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비롯한 해외 여러 나라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범블 프렌즈(Bumble For Friends), 틴더(Tinder), 헤이 비나(Hey! Vina), 밋업(Meetup) 등은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다. 특히 이민자나 타지역으로 이주한 사람들, 혹은 새로운 공동체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플랫폼은 자연스러운 만남의 창구 역할을 한다. 필자는 그동안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신천지가 접근했다는 제보를 여러 차례 받아 왔다. 특히 데이팅 앱이나 친구 만들기 앱을 통한 접근 사례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영국, 호주, 독일, 뉴질랜드 등 여러 나라에서도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친구 관계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목 모임과 성경 공부, 그리고 신천지 센터 교육으로 연결되는 유사한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캐서린으로부터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캐서린은 자신이 겪은 일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같은 상황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인터뷰와 자료 제공에 동의했다. 그녀가 제공한 문자 메시지, 사진, 모임 기록 등을 바탕으로 친구 만들기 앱에서 시작된 만남이 약 9개월에 걸쳐 어떻게 신천지 센터 교육으로 이어졌는지 정리해 보았다.친구 만들기 앱에서 시작된 만남2025년 8월, 캐서린은 범블 프렌즈를 통해 C를 만나게 되었다. 두 사람은 신앙, 일상, 가족 이야기 등을 나누며 빠르게 가까워졌다. 캐서린은 당시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어 했고, C 역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크리스천 여성으로 보였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로의 교회 생활과 신앙 경험을 나누었고, 일상적인 고민이나 가족 이야기도 편하게 주고받았다. 캐서린은 시간이 지날수록 C를 진실한 크리스천 친구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 후 C는 캐서린에게 “그레이스 앤 커피(Grace & Coffee)” 모임에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모임에는 약 30명 정도가 참석해 자신의 삶과 신앙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분위기는 밝고 친근했으며, 처음 참석한 사람들도 쉽게 어울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이 보였다. 당시 캐서린은 이 모임을 일반적인 기독교 친목 모임으로 이해했다. 실제로 모임에서는 신천지라는 이름이 전혀 언급되지 않았고, 특별히 의심할 만한 요소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오히려 새로운 지역에서 친구들과 교제하며 신앙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느껴졌다. 캐서린은 이 시기를 떠올리며 “그때는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친구 관계가 성경 공부로 이어지다시간이 지나자, C는 캐서린에게 성경 공부를 제안했다. 캐서린은 원래 성경을 배우는 것에 관심이 있었고 크리스천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의심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C는 한국에 있는 복음방 교사 J를 소개했고, 세 사람은 매주 줌(Zoom)을 통해 성경 공부를 진행했다. 캐서린은 당시를 회상하며 "J는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수업은 비교적 정돈되어 있었고, 질문을 하면 성실하게 답변해 주는 모습도 신뢰를 높이는 요소가 되었다. 성경 공부는 단순히 수업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었다. 별도의 단체 채팅방이 만들어졌고, 일상과 신앙에 관한 대화가 꾸준히 이어졌다. 서로의 근황을 묻고 기도 제목을 나누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캐서린은 C와 J를 더욱 신뢰하게 되었다. 단순히 성경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관심을 가져주는 친구이자 신앙의 동반자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훗날 그녀는 이 과정이 신천지에서 운영하는 복음방 과정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 돌아보니 관계 형성과 신뢰 구축이 매우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센터에 들어가다
2025년 12월, 캐서린은 더 큰 규모의 성경 교육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시점에서 캐서린은 이미 C와 약 4개월 동안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고, 복음방 성경 공부를 통해 상당한 신뢰를 형성한 상태였다. 따라서 새로운 교육 과정에 참여하자는 제안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처음 참여한 센터에는 약 200명의 학생이 있었으며, 강사 G가 교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센터에서는 관리자 E가 강사 G를 보조하며 학생들의 출석, 학습 상황,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었다. 캐서린을 포섭했던 C 역시 계속 함께하며 센터 생활을 이어갔다. 센터에서는 강의뿐 아니라 다양한 교제 활동도 이루어졌다. 강사 G가 학생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하는 일도 있었다. 캐서린은 당시 이러한 분위기를 따뜻한 공동체 문화로 받아들였다. 많은 사람이 서로를 격려하고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거주지와의 거리를 이유로 캐서린은 다른 센터로 이동했다. 이곳에는 약 100명의 학생이 있었으며 강사 A가 교육을 담당하고 있었다. 