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만희는 재판, 신천지는 흥행
-
- 포교 전략 변화로 위기 속 기회 모색
- 현대종교 | 김정수 기자 rlawjdtn@hanmail.net
-
2021.01.11 14:20 입력
■ 거리에 보이지 않는 신천지, 안심하면 큰 오산 ■ 당당하게 신천지 노출하며 포교 ■ 모든 모임과 회의, 복음방, 센터까지 줌으로 진행
신천지는 이만희 재판 등 사회적 질타를 한 몸에 받는 이 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을까? 신천지는 그 어느 곳보다도 빠른 변화를 수용하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있었다. 신천지의 포교 활동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위축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포교 변화, ‘모략’에서 ‘오픈’
코로나19는 신천지의 대표적인 포교방법의 변화를 일으켰다. 신천지의 대표적인 포교방법은 ‘모략’이었다. 거짓말과 연기로 포교 활동을 하는 것이다. 신천지라는 사실을 숨기고 접근해 성경 공부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모략 포교가 어려워졌다. 그 이유는 신천지는 결국 관계를 통해 성경 공부를 진행해야 하는데, 대면으로 성경을 가르칠 수 없는 환경이 된 것이다. 그래서 신천지 인터넷시온선교센터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어야 한다. 신천지라는 것을 숨기고는 성경 공부를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신천지가 속이는 단체가 아니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밝히는 목적도 있다. 최근 신천지를 탈퇴한 A씨는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신천지는 숨만 쉬면 거짓말을 한다고 알고 있다. 신천지가 거짓말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이기 위해 오픈(신천지를 드러내는 것)하는 것도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신천지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 잘못 알고 있다고 알려주면서 비유풀이를 가르쳐주면 신기하다며 포교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 국민이 신천지를 알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가득한 상황이지만 신천지는 자신을 떳떳하게 밝히고 포교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의 신분이 이미 드러났거나 드러나도 상관없는 경우에는 신천지 신도임을 밝힌 후 신천지에 대한 긍정적인 기사를 보내주며 이미지 변화를 꾀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자신이 신천지라는 사실이 드러나면 곤란한 경우에는, 좋은 사람이라며 신천지 신도를 소개해 주면서 내가 신천지를 오해한 것 같다며 포교 대상자의 경계를 풀어준다.
신천지 탈퇴자 A씨는 “(2020년) 8~9월부터 오픈 전도하는 복음방 커리큘럼을 만들었다”며 “센터를 10월에 개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신천지는 긍정적인 신천지 기사 링크를 통해 포교대상자의 마음을 연다. 이번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혈장공여를 했던 내용이나 신천지에서 방역 취약시설에 봉사활동을 했다는 기사 등 여러 가지 사회에 긍정적인 활동을 한 기사를 지속적으로 보내는 것이다.
신천지 신도임을 알게 되더라도 ‘억울한 부분이 있구나’,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구나’, ‘그렇게 나쁜 단체는 아니구나’, ‘경계를 조금 풀어도 되겠구나’ 등의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오히려 역으로 신천지를 밝히는 것이 신뢰를 주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교육 변화, ‘대면’에서 ‘비대면’
신천지는 신도들이 잠 잘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활동이 방대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거의 매일 모여 교육을 받고, 포교 활동을 하느라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제는 대면모임, 대면회의, 대면교육이 어렵게 되었다. 대면으로 하던 모든 것을 비대면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신도들은 새로운 활동 방법에 성공적으로 적응했다.
신천지가 주로 사용하는 것은 줌(ZOOM)이라는 어플이다. 회의, 교육, 피드백 등 모든 모임은 줌으로 하고 있다. 만에 하나 모임에 몰래 들어온 스파이를 찾기 위해 이름을 특별한 코드명으로 짓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신천지 센터도 줌으로 개강했다. 신천지 교회, 센터 등 대부분의 장소가 알려지고 폐쇄되면서 비대면 교육 방법을 모색한 것이다. 신천지 강사가 강의하는 것은 동일하다. 수강생이 줌으로 수업을 듣는 것이 다를 뿐이다. 대면으로 강의를 진행할 때는 참석한 신천지 신도가 수강생의 태도를 감시했다. 마찬가지로 줌으로 센터를 진행할 때도 수강생의 반응을 살피는 신도가 따로 있다.
담당자가 줌을 통해 듣는 사람의 얼굴을 모두 볼 수 있기 때문에 표정은 어떤지, 졸지는 않는지, 집중해서 듣고 있는지 등 수강생의 모습을 확인한다. 비대면으로 센터를 진행해 탈락자 없이 수료시키기 위한 신천지의 감시는 더 철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탈퇴자는 줌으로 하는 모임이 많아졌고, 어디서나 할 수 있어서 전보다도 모임이 많아져 더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최근에는 줌으로 가족초청행사를 마련해 가족 포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확인된 지파들은 구역장이 맡은 담당 신도 수가 줄어 신도 관리에 변화를 주었다. 박정철 간사(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 광주상담소)는 “예를 들어 구역장별로 6~7명씩 담당했다면 현재는 3~4명이 담당한다. 그러기 위해 구역장 수가 대폭 늘게 되었는데,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것이다”라며 “오래된 신도 중에 사명을 내려놓은 신도들이 있다. 다시 사명을 하도록 권면해 구역장 수를 채운다”고 밝혔다.
가족 변화, ‘초조’에서 ‘안심’
가족이 신천지 신도라는 것을 알고 있는 가족에게도 변화가 찾아왔다. 자녀가 신천지 신도였는데, 최근 밖에 나가는 시간이 현격히 줄어든 것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새벽같이 나가서 잠들기 직전에 들어와 잠만 자고 또 나갔었는데 이제는 집에만 있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부모 입장에서 안심하는 것이다. 신천지와의 접촉이 없다는 생각에 전보다 걱정이 줄었다. 여전히 비대면으로 신천지 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간섭이나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낮아졌다. 신천지 신도들은 보다 자유롭고 비교적 편안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박정철 간사는 “자녀들이 집에 있으니까 부모님이 안심한다”며 “수요일,주일에도 집에 있으니 코로나 이후 탈퇴한 것으로 희망을 갖는다”고 전했다.
신천지는 코로나로 인한 삶의 변화, 이만희의 사회적 질타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역설적으로 강수를 두고 있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가득한 신천지가 당당히 신분을 밝히고, 신도들이 흔들리는 분위기에 구역장을 더 세웠다. 오히려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신도의 모습에 가족이 안심하는 형국이다. 코로나로 인해 ‘멈춤’이 가득한 이 시기에 신천지는 역설적인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 저작권자 (C) 월간 현대종교(hdjongkyo.co.kr), 영리 목적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