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깨달음에 의해 구원’ 핵심 사상으로 “구원파” 별칭 붙은 기소선·기복침·생말선
■ 구원관 문제 있지만 회개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순 논리에 탈퇴자 적어
■ 과한 헌금과 윤리적 문제에 염증 느껴 탈퇴한 신도 있으나 한국교회 돌아가지 않아
깨달음으로 구원을 얻었기에 더 이상의 회개는 필요 없다고 믿어온 구원파 신도들. 기업이 곧 교회라는 가르침에 따라 생업을 교회에 던진 경우도 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구원파의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모습에 염증을 느끼지만, 개인의 삶이 곧 교회가 되어 탈퇴가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구원파에서 맺어준 사람과 결혼을 한 경우엔 결단을 내리기가 더 쉽지 않다. 그런데도 탈퇴를 결심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 구원파 탈퇴자들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총재 정동섭 교수를 만나보았다.
기자: 구원파가 구원파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구원파는 1960년대 초 Dick York(덕이남), Kass Glas(길기수) 등 외국인 선교사들의 영향을 받아 생겨났다. 사실상 외국에서 유입된 2세대 이단이다. 현재 구원파는 기독교복음침례회(故 권신찬·유병언, 기복침), 기쁜소식선교회(박옥수, 기소선), 생명의말씀선교회(이요한, 생말선) 등 세 계파로 분리되어 활동하고 있다. 모든 죄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다 해결되었고, 이것을 깨닫기만 하면 의인이 되었기에 회개할 필요 없이 은혜를 누리며 자유롭게 살면 된다고 가르친다. 이러한 잘못된 신학 사상을 설파해 기독교인들을 혼란케 해 “구원파”라는 별칭을 얻게 되었다. 결국 세 단체 모두 한국교회로부터 반율법주의, 영지주의적 이단으로 규정되었다.
기자: 구원파에 빠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국교회는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회개하여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함으로 구원받는다고 가르친다. 반면 구원파는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아 죄인이 의인이 되었기에 반복적인 회개가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에서 한국교회 성도들의 마음이 많이 흔들린 것으로 보인다. 정통교회는 구원받은 것을 믿고 예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형성해 가야 하지만, 구원파는 이미 죄사함을 얻었기에 자유함을 누리면 된다고 하니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구원파는 잘못된 구원관을 강조해 구원받은 날짜를 주장했다. 또 이것이 진짜 구원이고 그렇기에 자신들만 구원받은 것이라며 우월감과 배타적 선민의식을 심어주었다. 구원파는 이러한 잘못된 구원관을 “죄사함 거듭남의 비밀”이라 가르치고 세미나를 열어 한국교회 성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이뿐만 아니라 이요한 구원파에서는 1970년 초부터 매년 “올해가 예수님이 재림하는 마지막 해가 될 것”이라며 시한부적 종말론을 주장해 왔다. 이처럼 한국교회에서 가르치지 않는 구원에 대한 개념이 성도들을 자극했고, 또 추상적이지만 종말을 통한 불안감을 주어 포교해 갔다.
기자: 어떤 이유로 구원파에서 탈퇴를 하게 되나요?
교주의 비윤리적이고 반사회적인 모습을 보면서 탈퇴를 결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세월호 사건을 통해 드러난 기독교복음침례회. “또별” 주식 사기와 함께 민낯이 드러난 기쁜소식선교회. 시한부적인 종말론을 주장하며 과도한 헌금을 강요했으나 뒤에서는 건축을 준비한 생명의말씀선교회 등을 한 예로 들 수 있다. 세간에 밝혀진 것 외에, 유사한 문제로 신도들의 마음을 실족케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탈퇴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공개적으로 탈퇴 의사를 밝힐 경우, 따로 상담을 실시해 “구원받은 것이 확실하냐”고 재차 물으며 신앙을 점검한다. 교회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관계를 끊으면 가깝게 지내던 신도들이 집으로 찾아와 회유한다. 이러한 이유로 몸은 남아있지만, 마음만 떠난 상태의 소극적 탈퇴의 모습을 보인다. 한편 탈퇴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구원파에서 실시하는 사업을 통해 생업을 이어가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구원파에서 맺어준 사람과 결혼을 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생계가 달려있고, 또 가정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에 어떠한 선택도 내리지 못하게 된다. 가장 슬픈 것은 2세의 경우 독립하기 전까진 부모의 신앙을 따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기자: 탈퇴 이후에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모든 것을 감수하고 완전히 구원파를 떠나는 피해자들도 있다. 주목할 점은, 몸도 마음도 구원파를 떠났지만, 그곳에서 배운 교리를 통해 깨달은 구원의 확신을 버리지 않는다는 부분이다. 그래서일까 탈퇴 이후 어떤 교회도 출석하지 않고 혼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신도가 많다. 본인이 받은 (영원한 속죄의) 구원이 유지된다는 생각에서다. 소위 구원파를 탈퇴했다는 연예인이 한국교회로 돌아오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반면 한국교회로 돌아가 건강하게 신앙생활을 이어가는 신도들도 드물게 있다. 이런 사례의 경우 이단 전문 상담소에서 실시하는 반증 교육을 잘 이수했기에 가능한 결과다. 한편 타 이단 단체의 탈퇴자와 같이 그곳에서 허비한 시간과 헌금 등의 문제로 식음을 전폐하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해본 한 구원파 탈퇴자는 “시간이 약이다. 처음엔 매우 힘들 수 있지만 차근차근 올바른 교리를 배워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치유된 내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기자: 구원파 탈퇴자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구원파 피해자 모임은 구성되기가 쉽지 않다. 설령 피해자 모임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인 관계로 형성되지 않는다. 대부분이 뿔뿔이 흩어져서 지낸다. 이러한 특성 역시 잘못된 구원론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구원받았으니 더는 교회생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론에서다. 다만 익명이 보장되는 온라인 채팅방이나 커뮤니티에서 적극적인 대처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곳에서 받은 상처를 해소하기 위해, 또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동기에서다.
기자: 아직까지 탈퇴를 주저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구원파를 비롯한 이단들은 ‘구원, 거듭남, 죄사함, 죄인, 의인’ 등의 성경적 용어를 사용하나 정통교회와 다른 뜻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유병언은 빌리 그래함, 조용기, 김충기, 곽선희 목사는 구원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구원파에 실망해 떠나기를 주저하는 이들은 『구원파의 구원: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책을 읽어보기를 바란다. 구원파가 전하는 복음이 “다른 구원, 다른 복음, 다른 예수”에 해당한다는 것을 명쾌하게 가르쳐준다.
정동섭 교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의 이단 결의 내용을 인용해 “구원의 확신이 곧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점은 구원의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무시하는 처사”이며 “구원을 위한 단회적 회개와 성화를 위한 반복적 회개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나,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하면 지옥에 간다는 주장은 성경의 가르침에 위배되는 명백한 이단”이라고 평가했다.
잘못된 구원관으로 개인을 넘어 한 가정이 어려움을 겪는 문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피해자 모임이 결성되지 않는 이유 역시 구원파의 잘못된 신학 사상에서 나왔다는 것은 큰 충격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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