이 센터에서는 센터 관리자 J가 강사 A 소속으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었으며, 캐서린 역시 J의 관리 대상이 되었다. 센터 생활이 계속되면서 캐서린은 학생들에 대한 관리가 예상보다 세밀하다는 점을 느끼기 시작했다. 센터 관리자 E와 J는 각각 자신이 속한 센터 학생들의 출석과 학습 상황을 지속적으로 확인했다. 결석하거나 늦는 경우 연락이 왔고, 온라인 수업 중 카메라를 끄면 이유를 묻는 일도 있었다. 수업 참여도가 낮아 보일 경우에도 별도의 연락이 이어졌다. 처음에는 관심과 배려로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캐서린은 자신이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관리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또한 일부 리더들은 불만을 직접 표현하기보다 은근한 압박이나 죄책감을 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통제하는 것처럼 보였다. 겉으로는 친절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미묘한 거리두기나 부담을 주는 모습을 경험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정확히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캐서린은 점차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다.우연히 알게 된 진실: 신천지의 정체가 드러나다2026년 5월, 캐서린은 자신이 경험한 여러 특징에 대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센터에서 경험한 지나치게 체계적인 관리 방식과 일부 교육 내용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검색을 이어가면서 자신이 참여하고 있던 성경 공부와 센터 교육이 신천지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후 관련 자료들을 더 찾아보던 과정에서 「Free of Shincheonji」 유튜브 채널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해당 채널의 영상 속에서 자신이 처음 센터에서 수업을 들었던 강사 G를 보게 되었다. 이미 신천지와의 관련성을 의심하고 있던 캐서린에게 이는 결정적인 확인이 되었다. 그 순간 지금까지 경험했던 여러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이었다고 한다. 충격을 받은 캐서린은 가장 먼저 C를 찾아갔다. 당시 두 사람은 약 9개월 동안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 캐서린은 직접 C에게 신천지와 관련된 내용을 물었다. 하지만 C는 캐서린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는 척을 했다. 이 반응은 캐서린에게 더 큰 충격이었다. 왜냐하면 자신이 가장 신뢰하던 친구가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C는 캐서린과 만날 때마다 함께 셀카를 찍었다. 캐서린은 당시 이를 단순한 추억 기록으로 생각했지만, 나중에 자신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포섭 보고 과정에서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후 캐서린은 성경 공부 센터 관리자 J에게도 직접 질문했다. 처음에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센터의 강사인 A가 신천지 소속인지 구체적으로 묻자 결국 관련 사실을 인정했다. 캐서린에게 가장 큰 문제는 교리보다도 정체성을 숨긴 방식이었다. 만약 처음부터 신천지라는 사실을 공개했다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참여 여부 역시 자신의 선택에 맡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친구 관계를 형성한 뒤 신뢰를 쌓고 나서야 실체를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배신감을 느꼈다. 특히 캐서린은 2025년 8월 처음 C를 만난 이후 2026년 5월 진실을 알게 될 때까지 약 9개월 동안 관계 형성, 친목 모임, 복음방 교육, 센터 교육의 과정을 차례로 거쳤다. 당시에는 각각의 만남과 활동이 독립적이고 자연스럽게 느껴졌지만, 나중에 돌아보니 모든 과정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도록 연결되어 있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신천지 성경 공부를 그만두다
2026년 5월 6일, 캐서린은 C와 센터 관리자 J가 있는 단체 채팅방에 마지막 메시지를 남겼다. 그녀는 신천지와의 연관성을 숨긴 것에 대해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며 더 이상 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이 왜 그만두기로 했는지 분명하게 설명했다. 그렇게 범블 프렌즈에서 시작된 만남은 약 9개월 만에 끝이 났다. 캐서린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신천지 성경 공부에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었다. 오랜 시간 자신의 삶과 고민을 나누며 친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처음부터 포섭을 목적으로 형성되었을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일이 더 큰 상처로 남았다. 캐서린은 자신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온라인 친구 만들기 앱이나 친목 모임을 통해 접근하는 경우 처음부터 신천지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녀는 자신의 경험과 자료를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 캐서린은 만약 처음부터 신천지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 모임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 노트 본문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이니셜로 표기했다. 필자는 캐서린으로부터 문자 메시지, 단체 채팅방 기록, 성경 공부 자료, 센터 수업 화면, 관련 사진 등을 제공받아 확인했다. 또한 기사에 언급된 주요 인물과 교육 과정이 오렌지카운티와 LA 지역 신천지와 연관되어 있음을 복수의 자료와 증언을 통해 검토한 후 이 글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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