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정명석이 1심에서 23년을 선고받았다. 과거 정명석의 부재 속에 JMS를 이끌어 온 정조은 같은 중심축이 없어 보인다. 신도들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속에서, 혼돈의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
JMS 정명석 1심에서 23년 형 선고
대전지법 제12형사부(나상훈 부장판사)는 2023년 12월 22일 오후 2시에 열린 선고공판에서 준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명석에게 23년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 사실이 일관적이고 구체적인 점 ▲피해자 진술에 부합하는 객관적인 증거 및 정황이 존재하는 점 ▲범행에 취약한 다수의 여성 신도를 상대로 상습 성범죄를 저지른 점 ▲피고인의 범행을 재림예수로 인식해 항거 불능 상태로 인정되는 점 ▲ 과거 동종범죄로 10년 형을 받았으나 또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 ▲현장 녹음파일이 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며 피해자들을 무고로 고소하는 등 범행을 반성하지 않은 점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날 경찰은 JMS 신도들이 대전지법에 몰려올 것을 대비해 이 일대 경력을 투입해 현장을 통제했다. 또 선고공판 방청에 제한을 두며, 법원은 온라인으로 방청 신청을 받고, 추첨을 거쳐 당첨자들에게만 방청권을 배부했다. 한편,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신도 세 명에게 23차례에 걸쳐 성폭력, 추행 등을 가한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아왔다.
JMS 정명석과 관련해 다른 신도들의 선고도 이어졌다. 지난 1월 9일 대전고법 제3형사부(김병식 재판장)는 JMS 대외협력국 소속 간부 2명에 대해 2심에서도 1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유지했다. 두 신도는 정명석의 수사가 시작되자 휴대전화 교체 등 증거를 인멸하고, 성폭행 피해자가 있는 홍콩에 지인을 보내 회유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스트 정명석의 부재
▲JMS 성범죄 혐의로 재판 중인 정명석(우)과 정조은(좌) |
JMS 정명석은 과거에도 동일 범죄로 10년 형을 선고받아 수감된 바 있다. 이후 2인자인 정조은이 JMS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정명석의 해외 도피를 도우며 신임을 받은 인물이다. 정명석 수감 후 전국의 JMS 지교회를 순회하며 강의해 자리를 잡았다. 또 목사, 사도, 성령상징체 등의 직함을 얻어 JMS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신도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와 강의 능력을 높게 평가받으며 2인자의 자리를 굳게 지켜왔다.
하지만 정조은이 수감된 현재 JMS는 마땅한 지도자를 세우지 못하는 모양새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정명석과 정조은의 구속 및 선고 등으로 신도들은 JMS에 대한 신뢰의 틈이 벌어지고 있으나, 그 틈을 메꾸고 봉합할 지도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JMS 내부는 현재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의 등장 없이 정명석 가족, 교인협의회, 장로단, 목사, 월성 등으로 갈라져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정명석 무죄를 주장하는 JMS
▲서울시청 앞 대로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JMS 신도들 |
기독교복음선교회는 정명석 선고 직후 예상을 했다는 듯이, 대전지법 앞에서 바로 입장을 표명했다. 기독교복음선교회는 “재판 진행의 절차와 과정에서 무죄추정주의 원칙을 파기하고 상식조차 넘어선 재판부의 편향적인 태도가 수 없이 확인되었(다)”며 “절차와 상식을 외면한 재판 진행은 계속되었고 결국 납득하기 어려운 오늘의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 “정명석 목사의 결백”이 밝혀질 것이라며 의로운 싸움을 이어가 누명을 벗겨내겠다고 강조했다.
JMS 측의 정명석 무죄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물론 이러한 JMS의 입장을 믿는 일반 사람들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증거가 넘쳐나고 판결문을 통해 정명석의 범죄가 충분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 표명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한 목적이 커 보인다. 정명석에 대한 재판과 방송을 오해, 핍박, 편향, 왜곡, 과장이라고 주입해, 내부적인 혼란을 잠재우려는 조치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신도들을 규합해 대규모 시위를 해온 것도 비슷한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JMS는 “정명석 무죄”라는 절대 불변의 입장을 완강하게 외치며 나갈 것으로 보인다.
JMS 2세들의 깊어지는 고민
탈퇴를 원하는 JMS 2세들은 어떤 고민이 있을까? 탈퇴를 원해도 현실에 부딪혀 할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한 마음이다. 2세들은 탈퇴가 어려운 이유로 경제와 가족, 가스라이팅을 꼽았다. A씨는 “가족부터 친구, 지인들이 JMS 신도인 경우가 많았다”며 “이 사람들과 정을 떼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탈퇴가 어려운 것 같다”고 전했다. B씨도 “인간관계의 90~100%가 섭리(JMS)인 경우가 많다”며 “탈퇴는 인간관계가 박살나는 것과 같다. 정이 많아 그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슬프다”고 고백했다. C씨는 탈퇴할 당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사이가 좋은 편이다. (탈퇴를 하게 되면) 부모의 행복과 나의 행복이 반비례하게 된다”며 탈퇴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또 JMS를 탈퇴하는 것은 종교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삶의 근간을 바꾸는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D씨는 종교적인 세뇌가 정신적인 구속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주입식으로 교육을 받은 환경이 크게 작용한다”며 “어린 아이들에게 ‘지옥전’1) 자료를 보여주고, 성장기 아이들에게 금식, 절식, 강제 새벽기도, 기타 훈육 등을 하면서 종교적으로 세뇌한다”고 강조했다. 또 “단순히 정명석 성범죄가 드러난다고 탈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는 걸 알면서도 그걸 깨기까지는 오래 걸린다”고 토로했다. 탈퇴를 원해 도 중고생 시절에는 경제적이나 가족과의 관계로 인해 나오기 어렵고, 대학교 입학이나 직장생활을 하더라도 어린 시절부터 당한 가스라이팅으로 탈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23년 형 선고로 정명석은 교도소에서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 추가된 고소자들이 많아 형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할 수도 없다. JMS도 그 사실을 직시하고 교단 정상화에 힘을 쏟을 것이다. JMS에는 현재 탈퇴를 고민하거나 마음으로는 이미 탈퇴했으나 분위기를 살피는 신도들도 많아 보인다. JMS가 제2의 정조은을 성공적으로 세워 나갈지, 사분오열되어 내부 분열로 이어질지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1) 편집자주: 지옥을 묘사한 매우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영상으로 정명석이 기도 중에 보았다는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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