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이 고소당한 지 1년이 지났고, 첫 공판이 있은 지 5개월이 넘었다. 최근 넷플릭스로 인해 JMS의 입지가 좁아졌고, 정명석 변호인들이 줄줄이 사임하는 등 이례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압수수색, 정조은 구속
검찰과 경찰이 지난 3월 23일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 충남 금산 월명동 수련원과 주거지 등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대전지방검찰청과 충남경찰청은 각각 수사관 80여 명, 경찰 120여 명을 투입해 정명석 여신도 준강간 혐의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압수물을 분석한 후 관련자와 조력자에 대한 혐의를 조사하는 등 수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피해자들에 대한 보호와 공소 유지에 힘쓰(겠다)”며 “엄정한 수사를 통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경찰이 압수수색을 진행한 월명동 수련원 (출처 기독교복음선교회) |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JMS 2인자 정조은이 지난 4월 18일 구속됐다. 17일 진행한 정조은 등 6명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준유사강간 혐의를 받은 정조은과 범행을 방조한 여성 1명에 대해 “증거 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나머지 4명에 대해서는 ▲주거가 일정 ▲범행을 인정 ▲JMS 탈퇴 후 도주나 증거 인멸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구속 결정을 내렸다. 이들은 준유사강간, 강제추행 및 준강제추행 방조, 준강간 및 준유사강간 방조 혐의를 받고 있다.
정명석 측 증인 불출석 이유
지난 3월 21일에는 정명석 측 증인 5명을 신문할 예정이었으나 전원 불출석했다. 이에 에 출현한 손수호 변호사는 “‘22명 중에 겨우 5명만 (증인으로) 채택됐다’, ‘주어진 시간이 3시간인데 너무 짧다’는 등의 이유로 법정에 출석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재판 지연”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명석의 구속 만료기간이 4월 27일인데 그때까지 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석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명석 측 증인들은 정명석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출석하지 않았다. 증인의 수와 시간을 제한한 것에 대한 불만을 재판부에 전달하면서 동시에 재판 지연, 정명석 불구속 수사의 목적까지 이루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명석에 대한 추가 기소가 되어 별도의 구속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명석 변호인들 사임하면서 의견서 제출
손수호 변호사는 지난 3월 17일 정명석 변호인들이 줄줄이 사임한 건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모든 변호사가 사임한 것은 아니라며, 남아 있는 변호사들이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임한 변호인들의 의견서 제출의 타이밍이 눈에 띈다는 손 변호사는 “법정에서 구두 변론이 대단히 중요해 보이지만, 그에 못지않게 서면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3월 17일 한 법무법인이 사임을 했는데 같은 날 변론요지서를 제출했고, 21일에도 한 대형 법인이 사임계를 제출했는데, 같은 날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다.
손 변호사는 이 이유에 대해 수임료의 가능성을 제기했다. 손 변호사는 “정액으로 착수금을 받았다면 중간에 사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 일을 많이 했다는 증거를 남겨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라며 “일한 시간에 비례해서 수임료를 받기로 했다면 이렇게 일한 것 역시 청구 가능(하다)”고 밝혔다. 짐작이지만 이유야 어떻든 사임과 동시에 의견서를 제출한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정명석 재판 쟁점은 메시아
이번 정명석 재판은 피해자가 정명석을 메시아로 믿었느냐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그 여부에 따라 재판의 결과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정명석은 준강간, 준강제추행 등으로 기소가 됐다. 손 변호사는 폭행이나 협박이 있으면 강간, 강제추행인데, 없었더라도 제299조에 의거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 또는 추행을 한 자”를 준강간, 준강제추행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항거불능은 심리적,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말한다.
정명석이 10년 형을 받았을 당시에도 피해자가 항거불능에 처했다는 것이 인정되었다. 정명석은 자신이 메시아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당시에도 이러한 주장에 충격을 받은 기독교복음선교회 지교회 두 곳이 성명서를 내고 탈퇴한 바 있다. 신도들은 정명석을 메시아로 믿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정조은이 등장하는 JMS 내부 녹취록에도 정명석을 메시아로 믿는 신도들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재판에서도 정명석의 무죄를 주장하는 변호인들은 정명석이 메시아라고 가르치지 않았다고 변호하고 있다.
끔찍한 경험 반복적으로 꺼내 고통받는 피해자
정명석 공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4월 3일과 4일 피해자들의 증언이 비공개로 이어졌다. JMS 피해자 대리인 정민영 변호사는 에 출연해 3일 홍콩 국적의 피해자 메이플과 4일 호주 국적의 피해자 A씨의 증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들의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이 “어떤 자세였는지 어떤 손으로 어디를 어떻게 만졌는지 이런 것들까지 진술해야 되는 것이고, 피해자들은 그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굉장히 끔찍한 경험을 하는 것이다”라며 “검찰의 증인 신문 때 그 과정을 법원에서 2~3시간에 걸쳐서 굉장히 길게 설명했다”고 전했다. 고통스러운 기억을 수차례 되뇌는 것도 힘든데, 정명석 변호인들까지 중복된 질문을 이어가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을 더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메이플의 경우 피해 사실이 열일곱 번이다. 물어볼 때 2018년 5월에 있었던 거 했다가 2020년 왔다 갔다 하면서 계속 그거를 다시 떠올리고 다시 떠올리고 이거를 6시간 넘게 해야 되는 거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메이플이 “밤에 소리 지르면서 (깬다)”며 “지금도 계속 악몽을 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정명석 추가 기소 및 8차 공판
대전지검은 지난 4월 14일 정명석을 강제추행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지난 4월 18일 정명석 8차 공판에서 추가 기소된 무고 및 강제추행 사건을 병합해 진행했다. 검찰은 “여신도를 골프 카트에 태워 이동하던 중 허벅지를 쓰다듬는 등 강제로 추행했다”며 공소사실을 제기했다. 정명석 측 변호인은 “무릎과 허벅지 등을 살짝 잡아당겨 같이 탄 사실은 있지만 추행할 상황이 아니었고 추행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재판부는 녹취록에 대한 증거 능력 여부에 대해서는 5월 16일 녹취록 파일 검증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며, 정명석에 대한 추가 구속 영장 발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조성현 피디는 “메이플과 A씨가 거짓 증언을 하고 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언니’들이 많이 있었다. 그분들 중 상당수가 이제는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하지만 동시에 여전히 검찰에 출석할 사람들을 상대로 JMS를 위한 증언을 하도록 유도하고 교육하는 ‘공범자’들의 활약은 멈추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마음을 바꾼 JMS 신도들도 있지만, 동시에 JMS가 거짓 증언자 확보에도 힘쓰고 있는 것이다. 진실의 추에 힘이 실리도록 피해자들을 향한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JMS 피해자들이 힘겨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고 있다. JMS 측도 여전히 정명석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지만, 과연 그 속에 그것이 진실이라는 믿음이 있을까 싶다. 1심 선고가 가까울수록 막바지 총력전이 치열하다. 거짓이 아닌 진실이 승리하고,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고통받는 상식적인 재판 결과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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