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제주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권오희 목사입니다. 짧은 칼럼을 통하여 자녀들과 다음세대들을 이해하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청소년 시기가 되면 자녀들이 과잉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너무나 이기적으로 보이고, 도통 자기밖에 모르는 아이로 자라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사실 이러한 특성이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가장 보편적인 특성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청소년기가 되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아 중심적”인 정서적 특성을 갖게 됩니다. 자신만이 독특한 존재라는 착각을 하게 되고,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믿을 만큼 자의식이 강한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D.엘킨트D.Elkind는 이러한 청소년기의 자아 중심성은 두 가지 형태로 발전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중에 첫 번째는, ‘가상청중’입니다. 가상청중이란 그들이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모든 사람이 관객이 되는 것처럼 관심의 초점이 오직 자신에게 쏠려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학생들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탔을 때 그날 자신의 헤어스타일이나, 화장, 옷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 경우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자신을 보고 있지 않지만, 모든 사람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고 느끼는 가상현실 속에 있는 것입니다. 케케묵은 옛말이지만, 청소년 시기야말로 ‘왕자병’, ‘공주병’, ‘연예인병’이 일어나는 시기입니다.
공부는 하지 않고, 큰 거울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거울만 계속 보고 있고, 얼굴에 화장을 떡칠하고, 하루종일 왁스질(?)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은 속이 터져 죽을 지경이 됩니다. “넌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할래?”, “하루종일 얼굴만 쳐다볼래?”, “옷은 그게 뭐니?”, “치마가 너무 짧은 거 아니니?” 이런 이야기가 오가며 결국은 언성을 높이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러나 그럴 때에 부모님은 다시 릴랙스 하시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세요.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야, 조금 지나면 괜찮을 거야.) 쉽지 않지만 기다림으로부터 자녀와의 ‘관계’에 실마리가 있음을 기억하세요.
두 번째 특징은 ‘개인적 우화’라고 합니다. 그들 자신의 중요성과 특별함을 과장하거나 그들 자신에 대해서 비현실적으로 인지합니다. 즉 ‘우화’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 예를 들어, ‘나는 술을 마셔도 멀쩡할 거야’, ‘나는 성관계를 해도 임신하지 않을 거야’, ‘그런 일들은 나에게 생기지 않아 남에게만 그런 일이 생기는 거야’라고 생각합니다.
이 개인적 우화로 인해 청소년들은 과한 행동과 위험한 시도를 합니다. 그러한 일로 인해서 자신에게는 피해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자신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기 생각과 감정 경험 등이 다른 사람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서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사람은 없다고 느끼는 것이죠.
예를 들어 ‘첫사랑’을 경험할 때에 ‘난 이 아이와 반드시 결혼하게 될 거야’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우화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다가 ‘첫사랑’이 실패하게 되면 엄청난 정서적 타격을 입게 되고, 그것은 너무나 특별한 경험이어서 누구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자신을 파괴하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부정적인 부분에서 비행으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이런 ‘가상청중’과 ‘개인적 우화’의 자아 중심적인 부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균형을 잡아갑니다. 시간이 지나고 경험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면서 자신만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파악하게 됩니다. 상상으로만 있던 가상청중이 존재하는 청중으로 대체됨에 따라 자기중심적 사고가 점차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특별한 누군가의 친밀한 관계를 통하여 자신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다른 사람의 그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서 개인적 우화도 점차 사라지게 됩니다.
사실, 청소년 아이들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앞서 나눈 것처럼 아이들은 이러한 시기를 통하여 무엇인가를 시도하고 실패하면서 청소년기의 자아중심성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오히려 대한민국의 보편적인 아이들은 부모의 요구대로 살고, 오직 학교와 학원만 다니면서, 성인으로 성장할 나이에도 ‘자아중심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기다림과 시도의 기회를 주는 것이 또한 부모와 교육자의 역할이 아닌가 싶은데요. 아이들의 여러 행동에도 믿고 있다는 신뢰와 기다림의 교육. 기회를 주는 교육으로 함께 뛰어들어보아요. 지금까지 제주어깨동무학교 교목 권오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