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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계수양회를 나온 양떼 커뮤니티 |
“청소년들이 위기(危機)에 처한 것은 어른들이 위기(委棄)했기 때문이다.” 위기청소년이란 가출, 비행, 편부모 가정 등 위험과 어려움에 처한 청소년을 뜻한다. 이런 위기청소년들에게 울타리 역할을 자처하는 곳이 있다. ‘양떼커뮤니티’(대표 이요셉 전도사)다.
아이들과의 첫 만남은 쫓아냄에서 시작되었다. 이 전도사가 교회사역을 하던 시절, 인근에 사는 7명의 아이들이 교회 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웠다. 술에 취한 채 예배당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담임 목사님의 요청에 아이들을 교회 밖으로 쫓아내기 바빴다. 쫓아내기를 수차례 반복하니 아이들 얼굴이 외워졌고 정이 들었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었다. “술 깨고 교회 한번 와, 밥 사줄게.” 이 한마디에 아이들이 교회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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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떼 예배를 드리는 청소년들 |
토요일 밤, 주(酒)가 아닌 주님을 찾는 양떼 커뮤니티
아이들이 교회를 찾아왔다. 주일예배도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존에 교회를 출석하던 학생들이 불편해했다. 그 아이들에게 돈을 뺏기거나 폭력을 당했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영혼도 포기할 수 없었어요.”, 이 전도사는 찾아온 아이들과 따로 ‘양떼예배(은어: 양아치 떼거리 예배)’를 드렸다. 예배시간은 토요일 저녁 7시로 정했다. 청소년 범죄율이 높은시간이 토요일 밤이었기 때문이다. 7명이 시작한 양떼 예배는 90명이 되었다. 양떼 예배를 통해 아이들은 토요일 저녁 술집이 아닌 교회로 모이게 되었다.
예배를 위해 모이지만 ‘문제아’라는 꼬리표는 떼기 어려웠다. 교회 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성도들과 목회자들의 눈총은 따가웠다. “아이들을 나가게 하던지, 전도사님이 나가던지 정하세요.” 장로님의 불호령. 이 전도사는 아이들을 선택했다.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버림받은 아이들에게 또 다시 버림받는다는 상처를 주기 싫었어요.” 정작 교회를 나오자 갈 곳이 없었다. 이 전도사는 아이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좌절감을 SNS를 통해 하소연했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양떼 예배의 사정을 알게 된 어깨동무사역원(대표 윤은성)과 대방중앙교회(담임 이재욱)에서 예배 장소와 재정을 지원해줘 양떼 예배를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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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밥’ 교제 중인 양떼 커뮤니티 |
관계성을 위한 ‘복음밥’사역
“식구(食口)란 함께 밥을 먹는 것이에요.” 양떼 커뮤니티의 주된 사역 중 하나는 아이들과 밥을 먹는 것이다. 밥을 먹다 보면 아이들이 먼저 속 이야기를 꺼낸다. “저 죽고 싶어요.”, “집에서 도망쳐 나왔어요.”, “저 내일 재판가요.”, “소년원 들어가게 되었어요.” 이 전도사는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의 형, 선생님, 아빠가 되어준다. 그다음 ‘복음’을 먹인다. “토요일 저녁에 양떼 예배 나와.”, “우리 예수님 믿자.” 아이들의 대답은 없다. 그러나 다음 주 양떼 예배에 앉아있다. 양떼 커뮤니티는 이 사역을 복음과 밥이 함께 가야한다해서 ‘복음밥’이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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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떼 아이가 드린 감사헌금 |
밥을 먹이다 보니 이 전도사의 통장 잔고는 늘 비어있다. 신용카드로 대처하니 빚이 늘어났다. 때로는 사역이 힘들게도 느껴진다고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아이들이 감동을 준다고 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르바이트했어요. 양떼 커뮤니티에 헌금하고 싶어서요. 얼마 안 되지만 꼭 헌금하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 양떼들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작지만 조금씩 변화되어 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이 전도사는 다시 힘을 낸다고 고백한다.
끊임없는 사건 사고,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
양떼 커뮤니티 사역이 항상 순탄하지만은 못했다. 밥을 먹이고 말씀을 먹여도 아이들의 비행은 끊어지지 않았다. 양떼 커뮤니티 아이들 대부분 부모님이 없기에 사건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보호자 신분으로 경찰서를 찾아갔다. 때로는 아이들에게 섭섭할 때도 있었다. 임신했다며 울면서 찾아오고, 간식을 먹이기 위해 모은 돈을 훔쳐가기도 했다. 오토바이사고가 나서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이 복음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은 소년원에 가 있었다. 다사다난한 일을 겪으며 이 전도사는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을 느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구해야 할 영혼들을 지속해서 붙여주시니 인내하고 이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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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진 캠프 단체사진 |
말씀으로 성장하는 ‘일진 캠프’
작년 8월 ‘일진 캠프(유일한 진리 예수 그리스도)’가 진행되었다. 복음을 통해 위기청소년들을 변화시키고 싶어서다. 양떼 커뮤니티 아이들은 물론 서울 경기 지역의 교회에 연락해 위기청소년들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아이들이 캠프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개인 멘토선생님도 모집했다. 총 80여 명의 위기청소년과 캠프를 진행할 수 있었다.
