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명환 소장은 1975년 대한구국십자군 총재로 활동하던 최태민을 만났다. 당시 기독교계 신문들은 대한구국십자군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탁 소장은 최태민이 원자경이라는 사실을 주변에 이야기 했는데, 그 반응이 바로 전해졌다. 중앙정보부 종교담당자가 “몸조심하라는 경고성 협박”을 했고, 그 후 최태민이 직접 탁명환 소장을 찾아온 것이다. 당시 지방 출장 중이었던 탁 소장에게 최태민은 아래의 편지를 남기고 갔다.
일간도 기체만강하시기를 원합니다. 그동안 수차 게전했으나,지방 출장 중이라 하고 또 生도 공연히 시간이 없사와 실례했습니다. 탁 소장, 生은 자조 만나나,멀리었으나, 각가이었으나, 生만은 不훌피차 언줄 알고 믿고있습니다. 生은 탁 소장 아시다 싶히 무슨 교단과 교리를 갖고 선교단올 이끌고 감이 아니고 순수히 반공단체 이 온데 근래 탁 소장이 구국선교단과 生에 대하여 모함을 한다는 말올 목사들한테서 전해 듣고 심히 불쾌했습니다. 生은 부패한 교단들은 언젠가는 바로 잡는데 쾌히 같이 할 소장으로 알고 있사온데 전해들은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사실이라면,그럴 수가 있겠는가 말이요. 내가 탁 소장한테 무슨 큰 죄를 지었으며 무슨 큰 신세를 졌기에 묵묵히 어떠한 잡음이 들어와도 침묵하고 있는 生올 탁소장마져 그러한 류의 인물이라면 환심스럽습니다. 이곳에 심방했다가 부재중이기에 돌아갑니다. 일차 상면을 원합니다. 그럼 72-4514 로 연락하거나 生이 부재중이면 시간을 약속해 주시옵소서. 최태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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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민의 친필편지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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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민의 친필편지 (2) |
편지에 따르면, 최태민은 ‘기독교 선교단’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반공단체’를 이끌고 있다고 스스로 고백한다. 즉 그의 ‘목사’라는 호칭과 ‘선교’이라 명분은 단지 그의 정치적 야욕을 위한 수단이었음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그는 ‘가짜 목사’였다.
또한 최태민의 친필편지는, 탁명환 소장의 이야기를 최태민에게 전한 인물들은 다름 아니 ‘가짜 목사’ 최태민의 측근들이었던 ‘진짜 목사들’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들은 장군복장과 지휘봉까지 들고 탁 소장을 찾아와 “말조심하시오. 지금 이 분이 어떤 분이시라구 함부로 말이면 다 하는거요. 그런 식으로 하면 탁 소장 신상에 좋지 않아요.”라고 협박까지 한다. 최근 파문의 시작이 아주 오래전에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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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구국선교단 사업계획(안) |
또한 1975년 5월 15일자 대한구국선교단 “사업계획(안)”에 따르면, “차질없는 기획 수행을 생명으로 한다”고 강조하면서, (1) “멸공연수강좌개최” (2) “멸공단합대회개최” (3) “기독교인사문화교류” (4) “민간외교 활동 전개” (5) “산업 및 멸공복음전도” (6) “사회윤리정화실천운동전개” (7) “연구소 설치” (8) “농촌교회 및 농촌활동혁신을 위한 연수회 개최” (9) “기관지 및 출판물 발행” (10) “총력안보에 관한 활동” (11) “회원확대활동” (12) “세계기독교신도평화회의” (13) “기독교연합합창대 조직” (14) “기독교 교수단 조직” (15) “민족회관 건립” 등 기독교계를 겨냥한 치밀하고 조직적인 활동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