쓰게 한다. 유튜브도 안된다. 현역 시절 여러 방법을 제안했지만, 묵살 당할 뿐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여호와의 증인 조직은 비능률적이고, 시대착오적인 포교방법만 계속 고수 할 것”이라며 “왜냐하면 전도봉사가 정말로 사람들한테 왕국을 전파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집단 내부의 결속, 집단 최면 그런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카페 <여호와의 증인 카페>에 탈퇴자들은 “봉사를 통해 발견한 연구생들이 회중에서 침례를 받아 새로운 성원이 된 것을 거의 본 적이 없고, 한 번씩 연구생들이 참석하지만 침례까지 받는 것은 못 봤다”고 고백하면서 “아무리 과정이 중요하다고 해도 성과 없는 봉사가 수십 년간 이어진다면 의미가 있을까?”라는 깊은 의문을 남겨 놓기도 한다.

이 글에는 오랜 시간 파이오니아 활동을 했어도 호별 방문으로 접근해 침례를 받도록 도운 사람이 없다거나, 정확한 교리지식도 없으면서 전도지 나르기 작업을 하는 것뿐이라는 비판적인 댓글이 상당수 달리기도 했다.
 

여호와의 증인의 봉사 ‘천태만상’

2023년 완화된 봉사 정책으로 인해 편법으로 봉사 시간을 때우는 사례가 더욱 많아지는 추세다. 탈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두 시간 동안의 봉사활동을 보고한 경우 한 시간은 호별 방문을 했지만 한 시간은 카페 등에서 대화를 했을 가능성이 크다.

전시대 봉사도 마찬가지여서 전시대를 세워두고 멀찌감치 떨어져 대화를 나눈다는 이야기가 많다. 혹은 핸드폰만 보고 있는 신도들도 많다. 아무도 말걸지 않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쇼핑몰 등지에서도 보고용 봉사는 이어진다. 입장하기 전 지나가는 사람에게 전도지를 주면서 봉사활동이 시작된다. 천천히 볼일을 보다가 30분 정도 지나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도지를 나눠 주는 형식으로 봉사 시간을 채운다는 것이다. 또한 차로 이동할 일이 있다면 출발할 때 전도지를 나눠주고 한 시간 뒤 휴게소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는 방법으로 허위 봉사 시간을 만들어 내기도 한단다.

기상천외한 봉사도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여호와의 증인 관련 질문에 대해 복사 및 붙여넣기로 답변을 달거나, 여증뉴스에 댓글을 붙여넣기만 하면서 봉사 시간을 추가하는 경우다. 과거 열정적이던 1세대의 왕국 전파 활동도 이제는 옛말이 되었다고 한다.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시대를 세워놓고 멀찌감치서 대화를 나누는 신도들의 모습 속에 현재 여호와의 증인의 현실을 엿볼 수 있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