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안네가 교회에서 찬양하는 모습 |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안네(가명)는 서른여덟 살의 주부다. 2012년에 한국으로 이주한 안네는 한국인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택시 운전을 하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두 아이를 낳았다. 고향인 우즈베키스탄을 떠나 아무도 없는 한국에서의 삶은 쉽지 않았다. 한국 정책상 불가피하게 불법 체류자의 신분으로 살고 있다. 직장을 다닐 수도,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었다.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기 십상이었다.의지할 곳은 교회뿐이었다. 교회에서는 쌀이나 생필품 등을 지원해줬다. 작아서 못 입는 아이들의 옷도 안네에게 전달되었다. 그런 관심과 호의 덕분에 교회 안에서의 생활은 편했다. 크게 의지할 곳이 없던 안네에게 교회는 안식처였다. 하지만 계속된 생활고와 불법 체류자라는 신분의 압박으로 마음이 힘들었던 안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집사의 권유로 기도원을 찾았다.
삼일 동안 기도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던 안네는 본당 가장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말씀을 듣고 찬양을 하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 기도원 생활 이틀째가 되던 날, 두 명의 여자가 안네에게 말을 건넸다.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한국 생활이 힘들지는 않은지 등을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놀란 안네는 간단하게 답을 했지만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대답을 피하려던그 순간 여자 한 명이 커다란 파일을 건네며 설문을 작성해 달라고 했다. 설문지에는 이름, 연락처, 주소 등을 적게 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남성은“이 설문 합법적인 것 맞나? 하나님의교회 신도들 아닌가?”라며 여자들을 향해소리쳤다. 소란스러워진 틈을 타 그 여자들은 밖으로 나가버렸다. 마음의 평안을 위해 찾았던 기도원 안에서 이단들의 위장 포교를 경험한 안네는 이틀 만에 기도원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