캠프가 처음인 아이들과 정해진 순서와 시간에 맞춰 진행하기란 쉽지 않았다. 방에 숨어있는 아이들을 찾아와야 했고, 캠프장 밖으로 도망친 아이들을 찾아와야 했다. 캠프를 통해 꼭 예수님을 만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일진 캠프는 뜨거웠다. 캠프 기간 중 눈물로 기도하고 회개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문자 메시지, SNS를 통해 간증하는 아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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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 선생님과 함께 기도 드리는 아이들 |
“이번처럼 간절하게 기도한 적 처음이에요. 정말로 하나님 만나고 싶어요”, “수련회 때 하나님 보고 싶다고 고백한 거 창피하지 않아요. 아직은 하나님을 조금 믿지만 온전하게 믿는 날이 올 것 같아요.”, “이번 수련회를 통해서 가치관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도 전도사 할 거예요. 아니면 일진 캠프 후원자 할거예요.”
캠프가 끝나고 한 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전도사님, 하나님이란 존재를 만나면 인생이 변한다면서요? 하나님이 나 좀 만나줬으면 좋겠는데 진짜 안 만나줘요. 저 진짜 진지해요. 저 그 하나님이란 사람 좀 만나게 해주세요. 인생 좀 변하게. 하나님 만나게 되면 욕부터 할 거예요. 왜 이제야 만나러 왔느냐고. 꼭 만나고 싶어요.” 이 전도사는 캠프 이후 아이들의 관심사가 ‘하나님을 만나는 것’으로 변한 게 느껴져 감사하고, 더 기도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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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음 중인 양떼 커뮤니티 |
앨범 ‘선물’을 선물한 크리스마스
작년 겨울 양떼 커뮤니티는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음반을 제작하게 된 것이다. 음반제작은 양떼 커뮤니티에 노래를 선물하고 싶다던 작사가 MAFLY(소속사 줌바스, 대표 신혁)의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언제 녹음을 하는지, 누구와 함께하는지 관심을 보였고 곧장 노래 연습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간에 연락이 두절된 아이들을 찾아오는 헤프닝도 있었지만 많은 분의 도움으로 ‘선물’이란 앨범이 나오게 되었다.
앨범이 발매되자 아이들의 반응도 재미있었다. “다음엔 저도 앨범 작업에 참석하겠습니다.”, “다음엔 꼭 제 파트 주세요.”, “뮤직비디오에 얼굴 많이 나오게 해주세요”, “전 꿈이 생겼어요. 개인 앨범을 낼 거예요.” 이 전도사는 “실패만 가득했던 아이들의 삶 속에 한 가닥의 희망이 되는 앨범이 되기를 바란다. 양떼 뿐만 아니라 지금도 어디선가 어두운 방 안에 쓸쓸히 울며 노래로 달랠 아이들의 빛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양떼 커뮤니티는 ‘선물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매년 1회 앨범을 발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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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방 모임을 알리는 포스터 |
양떼 커뮤니티 졸업과 ‘열매’
양떼 커뮤니티는 양떼 예배를 처음 드리는 시점을 입학으로 정하고 21살이 되면 졸업한다. 이 전도사는 “21살이면 성인이고, 이때쯤 되면 대부분 정신 차리고 문제없이 지내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양떼 커뮤니티 사역은 올해로 6년 차를 맞았다. 6년이란 시간 동안 50여 명의 아이들이 양떼 커뮤니티를 졸업했다. 그리고 많은 열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중의 한 예 가 ‘공주방’ 졸업생들이다.
공주방은 ‘공부조차 주님을 위해 하는 방모임’의 준말이다. 공주방의 시작은 이렇다. 양떼 커뮤니티와 양떼 예배를 통해 마음이 회복된 세 명의 아이들이 찾아와 다시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의 요청에 이 전도사는 공부방을 구해주고 과외선생님(김난희 전도사)을 붙여주었다. 현재 세 아이들은 각각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수능을 준비하고 있고, 취업을 나가 있다.
양떼 커뮤니티 졸업생 중엔 신학 대학교로 진학한 친구도 있다. 본인이 양떼 커뮤니티를 통해 받은 사랑을 다시 전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전도사는 “다른 거창한 것은 바라지 않는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이 전도사는 “아이들이 자라 자신이 힘들고 아팠을 때 한 전도사가 챙겨준 것을 기억하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양떼 커뮤니티의 목표는 ‘없어짐’이다. 양떼 커뮤니티가 부흥한다는 것은 위기청소년들이 증가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전도사는 “앞으로도 양떼 커뮤니티는 없어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실패를 위해, 위기청소년을 더욱 사랑함으로 섬길 것”이라는 색다른 포부를 밝혔다.
후원계좌
국민은행 639001-01-520238 한국어깨동무사역원(양떼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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