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랑크푸르트 한 고급호텔에서 한국인들에 의한 소위 구마의식이 진행되었고, 이로 인해 41세 한국여성이 사망했다. 지난 5일 일어난 이 사건에는 가족들인 40대 여성과 4명의 10~20대 청년들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대체 구마의식이란 무엇이길래 가족을 폭행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는지 궁금하다.
구마의식이란 무엇인가?
최근 구마의식을 주제로 한 <검은 사제들>이라는 영화가 관심을 끌고 있다. 구마의식은, 어떤 개인의 육체적 혹은 정신적 질환이, 귀신이나 악마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치료할 목적으로 행하는, 일종의 종교적 의식이다. 흔히 엑소시즘(exorcism)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우리에게 영화 등으로 익숙한 엑소시스트(exocist)는 이러한 구마의식을 행하는 사람을 가르킨다.
구마의식은 기독교 의식인가?
구마의식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한 지역과 종교에서 여러 형태로 존재해오고 있다. 기독교는 물론이고 불교와 이슬람에도 유사한 의식이 있다. 심지어는 샤머니즘 안에도 이러한 의식이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전통적인 굿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개신교 내에서는 '구마'와 유사한 뜻을 지닌 '축사'라는 형태의 의식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육체적 혹은 정신적 질환이나 삶의 고통의 원인을 '귀신이 들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축사를 통해 귀신을 내쫓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
하지만 현대적인 질환치료 기술과 정신의학의 역할을 외면한, 구마의식과 같은 검증되지 않은 유사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개신교파들이 신학적으로, 상식적으로 우려를 표시하고, 때로는 이단으로 분류해 경계하기도 한다.
구마의식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구마의식에 일반적인 절차나 규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종교마다 다양한 의식을 행하기도 하는데, 개신교에서 성경을 읽거나 기도를 한다든지, 천주교에서 성수를 뿌린다든지, 혹은 불교에서는 음식으로 영혼을 달래는 의식을 거행한다든지, 혹은 이슬람교에서는 꾸란을 낭송해서 나쁜 기운을 내쫓는 의식을 행하기도 한다.
구마의식의 폐해는 무엇인가?
정신적 질환을 치료한다는 명분으로, 사람을 구타하거나, 굶기거나, 혹은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통해 성적인 범죄까지 저지르는 일들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물론, 현대의학으로 어쩔 수 없는 질환에 대해,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운 종교적 힘에 의지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구타, 살인, 성추행 등의 범죄적 행위가 구마의식이라는 명분으로 행해진다고 한다면, 이는 ‘범죄행위를 종교적으로 합리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사회가 공감하거나 동의할 수 없는 광신적인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행해지는 구마 혹은 축사 의식은, 겉으로 아무리 종교적인 이유를 명분으로 든다고 하더라도, 종교의 탈을 쓴 범법행위일 뿐이다.
구마의식은 사이비종교의 특징인가?
이번 사건의 연루자들이 폭력행위를 통해, 질환의 치료나 문제의 해결을 꿈꾸었다면, 이는 종교적 신념으로 위장한 사이비종교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 언론들의 우려처럼, 만약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연루자들이 특정 종교단체 혹은 교회에 속한 신도들이라면, 이러한 비극적인 결과에 대해 해당 단체도 도의적인 책임을 반드시 져야한다.
구마의식은 필요한 것인가?
정신질환자와 소위 '부마자' 즉 귀신들렸다는 사람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귀신들린 사람의 특징을 종교적으로 일반화하거나 논하기는 어렵다. 특히 정신질환자를 귀신들린 부마자로 규정하는 기준을 동시대의 종교인들이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조심스러운 종교적 신념이다. 종교의 힘을 맹목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공신력 있는 현대의학적 진단을 선행해야 한다.
구마의식의 피해를 어떻게 막을 수 있나?
요즘 공익광고협의회에서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한 홍보문구 중에, “의심되면 의심하세요. 의심이 안심입니다.”라는 표현이 있다. 만약 정신적 질환을 치료해준다는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거나, 폭력적인 행위를 동반하거나, 혹은 불편한 성적인 신체적 접촉을 시도하는 경우에는 사이비 종교인의 범죄행위로 판단하고, 전문가들이나 공권력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