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어머님으로 올라선 강현실(좌)과 문선명이 살아있을 때부터 참어머님 자리를 지켜온 한학자(우) |
■ 문선명 사망 후 참어머님 자리 지켜온 ‘한학자’
■ 통일교 정통성과 문선명의 영계 지시로 참어머님 등극한 ‘강현실’
■ 이영선 사무총장, “정통성 앞에 강현실 측으로 신도 기울 것”
문형진 통일교가 한학자 통일교 실세였던 강현실을 참어머님의 신분으로 격상시켰다. 한 통일교 아래 두 명의 참어머님이 만들어졌다. 문선명의 아내로서 참어머님 자리를 이어온 한학자. 문선명이 “영계(하늘)에서 메시지(계시)를 내려주었다”는 문형진 통일교의 주장 아래 참어머님으로 올라선 강현실. 과연 참어머님은 누구인가?
원조 참어머님은 한학자
한학자는 문선명 사망 이후 본격적으로 참어머님의 역할을 감당해왔다. 문선명이 사망하기 전 아들 문형진에게 실권을 넘겨주었던 터라 통일교 내 혼선이 있었지만, 교리 변개와 점진적 신격화로 한학자는 참어머님의 자리를 차지했다. 기존의 통일교 고위 간부들 역시 한학자 신격화에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수장의 교체로 기득권에서 밀려나는 것을 피하고자 했던 노림수로 보인다.
문형진은 문선명이 세워놓은 후계 구도를 무시하고 수장으로 올라선 한학자에 대해 “음녀”, “타락한 혈통”, “사탄의 핏줄”이라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한학자 통일교 측은 ▲참부모님 ▲참어머님 ▲메시아 ▲하나님 ▲독생녀 ▲원죄를 가지고 있던 아버님(문선명)이 원죄가 없는 독생녀(한학자)를 만나 죄를 씻을 수 있었다는 등 걷잡을 수 없는 신격화로 입지를 굳혔다. 한학자가 문선명보다 본인을 더 높게 치켜세우자, 골수 통일교 신도들 사이에선 잡음이 세어 나왔다. 나아가 문형진 통일교로 노선을 변경하는 신도들도 나타났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진실하게 한학자를 따르는 신도들만 남게 되었다.
문선명의 계시를 받은 강현실
문형진 통일교 측은 한학자의 끝없는 신격화에 내적 갈등을 겪고 있던 한학자 통일교 실세 강현실을 영입했다. 강현실은 문선명이 부산 범내골에서 통일교를 개척할 때 첫 포교된 신도로, 통일교의 부흥을 위해 열심을 다했던 인물이다. 문선명 역시 강현실을 신뢰했다. 그 증표로 ‘심판주’(편집자 주: 통일교 신도들의 신앙생활을 바로잡아주는 역할)라는 자리와 ‘순회사’(편집자 주: 전국의 통일교를 돌아다니며 부흥 집회를 하는 역할)의 직책까지 부여했다. 문선명의 총애와 그녀의 굳은 신앙심으로 통일교 신도들 사이에선 ‘어머니’로 불리던 중직자다.
강현실은 문형진 통일교 측으로 노선을 변경함과 동시에 한학자의 신격화에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를 계기로 한학자 통일교에 남아있던 신도들이 문형진 통일교로 넘어오기도 했다. 문형진 통일교 측에 있어 강현실은 한학자를 견줄만한 리더이자 울타리가 될 수 있는 존재였다. 그래서일까 문형진 통일교 측은, 영계에 있는 문선명이 강현실을 참어머님 신분으로 격상시켰다고 공언한다. 신도들 역시 문선명의 지시사항이라는 권위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참어머님으로 격상한 강현실(원 안, 출처: 유튜브) |
한학자 vs 강현실
한국기독교통일교대책협의회 이영선 사무총장은 “한학자는 교리 변개를 통해 만들어진 리더일뿐”이며, “강현실은 문선명이 살아있을 때부터 신임받던 사람으로서 통일교 내 많은 신도가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문선명으로부터 직접 후계자로 인정받은 문형진의 정통성과 강현실의 영향력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문형진 통일교는 내외적으로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강현실이 고령이라는 약점이 있지만, 그간 문형진 통일교에 비어있던 참어머님의 자리가 채워지는 것만으로도 뿔뿔이 흩어진 통일교 신도들을 규합시키는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어머님의 자리는 하나의 상징이다. 참 가정의 중요성을 외쳐왔던 통일교에게 있어 비어선 안될 자리다. 그간 한학자의 타락을 외치며 참어머님의 자리를 비워뒀던 문형진 통일교. 이젠 강현실씨를 참어머님으로 격상시키며 교리는 물론 외적으로도 빈틈없는 통일교 독자노선을 구축했다. 아들 문형진과의 싸움을 넘어 참어머님의 자리를 놓고 강현실과 신경전을 펼쳐야 하는 한학자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