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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교회의 이단(異端)과 이설(異說)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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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종교 | 이상규 교수
2022.05.27 08:45 입력 | 2022.05.27 08:46 수정

3. 가현설(Docetism)

초기교회에는 ‘가현설’이라는 이단적 주장이 있었다. 신약교회시대 만이 아니라 그 이후 교회사에 간헐적으로 등장했던 가현설은 비록 이름은 달리해도 오늘 우리시대에도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이단은 결코 새로운 그 무엇이 아니다. 초대교회의 이단들이 새로운 옷을 입고 등장할 뿐이다. 이런 점에서 초기교회에 나타난 이단과 이설은 그 이후 나타난 이단 운동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거짓 가(假) 나타날 현(現)으로 표기하는 가현설(假現說)은 영어로 도시티즘(Docetism)이라고 부른다. 이 말은 그리스어로 ‘...로 보인다’(to seem)는 의미의 도케인(δοκεῖν) 혹은 유령, 환영(apparition, phantom)을 뜻하는 도케시스(δόκησις)에서 유래했는데, 어원은 ‘...보이다’라는 의미의 도케오(δοκέω)이다. 어원이 암시하듯이 가현설이란 예수님의 몸(육체)는 실재가 아니라 환상일 뿐이라는 주장으로서 예수님의 육체적 실제를 부인하는 이단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예수님은 육체를 가지셨다는 점을 보여주는 많은 사례들이 있다. 예컨대, 예수님은 밀밭 사이를 지나시다가 시장하여 밀을 잘라 먹으신(마12:1; 막2:23; 눅6:1) 경우나 예루살렘을 향하여 우셨다는 기록(눅19:41)이나 나사로가 죽었을 때 애통히 여기는 마리아를 보고 우셨다는 기록(요11:38)은 예수님께서 육체를 가지셨음을 보여준다.

이보다 더 분명한 사실은 예수님의 성육신과 지상에서 생애, 그리고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몸은 무엇인가? 이것은 실제의 육신이 아니라 환영(幻影)이라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마치 육신을 가졌던 것처럼 보였을 뿐이라고 말한다. 이런 주장이 바로 가현설이다. 가현설은 후에 소개할 ‘영지주의’ 교리이기도 한데,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는 참된 인간의 몸을 가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즉 예수의 인간성(humanity)을 부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고 고난받은 것은 실제가 아니라 환상일 뿐이며, 결국 육체적인 죽음과 부활도 부인하게 된다.

가현설은 근본적으로 물질(육체)은 악하다는 전제 위에서 제기된 사상인데, 이런 생각은 소아시아 일부 지방에서 성행했는데, 일부 기독교인들이 예수의 신성을 지나치게 강조하여 발생한 극단적인 교리라는 주장도 있지만, 신약성경에서 이 가현설을 부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적어도 기원 50여 년 경부터 회자된 것으로 보인다.

요한복음 서두(1:14)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다”는 말씀은 가현설에 대한 반박이라고 볼 수 있고, 기원 90년 전후 기록된 것으로 보이는 요한2서 7, 8절에서, “미혹하는 자가 세상에 많이 나왔나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육체로 오심을 부인하는 자라 이런 자가 미혹하는 자요 적그리스도니”라고 경고하고 있음을 볼 때 초기 기독교 공동체에서 크게 경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한복음에서는 십자가 사건을 통해 예수님이 육체를 지니신 분임을 강조하였다. “그 중 한 군병이 창으로 옆구리를 찌르니 곧 피와 물이 나오더라 이를 본 자가 증거하였으니 그 증거가 참이라 저가 자기가 말하는 것이 참인 줄 알고 너희로 믿게 하려함이니라”(요19:34, 35). 요한복음에서 이런 진술은 가현설에 대한 의식적(意識的) 반대라고 F. F. 부르스는 지적하고 있다.

복음서와 서신서 기록자들 외에도 교부들이나 초기 신학자들이 가현설을 단죄한 것을 보면 오랜 기간 동안 교회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당시 가현설 입장에서 기록한 ‘베드로의 복음서’(Gospel of Peter)라는 문서도 나타났는데, 시리아 지방교회에서 널리 읽혀지고 있었다.

이 문서를 비판하고 이 문서의 사용을 금지했던 이가 2세기 안디옥의 감독 세라피온(Bishop Serapion of Antioch, 197–203)이었다. 이 세라피온의 서신이 교부 문서에서 가현설에 대한 최초의 언급이었다. 이보다 앞서 안디옥의 이그나치우스(35-117?)는 서머나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나는 육체가 없는 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역시 가현설에 대한 경계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가현설을 주창한 이는 누구였을까? 아마도 첫 인물은 사도 요한과 같은 시기의 케린투스(Cerinthus, c.50-100)와 그 집단으로 보인다. 그는 영지주의 인물로 분류되는데, 초기 기독교의 저명한 ‘이단 창시자’였다. 그는 초기 기독교 정통 교부들과는 달리 유대교 율법을 따르며, 근거가 의심스러운 ‘히브리 복음서’를 사용하였고, 하나님이 물질 세상을 창조했다는 것을 부정하였다.

그는 그리스도의 영이 예수라는 인간이 세례받을 때 그 위에 임하였다가 그가 십자가상에서 죽을 때 그에게서 떠났다고 주장하였다. 그래서 가현설 주창자들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베드로의 복음에서 “나의 능력이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라고 절망적인 상태에서 부르짖었다고 기록한 것으로 해석한다. 케린투스는 사도요한과 동시대인으로 사도 요한의 반대자였고, 사도 요한은 케린투스에 반대하여 요한복음을 저술하였다는 주장도 있다.

또 다른 가현설 주창자들은 예수님의 인성은 완전히 허상에 불과하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들은 사실은 허상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십자가에 실제로 못 박힌 이는 구레네 시몬이었고, 예수는 안전한 처소에서 이 광경을 바라보았다고 주장한다.

케린투스의 가현설은 325년에 소집된 니케아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선언되었다. 이 가현설을 주장했던 대표적인 이단 집단이 초기 기독교회의 그노시스파영지주의와 12세기의 카타리파(Cathars, Cathari)였다. 가현설은 로마 가톨릭, 동방정교회, 알렉산드리아의 콥틱정교회(Coptic Orthodox Church of Alexandria), 아르메니안사도교회(Armenian Apostolic Church), 그리고 많은 개신교회에 의해 이단으로 간주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초대교회의 이단(異端)과 이설(異說)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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