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속되는 고위직 제명 … 뚜렷한 후계 구도 안 보여
■ 신천지의 건재 과시, 내부 결속 위해 직접 나서
■ 신천지 위기 의식 ‘보여주기식 과시로 포장’
두문불출 하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 이만희씨가 전국에서 ‘2024 신천지 계시 성취 실상 증거 말씀 대성회’, ‘전도 대성회’를 개최하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가 가는 곳마다 몇만 명의 신천지 신도들이 모였다는 내용과 함께 기성교회 목회자들의 회심 이야기, 주변 상인들이 신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인터뷰 등 홍보기사가 연일 쏟아진다. 올해로 93세인 이씨가 전국을 순회하며, 직접 말씀을 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계자 없는 신천지의 민낯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만희의 내연녀이자 2인자로 인식되던 김남희의 탈퇴와 배신, 그리고 총회 총무 고동안의 재정문제로 인한 제명까지 이만희의 뒤를 이을 뚜렷한 후계자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직접 지방을 순회하며, 지교회를 관리하고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말씀 대성회, 전도 대성회로 전국을 순회하며 지교회를 관리 중인 이만희(출처:「충청일보」) |
광주이단상담소 임웅기 목사는 “과거 김남희처럼 해외 집회를 주도하는 등의 영향을 드러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제는 국내 행사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남은 카드는 십만 수료식과 지교회 순방”이라고 분석했다.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건강에 대한 루머도 돌고, 총회장이 공식적인 자리에 안 비쳤던 때가 있다 보니, 내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던 상황”이라며 “총회장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노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천지의 위기와 균열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직접 지교회에서 강의하며 총회장이 건재하다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또한 이만희가 가는 곳마다 몇 만이 모일 정도로 신천지가 흔들림 없다는 메시지를 신도들에게 보내고 있다. 마땅한 후계도, 대안도 없다는 뜻이다.
내부 결속 강화
내부의 문제가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고동안 사건이 슬슬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최근에는 대구 다대오지파 전 지파장과 고위 간부들이 문제를 일으켰다. 제명 사유는 또 돈이었다.
▲공희숙 강사가 이만희에 대해 폭로한 유뷰브 채널 "Free of Shinchenji"의 한 장면 |
거기에 신천지 출신 공희숙 전 강사가 유튜브를 통해 이만희의 사생활을 폭로하면서 신천지 내부의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를 통해 신도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탈퇴자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문제를 덮고,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신천지 입장에서는 이만희가 직접 나서는 것밖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그동안 공식석상에 보이지 않던 이만희가 직접 지역을 순방하며 신도들을 다독이고 있다.
부산성시화이단상담소 조하나 실장은 “총회의 일에 대해 지방 신도들은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에 사실을 듣기 전에 미리 순회를 통해 믿음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계속 내부의 문제들이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이탈을 막기 위해 결속력을 다지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만희 사후 이탈을 막기 위한 밑그림으로도 보인다. 조 실장은 “이만희의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돌아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될 때 지방을 돌면서 자신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각인시켜 사후에도 내부 이탈을 막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리이단상담소 신 목사도 “재정 문제로 인한 제명 등 신천지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내부결속 차원에서 지역을 순회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고 전했다. 말씀 대성회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신도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이탈자가 생기지 않도록 내부결속을 시키기 위해 총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만희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거리로 나선 신천지 신도들(출처:「천지일보」) |
맞물린 이유들
즐기고 있다. 한편에서는 이만희의 개인적인 성향도 지역 순회에 한몫하고 있다는 말도 돈다. 최근 공희숙 강사의 유튜브 인터뷰로 인해 이만희의 여자 관계와 평소 행적들이 폭로되고 있는 상황에서 꽤 설득력 있어 보인다.
이만희가 전국에서 총회장으로서 대접과 환대받기를 좋아한다는 이야기다. 지파장 입장에서 총회장 내방을 통해 위신을 세울 수 있고, 이를 계기로 신도들을 더욱 결집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기회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방증하듯 이만희의 내방이 예정된 지역에서는 사전에 대규모 거리 홍보를 펼치고 이만희가 내방하는 날에는 신도들을 동원해 환영인파를 만들어 내고 인파를 부풀려 적극적으로 언론에 흘리고 있다. 결과적으로 개인적인 성향과 신천지 유지라는 복합적인 이유가 맞물린 결과다.
신천지 내부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곪고, 터지고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불거지는 이탈 등의 문제를 수습하기 위해 고령의 이만희가 직접 나섰다. 하지만 이만희도 결국은 죽는다. 이만희의 행보에서 뚜렷한 후계 대책이 없어 보이는 신천지의 깊은 고민과 신음이 엿보인다. 이만희 사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어질 제2, 제3의 신천지 피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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