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1일 신천지는 그 해 표어를 발표한다. 이만희씨가 표어를 낭독하고 신도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한다. 신도들은 표어의 내용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해서도 안된다. 이 같은 맹목적인 “아멘!”은 사이비 종교의 자양분이다.
“신천지 하나님의 승리와 통치의 해”
“신천지 하나님의 승리와 통치의 해.” 신천지가 2017년을 시작하며 내걸은 표어다. 표어를 상당히 중시하는 신천지는 ‘승리’와 ‘통치’라는 단어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간 지속적인 대형 평화행사의 개최로 신도들은 전 세계가 신천지를 주목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한껏 고무되어 있다. 신천지 지도부는 현재 상황을 이용해 신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단어를 선택했다.
추상적 표어 제시의 노림수
앞선 몇 년간의 표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신천지는 자신들의 목표를 표어에 담아 교리를 변개하고 신도들을 옥죄는 데 사용해 왔다. ‘신천지 십사만 사천 완성의 해’(2013년), ‘지파완성, 흰무리 창조, 종교대통합, 만국회의의 해’(2014년), ‘만국소성, 흰무리 창조, 종교경서통일의해’(2015년), ‘국제법 제정과 종교연합사무실 완성의 해’(2016년)만 보더라도 신천지가 그해 어떤 활동에 집중할지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신천지 하나님의 승리와 통치의 해”에서는 구체적인 목표를 찾을 수 없다.
의도적으로 목표를 감췄을 수 있다. 신천지에서 가장 중요했던 십사만 사천 구원의 교리가 종교대통합 구원으로 변개되었다. 신도들 역시 몇 번의 굵직한 평화행사를 치르며 자연스럽게 종교대통합을 바라보고 있다. 불가능한 목표까지 신도들에게 세뇌한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기보다 추상적인 표현으로 신도들을 통제하겠다는 심산 아닐까?
멈추지 않는 이만희씨 신격화의 허와 실
신천지가 허황된 내용을 담은 표어를 발표하고, 신도들의 맹목적 추종을 얻은 이면에는 이만희씨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이씨 후계자로 김남희씨가 낙점되고 점차 김씨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지만, 신천지는 이씨를 빼곤 이야기할 수 없다. 그 어느 이단사이비보다 신도들을 교리적으로 강하게 세뇌시키는 곳이 신천지고, 그 정점에는 이만희씨가 있다. 신도들이야 이씨의 육체영생불사를 굳게 믿고 있겠지만, 현재 이씨의 나이 86세. 신천지 유력인사들은 이씨의 사후를 대비해야 한다.
많은 이단사이비 단체에서 교주의 사망이나 구속 등이 신도들에게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신천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이씨 사후를 기점으로 신천지는 그 어떤 이단사이비보다 큰 변화를 겪을지도 모른다.
허황되고 현실적이지 않은 목표를 제시해 신도들의 삶을 파괴하는 신천지가 올해도 여전히 신도들에게 희망고문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