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0일 토요일
토요일이면 종종 혼자 서점에 가서 책을 읽기도 하고 필요에 따라 구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혼자 서점에 방문해 필요한 책을 고르고 있었는데, 낯선 사람 한 분이 도움을 요청하며 말을 걸어왔습니다. “동생 심부름을 왔는데 체르니 30번 책은 다 똑같은 건가요? 추천 좀 해주세요”라고 말을 하길래 책을 골라주었습니다. 그런데도 엄마에게 전화해서 물어봐야 하는데 본인의 핸드폰이 방전되었다며 핸드폰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통화를 마친 후 골랐던 책을 다시 제자리에 꽂아놓고 눈 깜짝할 새 자리를 떴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불과 몇 분 후 자리를 옮겨 기독교 서적 코너에서 책을 읽고 있는데 낯선 남녀 두 명이 기자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말을 걸었습니다. ‘아동학대’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며 ‘현시대 아동학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느냐’라는 포괄적인 질문을 던져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대답을 해주었습니다. 본인들 기사에 내 얘기를 넣고 싶으니 출처를 위해 연락처와 이름을 알려달라고 하였습니다. 필요하면 출처 없이 내용을 담으셔도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거절하며 자리를 뜨는데 몇 번이나 이름과 연락처를 알려달라며 요구하였습니다. 결국 알려주지 않고 그 사람들을 피해 도망치듯 서점을 나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오늘 참 이상한 날입니다. 서점엔 사람들이 정말 많았지만 기독교서적 코너에는 저 한 명 뿐이었다는 것, 기자가 될 준비를 위해 설문조사를 하러 나온 사람들의 손은 빈손이었다는 것, 책을 추천해달라던 사람이 책은 사지 않고 핸드폰을 빌려달라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고 급히 사라진 것. 되돌아보면 너무나 허술했지만, 당시에는 눈뜨고 코베이는 격으로 내 전화번호가 유출될 상황이 연달아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요즘 이단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하고 심지어 남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는 행위라고 할지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니 정말 정신 차리고 조심해야 한다”라는 말을 목사님께 수없이 들어와 항상 낯선 사람과의 상황을 의심하고 조심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가와 접근하니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괜히 이단 신도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서운 마음이 들었지만, 한편으론 그리스도인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자신들의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쓰는 그들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제자로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하였나 되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더욱 치열하게 그들과 전쟁하여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한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