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통일교의 참 후계자라고 주장하는 문형진씨 (출처: 유튜브) |
■ 상표권침해소송 제기한 한학자 VS 후계자 확인 소송으로 역공한 문형진
■ 문형진 · 한학자 후계자권 소송에 총력전 펼칠 것으로 전망
■ 정치와 사업으로 성장한 통일교 ··· 몰락의 전조인가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설립자 문선명은 후계자로 7남 문형진(현 생츄어리교회 담임)을 지목했었다. 그러나 문선명이 사망하자 아내 한학자씨가 친아들 문형진을 내치고 실권을 쥐어 잡았다. 한씨는 아들의 직위를 하나하나 해지시켰고, 결국 문형진은 독자노선을 구축하며 친어머니와 갈라섰다. 그렇게 통일교는 한학자와 문형진이 이끄는 두 개의 체제로 운영되었다. 위태롭지만 두 노선 운영이 자리잡혀 가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통일교에 다시 사건이 터졌다. 한학자 통일교 측에서 문형진 통일교가 사용하는 로고를 두고, 상표권을 위반했다며 소송을 진행했다. 문형진 통일교는 상표권 소송에 강력하게 맞서는 것을 넘어 통일교의 참 후계자권을 놓고 미국 뉴욕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어머니는 ‘상표권’, 아들은 ‘후계자권’으로 문제 제기
문형진씨는 지난 2월 22일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한학자씨와 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김효열, 주동문, 양창식, 김기훈 그리고 외국인 간부 네 명을 상대로 후계자권을 놓고 소송을 제기했다. 「선데이저널」에 따르면 문씨는 소장을 통해 ▲문선명 총재가 본인을 후계자로 지명했고 2010년엔 문서로 선포했다. ▲2012년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가 일부 측근과 함께 나를 후계자 자리에서 몰아냈다. ▲나만이 유일한 통일교의 지도자이고, 어머니는 아무런 자격이 없음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형진씨는 왜 갑자기 후계자권을 놓고 법적 시비를 따지게 되었을까? 법적 싸움의 시작은 한학자씨가 먼저 걸어왔었다. 한학자 통일교는 지난해 7월 30일 문형진 통일교를 상대로, 로고를 도용했다며 미국 펜실베이니아 중부연방법원에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한학자 통일교의 행보에 문형진씨는 같은 해 9월 26일 상표권 침해에 대해 맞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후계자권 소송도 추가로 진행했다.
문형진의 소송, 한학자 측 반응은
문형진씨의 소송에 한학자씨는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었을까? 과거 문형진씨는 어머니와 갈라선 이후 한씨를 향해, “음녀”, “사탄의 핏줄”, “타락한 혈통”이라며 맹비난을 한 적 있다. 문씨의 발언에 한학자 통일교 측은 본인들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문씨를 “패륜” 등으로 운운하며 불쾌한 입장을 밝혔었다. 이번 싸움의 경우 홈페이지에 어떠한 관련 소식도 게재하지 않았다. 본지가 한학자 통일교 측에 상표권과 함께 후계자권 소송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앞으로의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문의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학자 통일교가 문형진 통일교의 소송과 관련해 일언반구도 하지 않지만 깊은 고민에 빠져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만약 후계자권 소송에서 법원이 문형진씨의 손을 들어주면 한씨는 통일교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넘어 모든 걸 잃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상황을 미루어 볼 때 문형진 뿐만 아니라 한학자 역시 이번 재판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통일교 향후 전망
한학자 VS 문형진. 사실 이 싸움은 단순히 통일교 교권을 누가 차지하느냐만의 싸움은 아니다. 사실 미국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제기한 후계자권 소송은 몇 년이 걸려 종결될지 모르는 싸움이다. 시간적인 부분을 염두에 둬서 볼 때 문형진 통일교 측은 한학자 사망 후의 싸움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학자 통일교 측은 1남 문효진의 장남 문신출을 차기 후계자로 점찍어 둔 상황이다. 믿을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문신출군은 통일교 교리와 왕권교육을 받고 있다. 반면 문형진 통일교 측은 문씨의 장남 문신준을 3대 왕으로 세워둔 상황이다. 현 통일교는 어쩔 수 없이 두 개의 체제로 이어간다고 할지라도, 이다음을 바로 잡기 위한 문형진의 노림수로 볼 수 있다.
누가 승기를 잡든, 문선명이 부재한 통일교는 침몰하는 배와 같다. 한학자를 따르자니 문형진에 비해 정통성이 떨어지고, 문형진을 따르자니 총 · 칼을 갖추라는 등 상식을 벗어나는 교리가 못 미덥다. 그렇다고 한학자 · 문형진씨가 종교성을 내세워 신도들을 규합하자니 교리적 기초가 약하다. 문선명 사망 후한학자가 교리적 바탕 아래 독생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교리가 허술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단 전문가들은 많은 신도가 통일교를 떠나 그들만의 통일교를 만들어 소규모 공동체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선명이 없는 통일교의 미래는 밝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