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가 고양시를 상대로 낸 ‘용도변경취소처분 취소청구’에 대해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 처분을 내리면서, 신천지는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구 물류센터 건물을 종교시설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경과신천지 시몬지파 총무 김○○씨는 2018년 해당 건물을 매입한 뒤, 건물 전체를 종교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대수선 및 용도변경에 관한 심의를 신청했다. 하지만 고양시 건축위원회는 ▲구체적 사업계획 확인 불가 ▲교통에 대한 대책 부적정 등의 이유로 심의를 부결했다.이후 김씨는 1, 2층을 창고시설에서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하고, 4층을 증축하는 내용의 허가 신청을 낸 후,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1, 2층을 약 4년간 비워두었다가 2023년 6월 해당 건물 2층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 신청했고, 신청 면적이 5000㎡이 되지 않아 건축위원회 논의 없이 사용승인이 이뤄졌다. 같은 해 9월, 김씨는 용도변경 허가를 받은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하려고 신청했지만, 건축위원회 심의 대상임을 안내받은 후 취소했다.이 사실을 안 인근 주민들이 신천지와의 관련성을 제기하며 용도변경 허가 및 사용승인을 반대하는 취지의 민원을 냈고, 고양시는 해명을 위해 김씨에게 청문회 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씨는 불출석, 2024년 1월 고양시는 직권취소 결정을 내렸다.직권취소 이유는 ‘중대한 공익상의 이유’였다. 우선 해당 건물주 김씨가 신천지 학생부장과 지파 총무 등을 역임한 신천지 신도라는 점이 처분 사유에 들어갔다. 개인이 신청한 것처럼 보이지만, 신천지의 종교시설을 위한 용도변경 신청이었다. 그리고 반대 민원에 시민단체, 입주자대표회, 학부모회 등 일반 시민까지 포함돼 격렬히 반대하고 있고, 신천지로 인한 학생들의 심각한 학습권 침해와 학업 포기, 가정 붕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도 포함됐다.이에 김씨는 고양시를 상대로 용도변경취소처분 취소청구를 냈고, 1심과 2심, 대법원까지 고양시의 손을 들어줬다. 고양시가 판단한 ‘중대한 공익상의 이유’가 존재한다는 것이다.중대한 공익적 이유 ‘시민 반대, 학습권 침해’1심 재판부는 고양시의 ‘직권 취소’가 합당하다고 판결하면서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하나는 김씨가 해당 건물을 종교시설로 용도 변경하기 위해 기만적인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애초 해당 건물을 종교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용도변경을 신청했다가, 심의가 부결되자 5000㎡ 미만으로 용도변경 허가를 받은 후 나머지 부분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 시도했다.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취소한 점에서 용도변경 허가 및 사용승인의 존속에 대한 원고의 신뢰는 보호 가치가 없다고 본 것이다.
두 번째 이유는 시민들의 반대와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였다. 재판부는 인근 23개 아파트 입주민을 비롯한 상가번영회 등 수만 명이 직권취소를 촉구하거나 찬성하는 민원서에 서명했고, 현재까지도 지역 주민들의 집회와 집단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명단에는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아파트 주민 상가 운영자, 학부모 등 일반 시민이 다수 포함된 데다가 이들이 주장하는 학습권 침해, 가정환경 침해 등의 이유가 상당히 실재적인 점을 들었다.결과적으로 재판부는 “원고가 소속된 종교단체(신천지)가 지역 주민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심각한 폐해를 유발하는 이단인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이 사건 용도변경허가 및 사용승인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 극심한 지역사회의 갈등이 현실화되어 오랫동안 계속되고 그 갈등으로 말미암은 사회, 경제적 손실이 막대할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또한 학교 주변 환경 등 교육환경이 일단 침해되면 그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므로 학교 주변환경의 보전이라는 공익은 건축물 용도변경 허가에 있어 고려해야 할 가장 중대한 공익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고양시 그리고 과천, 인천...현재 신천지는 고양시뿐만 아니라 인천시 중구, 과천시와도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인천의 경우 구 인스파월드 건물을 매입한 신천지가 2015년, 2016년, 2024년 4월 용도변경 신청을 했지만, 허가받지 못하자, 종교시설이 아닌 문화 및 집회시설로 용도변경 승인을 받아낸 것이 시작이었다. 인천 중구청은 이후 시민들의 민원 등으로 착공을 불허했고, 신천지는 소송을 제기했다. 1, 2심 모두 신천지가 이겼고, 중구청은 대법원에 상고했다.과천의 경우, 기존에 9층과 10층을 매입해 본부와 요한지파가 사용하던 건물의 나머지 층을 사들이면서 신천지 성지화 작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다가 수원지방법원이 신천지가 2023년 과천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건축물대장 기재 내용 변경신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신천지의 손을 들어주면서 우려는 더 커졌다. 이유는 시민 생명과 재산이라는 공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고양시, 과천시, 인천시 모두 비슷한 소송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고양시가 신천지와의 행정소송에서 최종적으로 승소하면서 다른 지역의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과천시의 경우 ‘지역사회가 입을 공익상의 피해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심 재판부가 시의 행정처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고양시의 경우 지역사회의 갈등이 미치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학습권 침해 등이 충분히 예견된다고 봤다. 그리고 갈등이 초래될 막연한 가능성만이 있다고 단정할 것은 아니라고도 판시했다. 즉 시민들의 주장이 재판부로서도 충분히 이해될 만한 사유였다는 뜻이기도 했다.인천 중구청은 대법원에 상고했고, 과천시는 항소해 2심 재판 중이다. 신천지의 용도변경이 시민들의 가정환경,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침해할 수 있다는 고양시의 판례가 다른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시민들의 끝없는 관심이 지역사회를 이단으로부터 보호하는 최선의 길임은 자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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