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난 지 일 년쯤 된 남자친구를 교회 성경공부 모임에 초대했다. 신도가 된지 약 2주 만이다. 교회에서 함께 하나님에 대해 배우면 당시 좋지 못했던 우리의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남자친구는 주저했으나 이내 동의했다. 남자친구의 공부모임에 내가 참석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는데, 남자친구도 안식일에 대한 첫 공부를 마치고 세례를 받기로 결심했다.
우리는 화요일과 토요일 예배에 참석하면서도 성경공부를 위해 주중에 교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약 12개의 기초 공부를 마친 후 따로 공부를 해야 했다. 일요일 오후에 진행하는 공부시간(6시간) 외에는 커플이나 가족들이 함께 공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여성과 남성이 함께 공부하는 시간에도 각각 따로 앉았다. 여성들과 남성들이 예배시간에 교회당 양쪽 반대편에 앉은 것을 이상하게 여겼었다. 그 같은 배치는 서로 잡담하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했다. 한 신도는 “이처럼 우리는 하나님께만 집중합니다”라고 말했다. 좌석배치가 정상적으로 보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약 두 달 동안 우리는 토요일에만 있는 세 번의 예배 중 한 번만 참석했다. 대부분의 신도들이 토요일 오전 9시부터 밤 10시까지 예배를 드리고 남는 시간에는 성경공부를 하거나, 장길자 또는 재난에 관한 비디오를 시청하고, 안상홍이 쓴 책을 읽는데 하루를 보낸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하루는 하나님의교회의 한 신도에게 왜 매주 토요일 하루 전체를 교회에서 보내야 하는지 물어보았다. 신도는 “하나님은 안식 시간 또는 하나의 안식 예배가 아닌 안식일을 명령하셨다”고 대답했다. 이 주제는 예배시간에도 언급되었다. 설교자는 신실한 신도들은 안식일에 교회에서 얼마만큼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질문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메시지들은 무의식적으로 신도들 사이에 죄책감이 들게 만들었다. 토요일 출석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토요일 예배에 두 번 참석하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매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나를 지켜보는 일을 맡은 언니로부터 몇 시 예배에 참석할건지를 묻는 문자 메시지를 받기 시작했다. 남자친구도 자신을 지켜보는 일을 맡은 형들 중 한 명으로부터 똑같은 문자를 받곤 했다. 직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 “자매님, 언제 시온에 와서 성경공부를 계속 할 수 있을 거 같아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나는 교회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았다. 하나님의교회의 신도가 된지 2개월이 지났을 때쯤 남자친구가 우리 관계에 큰 상처를 주는 행동을 했다. 나는 목사에게 상담을 받았다. 목사는 남자친구와 나에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기를 원한다면 결혼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는 크게 상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친구를 용서했다. 4개월 후 우리는 약혼을 했다. 4주 후에는 많은 공사가 필요한 단층집을 구입했다. 4개월 뒤에 있을 결혼식 준비 등으로 바쁜 날들을 보냈다. 약혼자는 일주일에 몇 번씩 야간 아르바이트를 했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교회에서 보냈다.
하나님의교회에 출석하는 것은 토요일만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는 일요일에도 교회에 나오도록 압박을 받았다. 하나님의교회는 일요일 아침에 ‘설교 집회’를 열고 오후에는 포교활동을 한다. 포교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훈련을 받지 못한 신도들은 약 6시간의 그룹 스터디에 참여하곤 했다. 저녁에는 하나님의교회가 정한 ‘영적인’ 내용의 영화를 보기도 했다. 가끔은 열흘 동안 오전 5시, 오후 7시 30분에 진행하는 예배에 참석해야 했다. 나는 오전 5시 예배에 나가려 했지만 보통 새벽 2시경에 자기 때문에 참석이 거의 불가능했다. 직장에서 긴 하루를 보냄에도 불구하고 오후 7시 30분 예배에 참석하곤 했다.
하나님의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자 가족들이 상당히 염려했다. 나는 가족들을 포교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가족들은 하나님의교회가 구원을 받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많은 요구 조건(안식일, 유월절, 다른 축제일 등)에 대해 반발했다. 하나님의교회 언니들은 내가 가족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면 하나님이 가족들을 오게 하실 거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곧 하나님의교회와 나의 가족 사이에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압박감을 느꼈다. 하루는 조카의 생일 파티가 있었는데 친언니에게 토요일이라 참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선물만 줬을 뿐 나머지 시간을 교회에서 보냈다. 이제 와서 후회하지만 이건 하나님의교회 때문에 가족들과 생긴 갈등의 시작일 뿐이었다. 하나님의교회 측의 헌신 강요가 점점 더해질수록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이 크게 염려한다. 3부에서, 믿기 힘든 성서적 모순과 피해자를 극적인 탈출로 이끈 주변사건들을 알아볼 것이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