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에 의한 피해 구제를 위해 활동하는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의 집회가 9월 20일 도쿄에서 열렸다. 집회는 ‘통일교 해산 명령 후 청산 절차에 관한 과제’, ‘청산 이후 재산의 귀속 문제’, ‘통일교 2세에 의한 소송 제기 문제’, ‘통일교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JMS 문제 끝나지 않아 … 변화가 일본에서도 생기길”
집회 말미에는 기독교복음선교회(JMS) 피해자 지원 단체 ‘엑소더스(Exodus)’의 김도형 교수(단국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연출한 조성현 PD가 증언했다.
김도형 교수는 JMS 정명석의 범죄 사실과 재판 결과를 설명한 뒤 JMS 반대 활동을 하게 된 계기와 폭행 피해에 대해서 증언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일본에도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하며 2000년에는 일본인 여성이 민사소송에서 승소한 사례가 있었다”며 2006년 당시 일본의 신도 수는 약 2000명으로 보도되었으나 현재는 4000~5000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JMS 조직이 여전히 금전 갈취를 계속하고 있다며 일본 신도들과 사회에 경각심을 촉구했다.
‘과거 가족이 사이비 종교로 피해를 입었다’고 밝힌 조성현 PD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 경위를 회상하며 지상파가 아닌 넷플릭스를 선택한 이유를 말했다. 조 PD는 “한국의 방송 윤리 규제가 너무 엄격해 피해자들의 증언이 ‘선정적’,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삭제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피해자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 공개할 수 있었고, 방송 이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40년 가까이 묻혀 있던 교주의 성범죄가 드러났으며, 신도 수도 크게 감소했다”면서도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한국에는 여러 사이비 종교가 여전히 존재하며 법원이 뇌물을 받고 “종교단체가 아니다”라고 판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사법부 ·정치 ·경찰 ·언론간의 유착이 깊다고 고발했다. 또한 피해자나 취재자에 대한 테러, 협박, 감시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본인과 가족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 경찰, 군, 사법부, 행정기관 등에 다수 침투해 있으며, 국가나 국민이 아닌 교주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피해자들과 접촉한 일화를 소개했다. 피해자들에게일본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했지만,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도 믿을 수 없다. 통일교와 한 몸”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에서는 조금씩이라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었다. 일본에서도 통일교가 해산 명령을 거쳐 완전히 붕괴되는 사례를 여러분의 입을 통해 듣게 되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통일교 재산 이전 방지 위해 입법 서둘러야
이날 집회는 ‘통일교 해산 명령 확정 후 재산 이전을 방지하는 입법 조치와 제3자 기관에 의한 의원과 통일교의 관계 조사 촉구 성명’을 채택하며 종료됐다. 통일교의 해산 후 남은 재산이 천지정교(天地正教) 등 실질적인 통일교 단체로 이전되지 못하도록 법령을 제정하고 정부, 정당, 국회 및 지방의회에 대해 제3자 기관을 설치해 의원들과 통일교 및 관련 단체 간의 관계를 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 성명의 골자다.
재산 이전 방지의 경우 일본 문부과학대신이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을 청구했고 법원이 해산 명령을 결정했다. 일본 통일교는 항소했고 현재 고등법원에서 심리 중인 상황이다. 재판을 통해 해산 명령이 결정되면 청산 절차가 시작되지만, 현행법상 잔여 재산은 통일교의 내부 규정에 따라 처분할 수 있다. 통일교는 이미 잔여 재산의 승계처로 ‘천지정교’를 지정해 뒀고, 약 1181억 엔에 달하는 자산이 사실상 이전될 우려가 크다.
‘천지정교’는 통일교의 지휘와 명령을 받는 단체로 과거 영감상법에도 관여해 왔다. 피해자 다수는 청산 절차가 완료된 이후에는 구제가 불가능해 질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포심이나 신앙심 때문에 피해 상황을 제때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해산 명령을 받은 종교법인과 동일성이 인정되는단체로의 재산 승계를 금지하는 법적 조치가 시급해 보인다.
제3자 위원회 설치해 통일교와 정치권 유착 조사 공개해야
정치인과 통일교의 유착 관계 조사와 관련 “한국에서는 통일교 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와 국회의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체포됐고, 한학자 총재도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며 “통일교는 1960년대부터 한 ·일 양국의 보수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어 세력을 확장해 왔으며 이는 불법 행위의 온상이 되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에서는 자민당 등이 자진신고 방식의 조사만 실시했을 뿐, 중립적인 조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정책 형성에 대한 영향, 명칭 변경 허가 과정에서의 편의 제공 여부 등도 여전히 해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제3자로 구성된 위원회를 설치해 정치인과 통일교의 관계를 철저히 조사 ·공개함으로써 불법 단체의 활동이 지속적으로 조장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학자 총재의 구속과 일본의 반응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가 집회를 개최한 사흘 뒤인 9월 23일, 통일교 한학자 총재가 구속됐다.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 유착 및 국정농단’ 의혹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다.
한학자 총재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9월 22일 통일교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강력하고 매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참어머님의 구속을 요청하는 것은 상식과 도의를 넘어선 매우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재의 구속은 일본 언론도 크게 다뤘다. 이러한 보도를 중심으로 일본기독교단 컬트문제 연락회는 9월 23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한학자 총재의 체포에 즈음한 논평’을 발표했다. 컬트문제연락회는 “이번 체포와 수사 과정을 통해 한국에서의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의 실태와 정치인과의 유착관계가 밝혀지고, 피해 확대 방지와 피해자 구제에 관련한 일들이 진전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에서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및 그 관련 단체와 정치인 간의 유착관계가 정치계에 어떤 영향을 미쳐 왔는지에 대해 적절한 수사가 이뤄지고, 전모가 밝혀지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연락회도 ‘한학자 총재의 체포에 즈음하여’라는 성명서를 9월 23일 발표했다. 성명서는 ‘한학자 총재의 체포 경위’와 함께, 이번 체포로 통일교의 조직적인 정치 로비 실태와 일본에서 모금된 자금이 한국 본부에서 부당하게 사용된 실태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한국에서의 수사는 통일교가 일본에서 모은 자금으로 정치계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구조를 밝히려는 것으로 이러한 구조는 일본도 예외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본기독교단 컬트문제연락회가 발표한 논평
하지만 일본에서는 아베 전 총리 사건 이후에도 독립적인 제3자 기관에 의한 실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자민당 등 일부 정당의 조사는 자진신고 수준에 머물러 진상 규명이 불충분한 상태라는 것이 전국영감상법대책변호사 연락회의 판단이다. 성명서를 통해 “국회 등에서 중립적 제3자 기관을 설립하여 정당, 정치인과 통일교 및 관련 단체의 관계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번 한학자 총재의 구속이 일본 사회와 일본 통일교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해산 명령 확정에 대한 압력 강화
한국에서의 구속과 수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일본의 사법 ·행정 당국 내에서도 “통일교 지도부에 대한 책임 추궁은 정당하다”는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본 내 해산 명령 확정에 대한 사회적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② 정치인과의 유착 관계 조사 촉진
한국에서 정치인과의 금품 수수, 편의 제공 등의 의혹이 수사되고 있는 만큼, 일본에서도 유사한 관계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 요구가 커질 수 있다. 국회나 제3자 조사 기구 설치 요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③ 교단 내부 동요 및 신도 이탈
지도자의 구속은 통일교 지도층에 대한 정당성과 신뢰도에 타격을 주기 때문에, 신도들의 의문과 비판이 증가하고 이탈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일본 내에서도 탈퇴자 지원 활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④ 자산 관리 및 불법 유출 방지 강화
해산 명령이 확정될 경우 통일교의 재산 청산 절차가 시작되는데, 통일교가 자산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은닉할 위험이 있다. 한국에서의 수사가 이러한 자금 이동 실태를 드러내면, 일본에서도 재산 관리 및 감독 요구가 강화될 것이다.
⑤ 사회적 ·법적 압력 강화
한국의 구속 사건으로 인해 언론 보도와 피해자 단체의 목소리가 커지면, 일본 정부와 사법 당국에도 책임 있는 대응이 요구될 것이다. 그 결과 법의 엄격한 적용과 피해자 구제 제도의 강화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한학자 총재의 구속은 일본에서 통일교가 단순한 사회문제로 인식되던 차원을 넘어 정치 ·사법적 검증 대상으로 한 단계 격상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일본의 사법 절차는 시간이 오래 걸리며, 통일교 측의 항고나 상고 등으로 해산 명령 확정까지 장기화될 수 있다. 또한 위와 같이 열거한 사항이 실제로 실현될지는 사법 판단, 행정 대응, 시민과 피해자 여론의 강도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Copyrights ⓒ 월간 「현대종교」 허락없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